여름휴가 시작됐지만, 4차 대유행과 폭염에 '집콕'이 대세

심영석 기자 2021. 7.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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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피서지 방역강화에 "제약받느니 차라리 집이 낫다"
주요 숙박업소 줄취소..상인들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 울상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여름 휴가철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대전·충남 지역민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콕 휴가’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돼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한산한 대천해수욕장 모습. © 뉴스1

여름 휴가철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대전·충남 지역민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콕 휴가’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은 물론 Δ강원도 강릉(4단계) Δ부산(3단계) 등 전국 유명 피서지는 물론 Δ충남 대천, 태안 등 지역의 주요 해수욕장도 2단계 및 4인까지만 사적모임이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각 지자체들은 여름 휴가객 이동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풍선효과’를 우려해 피서객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라는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23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 오전 9시까지 총 82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일 평균 확진자가 40명 가까이 나온 셈이다.

충남 역시 같은 기간 68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일 평균 32.47명의 신규확진자가 나왔다.

이처럼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지난 22일부터 Δ대전 3단계 Δ충남 2단계로 거리두기를 격상한 것은 물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모두 적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대폭 강화했다.

이같이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속에서 예전처럼 여름휴가를 떠나는 것조차 상상이 안된다는 게 대전·충남 지역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맞벌이 부부인 직장인 박모씨(43·여)는 “잠시나마 일을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동해안 여행을 위해 몇 달전 숙소까지 예약해 놨지만 이같은 상황에 결국 지난주 취소했다”며 “자유로움을 위해 떠나는 휴가인데 온갖 제약을 받을 거면 굳이 갈 필요가 없다. 하루빨리 이 상황이 끝나길 바랄 뿐”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30대 미혼 직장인인 충남 천안 시민 최모씨(33)는 “서울 등 각지에 흩어져 직장생활하는 친구 몇 명이 경북 한적한 시골마을 펜션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었는데, 결국 조심하고 내년에나 보자고 취소 결론을 내렸다”며 “30대는 백신 우선접종 순위에도 없다. 너무 서글프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가 종료된 상황이 아닌 만큼 아예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않고 지난 5월 에어컨을 새롭게 구매했다는 주부 김모씨(50·여)는 “1년 반 동안 제대로 된 외출을 할 수 없는 일상이 계속되면서 집에 있는게 오히려 편하다”며 “폭염에 방역까지 신경쓰며 휴가를 가느니 차라리 에어컨 켜고 넷플릭스로 영화감상이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직장인 이모씨(28·남)도 “다음달 친구들과 여름 휴가를 떠나는데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아예 못갈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카페 등에는 숙소 예약 취소에 대한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집콕 휴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대전충남지역 호텔·리조트·펜션 등 숙박업소들은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울상짓고 있다.

충남 보령 소재 한 호텔 관계자는 “수도권 4단계, 대전 3단계가 적용되면서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주변 다른 호텔들도 마찬가지”라며 “5인이상 집합금지 등 적용되는 방역수칙도 복잡해 손님들이 아예 오지 않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밖에 10여개 이상의 해수욕장이 밀집된 태안, 서천 춘장대 등의 주요 리조트, 펜션들도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며 울상짓고 있다.

특히,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 대부분이 “손님이 와도 불안하고 안 와도 걱정이 된다. 확진자가 나오면 그날로 올여름 장사는 망친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이 피서지 예약 줄 취소는 각 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중집합 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잠정 중단한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보령시는 이날부터 8월1일까지 10일간 열릴 ‘보령머드축제’ 프로그램 중 오프라인 행사를 대폭 축소해 열기로 했다.

기존에 계획했던 오프라인 프로그램 8개 중 다중밀집 행사인 갯벌미니마라톤, 천하제일 뻘짓대회, 찾아가는 전국민 희망콘서트 등 3개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태안군도 만리포·꽃지 해수욕장 등 10여개 해수욕장의 공개 행사를 모두 잠정 중단했다.

이밖에 대전 인근의 장태산 휴양림, 공주 금강자연휴양림 등도 각각 3단계, 2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데다 4인까지만 입실이 허용되는 등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지역 의료인 김모씨(64)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어딘가로 이동하게 되면 그만큼 감염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장기간 폭염이 예보되는 등 감염 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해 가정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게 최고의 휴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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