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급식과 비교하나" 당혹스런 IT서비스 업체들
[편집자주]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들어 '일감 나누기'를 앞세워 대기업 압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급식 부당지원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맞은 삼성 웰스토리가 첫 표적이 됐다. 물류·SI(시스템통합)로 이어지며 또다른 규제로 인식되는 공정위 리스크를 짚어봤다.
정부가 대기업의 IT서비스 발주물량 일부를 외부기업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IT업계가 당혹감을 토로하고 있다. 임직원들 대상 복리후생의 개념인 급식과 달리 기업의 핵심경쟁력인 기술 정보와 데이터를 관리하는 IT시스템의 중요성을 간과한 조치라는 비판이다. 자칫 핵심정보 유출로 기업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기업내 IT 시스템은 여러종류이지만 특히 ERP(전사적 자원관리)와 SRM(공급업체 관리 시스템) 등에는 경영 정보가 빼곡이 담겨있다. 더욱이 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원하는 IT시스템을 구축을 외부에 발주하게되면 사업계획을 고스란히 경쟁사에 알리는 꼴이될 수 있다.
기간시스템이 아닌 비핵심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시스템간 연결작업 과정에서 기업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업무프로세스를 엿볼 여지도 있다. 외부 기업에 개방시 비밀준수 협약을 하지만 이를 온전히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ERP와 SRM에 담긴 현금흐름이나 주요 구매처만 봐도 기업의 경영전략을 파악할 수 있다"며 "굳이 이런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IT 시스템에는 기업의 신사업이나 투자방향이 담겨있는 만큼 이를 외부 기업에 맡기라는 건 사실상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 애플과 인텔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IT투자나 개발상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해외 기업과 달리 우리 기업들은 영업비밀을 다루는 IT시스템을 외부에 공개하게 되는 셈"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국가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IT서비스 특성상 외부업체에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랜 기간 그룹 내 계열IT서비스 기업이 구축 운영해왔던 시스템을 기업 내부 상황과 시스템 구성에 대한 경험이나 이해가 부족한 외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IT시스템을 클라우드 등으로 통합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억지로 일감을 개방하기 위해 여러 기업들이 따로따로 구축하도록 발주 물량을 쪼개면 추후 시스템 간 연동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애초에 대기업의 일감개방 대상으로 IT서비스 분야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IT서비스 기업은 처음부터 그룹 내 디지털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전문 회사"이라며 "태생적으로 그룹사와의 거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기업 특성을 감안해 수주 사업자를 선정할 때는 사업특성과 서비스 제공회사의 역량, 사업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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