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백신 접종 첫날 "이제 무사히 입시만 잘 치르면 되겠죠"..명단 누락 수백명 대기 혼선도

이호준·김향미 기자 2021. 7. 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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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예약자에 수험생까지 몰려
명단 누락·날짜 착오 등 곳곳서 혼선도

[경향신문]

고3 학생 및 고교 교직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9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 타운에서 한 고3 학생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9일 서울 양천구 예방접종센터 앞. 백신을 맞고 나온 김시우군(18·강서고 3)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고, 맞고 나서 공부에 지장이 올 수 있다는 걱정도 했다”면서도 “백신도 맞았으니 무사히 입시를 잘 치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고3 수험생과 교직원들에 대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된 이날 양천구 예방접종센터는 일반인 백신 접종 예약자에 고3 수험생들까지 몰리면서 업무시작 한참 전인 오전 8시부터 붐볐다. 국내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오전 9시 접종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발열 체크 후 건강 상태를 상담 받은 뒤, 백신을 맞고 30분 대기 후 귀가했다. 이날 해당 센터에는 강서고 고3 학생과 선생님 220명을 포함해 모두 1170여명의 고3 수험생과 교직원이 백신을 맞았다. 윤진서양(18·강서고 3)은 “친구들도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맞고 안전하게 수능 보는 게 좋다고 판단해 접종했는데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세종시 남세종 종합청소년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 앞에도 접종 시작 10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접종 구역으로 10여 명의 학생이 한 번에 몰리자, 센터 관계자가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안내하면서 다시 줄을 세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1차 백신을 접종한 대성고등학교 이관우군(18)은 “코로나19 감염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는 없겠지만, 수능을 앞두고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보려고 접종하기로 했다”면서 “하루 이틀 정도는 집에서 몸 경과를 지켜볼건데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진 못하겠지만 인터넷 강의 정도는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이하은양(18)은 “생각보다 열이나고 몸이 많이 피곤하다고 해서 타이레놀도 사놓고 어젯밤 일찍 자려고 노력했다”면서 “주사 맞은 데가 조금 욱신거리기는 하지만 별다른 이상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 백신을 접종한 교사 오현준씨(37)는 “고3 담임으로 학생들 마스크 착용부터 급식실 지도 등 생활 지도도 쉽지 않았지만, 진학 지도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며 “학생들과 함께 백신을 맞게 돼서 그런 부담이 조금 덜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명단 누락과 날짜 착오 등 곳곳에서 혼선도 이어졌다. 경기도 부천에서는 이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예정된 학생과 교직원 2724명의 명단이 예방접종 사이트에서 확인돼지 않으면서 일찍 접종센터를 찾은 수백명이 체육관에서 1시간 가량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등록할 때 성명·주민번호 오류 기입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보건소에서 등록하고 접종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세종에서는 이날 접종 예정이던 한 학생의 접종일이 22일로 기입된 채 발견돼 예방접종센터 관계자들의 논의를 거쳐 백신 접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호준·김향미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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