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빼고 다 멈췄는데'..4단계 강릉 확산세 왜 안 꺾이나

윤왕근 기자 2021. 7. 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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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사실상 셧다운, 전국서 가장 강한 거리두기
젊은층→가정·동료 등 감염 퍼져..델타변이도 주요인
강원 강릉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 첫 날인 지난 19일 오후 9시쯤 지역 최대 유흥밀집지인 강릉 교동 일대가 텅 비어있다. 2021.7.19/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강릉시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해 비수도권으로는 최초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확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단계 격상' 불 꺼진 강릉시내

강릉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 날이었던 지난 19일 오후 9시쯤 강릉 신흥 상권이자 유흥 밀집지인 교동 일대는 정전이라도 난 듯 어두컴컴한 모습이었다.

길거리를 채웠던 젊은이들은 온데 간데 없고 비수도권 첫 4단계 격상 분위기를 취재하려는 취재진만 눈에 띄었다.

강릉 역시 수도권과 같은 4단계지만 유흥시설 등 운영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제한돼 사실상 현재 전국에서 가장 강한 방역 단계다.

택시기사 김모씨(50대)는 "교동택지가 생긴 이래 초창기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게까지 삭막한 모습은 처음 본다"며 "혹시나 하고 나와 있지만 손님을 더 기다려봐야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 강릉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된 첫 날인 19일 경포해수욕장 관계자들이 4단계 격상으로 인해 변경된 해수욕장 운영시간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강릉시 제공)2021.7.19/뉴스1

◇성수기 '강릉 밤바다'도 없다

강릉시는 4단계 격상으로 경포해수욕장 등 지역 주요 해수욕장에 대해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출입을 통제했다.

오후 8시부터는 주점, 음식점 등의 운영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실상 피서철 성수기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지역 상권 역시 거리두기에 동참하자는 의미로 임시휴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다만 강릉시는 해수욕장 완전 폐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안그래도 침체에 늪에 빠진 지역 경기의 호흡기를 떼어내는 일이라는 것.

김한근 강릉시장은 20일 진행된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김 시장은 "해수욕장을 완전 폐장하게 되면 단순히 경기 침체 여부가 아닌 예약 취소 등 직접적인 피해가 불어나게 된다"며 "해수욕장 완전 폐장은 가혹한 조치"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강원 강릉 경포해수욕장 인근 술집에 젊은 층으로 가득하다.2021.7.15/뉴스1

◇젊은층 확산세 가정으로…델타 변이 확산도

그러나 이 같은 강력한 조치에도 확산세는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4단계 격상 첫날인 19일 24명, 20일 오후 4시 기준 13명 등 무더기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초 강릉지역 확산세는 20대 젊은층을 위주로 퍼져나갔다. 교동 일대 주점과 실내포차 PC방 등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가 그것이다.

실제 지난 일주일간 강릉지역 확진자는 13일 8명, 14일 4명, 15일 10명, 16일 21명, 17일 31명, 18일 13명, 19일 24명, 20일 13명 등 124명으로 이중 20대가 56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 40~50대, 10대 이하 미취학 아동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집으로 복귀한 젊은층의 가족, 가족의 직장 동료 등 사회구성원을 중심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이에 강릉시는 원룸촌 등 젊은층 밀집지는 물론 행정복지센터, 주민자치단체까지 총동원해 가두 안내와 방송을 하며 거리두기 동참과 자발적 검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밀접접촉 시 곧바로 확진이 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변수로 작용,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20일 강릉시청에서 진행된 강릉지역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김한근 시장이 최근 지역 확산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7.20/뉴스1 윤왕근 기자

◇방역수칙 위반한 대학 아이스하키팀·외국인발 재확산

이 와중에 서울에서 원정온 대학 아이스하키팀에서 무더기 확진사태가 빚어지고 외국인발 재확산세도 나타나 강릉시는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강릉시에 따르면 최근 강릉하키센터에서 연습경기를 진행했던 연세대와 광운대 아이스하키팀원 중 31명이 확진됐다. 시는 이들 하키팀 일부가 호텔 복도 등에서 노 마스크로 활보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주말에는 외출을 해 PC방, 음식점 등을 다녔다고 설명했다.

또 확인결과 이들이 강릉에서 확진된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 이미 확진된 뒤 강릉으로 원정 온 것이라 강조했다. 선수들이 머물렀던 지역 호텔의 경우 앞서 여러 차례 감염 사례가 발생했던 곳으로 시는 향후 해당 호텔의 위반사항이 발생할 경우, 관련법에 근거해 강력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한 달 지역 확산세의 주 요인이었던 외국인발 확산세도 다시 퍼지고 있다.

시는 지난 17~18일 동남아 국적의 외국인 2명이 확진된 후 19일 동일 국적 외국인 추적검사를 실시한 결과 9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총 11명의 외국인 신규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젊은층 내국인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외국인임시선별진료소를 다시 운영하는 등 추적검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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