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가점 낮은 1인가구 아파텔 노려라
하반기에도 부동산시장 강세를 점치는 전망이 많다. 집값과 전셋값 불안 속에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청약통장을 사용해 분양과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수도권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공급도 잇따라 선택 폭이 넓다. 대단지는 기반시설이 잘 조성되고 지역 부동산시장에서 가격을 주도하는 게 강점이다. 물론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을 분양받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뿐 아니라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 등 부동산시장 변수를 고려해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노려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상반기에 비해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전국 매매가격 상승률은 5.5%로, 지난해(5.4%)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 가중 등의 요인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 중 하나는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다. 생활권 내 비교적 단지 규모가 크고 새로 지은 아파트라면 매입 대상으로 고려할 만하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매물이 줄어 원하는 가격에 맞는 물건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반기 수도권에서 대단지 분양이 봇물을 이룬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하반기 수도권에서 일반분양에 나서는 1000가구 이상 단지는 45곳이다. 일반분양으로 4만6263가구(전체 9만3440가구)가 공급된다.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곳이 많다.
새 아파트 선호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낮아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만큼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은 비인기 타입을 고르는 등 전략을 잘 세워서 도전해야 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서울과 가까운 지역일수록 60점대 후반에서 70점대 청약 가점을 쌓은 수요자들이 분양 물량 대부분을 가져갈 것”이라며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단지도 많아 가점이 낮은 수요자는 비인기 타입을 고르는 등 전략을 잘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반기 청약시장에서는 따져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이달 초부터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강화한 개인별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규제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때 개인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한다는 의미다. 소득이 낮을수록 대출 한도도 그만큼 줄어든다.
다만 무주택·서민 실수요자에게 적용하는 추가 담보인정비율(LTV)은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늘어났다. 대출 최대 한도는 4억원이다.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도 주목
이달 말 시작하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아파트 사전청약에 대한 20~30대 젊은 층의 관심이 뜨겁다. 첫 번째 물량인 4333가구가 오는 28일 청약을 받는다. 올 연말까지 수도권 총 30개 지역에서 3만200가구가 공급되고, 내년에 3만 가구가량이 추가로 나온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다.
1차 청약 대상지는 인천 계양(1050가구), 위례(418가구), 성남 복정1(1026가구), 의왕 청계2(304가구), 남양주 진접2(1535가구) 등 다섯 곳이다. 전체 청약 물량의 45%인 1945가구가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이다.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위례와 성남 복정1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공공분양 물량(신혼희망타운 제외)의 30~50%는 해당 지역(시·군)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한다.
추정 분양가는 공공분양 물량인 전용 59㎡ 기준으로 △인천 계양 3억5628만원 △남양주 진접2 3억5174만원 △성남 복정1 6억7616만원이다. 모든 가구가 전용 55㎡의 신혼희망타운으로 채워지는 의왕 청계와 위례 분양가는 각각 4억8954만원, 5억5576만원으로 정해졌다. 다만 지금보다 해당 지역 땅값이 많이 오르면 본청약 때 확정되는 분양가가 이보다 비싸질 가능성이 있다.
인천 계양 등 일부 지구의 경우 토지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 변수로 꼽힌다. 토지 보상 작업이 지연될수록 입주가 늦어져 청약 당첨자가 장기간 ‘청약 난민’ 처지에 놓일 위험이 있다.
비규제 지역·대안 주거도 고려 대상
서울 전역을 비롯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부동산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지방 비규제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비규제 지역은 다주택자여도 대출이 가능하고, 집값의 최대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청약통장 가입 후 1년 이상이 되면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에게도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 이후에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최근 지방에 브랜드 아파트를 속속 공급해 비규제 지역 청약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집값 급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은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을 고려해볼 만하다. 아파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대출 규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대안 주거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투룸, 스리룸 아파텔은 자금 부담이 작으면서 체감 면적이 넓어 1~2인 가구에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이 부담스러운 수요자라면 대출, 세금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지방 비규제 지역과 오피스텔 청약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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