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보다 비싸다?..3기신도시 高분양가 논란 확산

장순원 2021. 7. 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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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신도시 분양가, 주변시세와 비슷하거나 비싸기도
시민단체 "분양가 부풀려져..10% 이상 낮춰야"
국토부 "입지 여건 고려시 시세 60~80%" 반박
전문가들, 청약 도전해볼만한 수준.."중박 이상될 것"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3기 신도시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했습니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 서민을 위해섭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분양가를 보고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거품이 잔뜩 낀 비정상 부동산을 기준으로 분양하겠다니 분노가 치밉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를 공개한 뒤 고분양가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되레 비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대치보다 높게 책정됐지만 입지나 인프라를 고려하면 청약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기 신도시 분양가 주변 분양가와 비슷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공개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의 추정 분양가 자료로는 인천 계양의 경우 3.3㎡(평)당 약 1400만원, 남양주 진접2는 평당 약 1300만원 수준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인천 계양에서 분양하는 전용면적 59㎡짜리 아파트는 3억5600만원, 84㎡는 약 5억원에 분양한다. 입지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남 복정1과 위례의 경우 평당 2400만~2600만원으로 산출됐다. 복정1지구 소형(59㎡)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7억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본 청약 시점에 지가 또는 건축비 가 오르면 분양가가 상승할 수도 있다.

이러자 3기신도시 분양가가 최근 근처에서 분양한 아파트가격과 큰 차이가 없거나 되레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있다. 실제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성남 복정1지구 51㎡ 아파트의 사전청약 분양가는 3.3㎡당 약 2500만원, 위례 51㎡도 2255만원으로 작년 성남지역 분양단지의 평균 분양가(2280만원)와 비슷하거나 되레 높다. 인천 계양(59㎡ 기준)이 약 1400만원으로 올해 주변 분양가(1614만원)보다 저렴한 편인데도 주변 분양가의 87%에 육박한다.

특히 근처 지역 구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시세 차이도 없다. 인천 계양구 박촌동 한화꿈에그린 59㎡가 지난 11일 3억5000만원에, 계양 한양수자인 59㎡가 3월 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사전청약 분양가(3억6280만원)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것이다. 성남 복정1지구와 인접한 수정구 태평동 가천대역 두산위브 59㎡도 지난달 약 7억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시민단체 “분양가 부풀려져‥10% 이상 낮춰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3기 신도시의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집값이 급등했는데, 이 시세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고 저렴하다고 강조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정권별 법정건축비와 민간건축비 변동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문 정부 초기 3억6000만원이던 30평형 기준(1평당 3.3㎡) 분양 건축비는 현재 6억10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시세의 60~80% 수준으로 분양한다며 원가보다 잔뜩 부풀려진 분양가로 국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또 한 번 꺾었다”면서 “건설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분양가 상한제와 후분양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참여연대도 작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분양한 5개 단지의 건축비를 분석한 결과, 평형당(3.3㎡) 실건축비는 494만원으로 추정했다. 정부가 고시한 평형당 기본형 건축비 709만원 대신 실건축비를 적용하면 분양가격을 1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주변 시세 60~80%”‥전문가들도 청약이 유리

국토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분양가는 입지 여건이 비슷한 인근 단지 시세의 60~80% 수준에 책정됐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인천이나 성남 복정1지구 주변 아파트는 15년 이상 낡은 구축으로 서울과 가깝고 대단지 인프라를 낀 신도시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최근 분양가와 유사하거나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분양주택의 경우 대부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비슷할 수 있고 입지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기대했던 만큼 저렴하지 않다고 해도 청약에 도전해볼만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사전청약 분양가는 지역 민간분양 아파트와 비교하면 확실히 저렴하다”면서 “청약 계획이 있다면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외곽이나 비인기 지역은 주변시세와 비교해 가격 메리트가 없다고 느낄 수 있고 반대로 주변 아파트값이 비싼 지역은 저렴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순원 (cr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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