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무슨 돈으로?"..아들 딸 명의 갭투자 증가세

조성신 2021. 7. 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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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 10대 주택매입 69건
작년 동기比 10배↑
서울 비아파트 경기인천 아파트 매입건수 많아
자녀 증여 전세보증금 충당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매경DB]
수도권 내 주택 수요는 여전히 많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대출이 막히자 자녀 명의로 저가 아파트나 빌라는 사들이는 갭투자(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가 늘고 있다. 부모가 돈벌이가 뻔한 10대 자녀에게 돈을 증여하고 나머지는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광역 시·도별 연령대별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10대가 서울에서 보증금 승계나 임대 목적으로 총 69건의 주택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건 대비 10배 가까이 늘은 수치다.

집값이 치솟으며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중되는 가운데 전셋값까지 덩달이 오르면서 자녀에게 집값의 일부를 증여하면서 '패닉바잉(공황구매)'할 수 있는 '갭투자' 여건이 갖춰진 것이다. 다만, 자녀에게 일찌감치 주택을 마련해준 것도 있겠지만 자녀 이름을 빌린 경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0대 갭투자 건수는 1월 12건, 2월 11건에서 주택공급을 골자로 한 '2·4 대책' 이후인 3월 7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4월과 5월 각각 18건, 21건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서울에서 매입한 주택 유형은 가격이 비싼 아파트보다는 빌라, 다세대 등이 많았다. 실제 1~5월 10대의 서울 비(非)아파트 갭투자는 총 61건으로, 전체 거래의 88.4%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와 인천에선 10대가 매입한 아파트 건수(경기 55건 인천 19건)가 빌라 등 비아파트(경기 43건 인천 17건)보다 많았다. 서울에 비해 저렴한 아파트가격이 영향을 준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5월 경기와 인천 지역에서 체결된 10대 갭투자가 각각 1건과 0건인 것을 감안할 때 내 집 마련에 대한 조바심을 느낄 수 있다.

지방의 경우 부산과 대구 등 최근 집값이 다시 뛰고 있는 광역시를 중심으로 10대 갭투자가 늘고 있다. 부산과 대구 모두 지난해 1~5월 갭투자로 의심되는 10대 매입건수는 한건도 없었지만, 올해 들어 부산이 22건(아파트 13건 비아파트 9건), 대구가 14건(아파트 12건 비아파트 2건)을 기록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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