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몰의 위기? 정선 '별애별 청년몰'을 모르고 하는 소리!
[스포츠경향]

지난 2017년부터 정부가 적극 추진해 오는 청년몰이 잇따라 휴업 또는 폐업하고 있다. 상권이 가라앉으면서, 웃음진 내일을 바라던 청년들이 하나둘 꿈을 접고 있다. 대전 원도심에 들어섰던 청년 외식 창업공간 ‘청년구단’도 출범 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의 TV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주목받기도 했지만, 결국 폐업으로 내몰렸다.
정부 주도의 청년몰이 이렇듯 쇠락의 길을 걷는 이유는 대부분 기존 상권과 차별화되지 못한 채 특색 없이 만들어진 데다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코로나19 장기화까지 겹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진 탓이다.
그중에서도 ‘콘텐츠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청년몰도 결국은 기존 상권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특색을 살린 콘텐츠가 없어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청년몰을 찾을 이유가 없는 것. 여기에 사후관리가 미흡해 초기 지원금이 끊기면 점포를 떠나는 청년들이 속출한다.

하지만 모든 청년몰이 그런 것은 아니다. 나름의 경쟁력을 가지고 지역과 상생하면서 가능성을 키워 가는 청년몰도 적지 않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강원랜드가 자리한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시장 내 ‘별愛별 청년몰’도 그중 하나다.
‘별애별 청년몰’은 지난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정선군은 15억원의 조성사업비를 종자돈으로 삼아 사북시장청년몰조성사업단을 구성하고 청년상인 모집과 육성, 디자인 및 실시설계 등에 나섰다. 이어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사북시장 내에 지상 5층(연면적 713㎡, 15개 점포) 규모의 청년몰을 준공한 후 내부 인테리어와 간판 등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청년상인을 입점시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손님을 맞기 시작한 청년몰은 짧은 기간에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인기몰이 행진 중이다.

이곳 1층에는 감탄카페, 다희마켓, 난다케이크, 헤르시가 입점해 있다. 이중 “감동을 주는 연탄”의 의미를 지닌 ‘감탄카페’는 사북고등학교 창업 동아리 회원들과 협업해 사북 출신 장인영씨가 운영하는 카페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이용한 제품들을 개발 중으로, 초코브라우니인 ‘연탄빵’이 벌써부터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검은 연탄이 제 역할을 다한 뒤의 색깔인 연미색 연탄빵도 맛과 재미를 더한다.


‘다희마켓’은 정선아리랑 기념품 제작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금다희 대표가 만든 소품들을 판매하는 소품숍으로, 정선군의 대표 캐릭터인 와와군 코너 등 다양한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또 “나눈다”는 뜻의 ‘난다케이크’는 사북 출신의 청년 김해란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주문 케이크가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사북 출신 청년 한상일씨가 운영하는 여성의류 매장 ‘헤르시’는 시골답지 않게 세련되고 감각적인 옷들을 선보인다.

2층에는 달보드레와 4월24일이 입점해 있다. “달콤하다”는 뜻의 순우리말 ‘달보드레하다’에서 이름을 따온 ‘달보드레’는 사북 출신의 김지영씨가 운영하는 카페로, 커피가 맛있어 라테 종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녀의 생일을 이름으로 정한 꽃집 ‘4월24일’도 눈길을 끈다. 2017년에 사북으로 귀촌한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가격 대비 고급진 꽃들과 화분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3층에는 현재 ‘보스짬뽕’ 한 곳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사북 지역의 맛있는 중국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청년몰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곳 주인장 이영운씨는 지난 2018년 귀촌했다.


4층의 보리분식·이쏭버거·바로카츠는 2년 전 사북으로 귀촌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창업 기반을 다져온 ‘준비된 맛집’들이다. 보리분식 구범모씨, 이쏭버거 이소은씨, 바로카츠 금동희씨 등 3명이 공유주방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각각의 집들이 개성 강하고 뛰어난 맛으로 단골들을 모으고 있다.
이렇듯 이미 될성부른 떡잎임을 보여준 ‘별애별 청년몰’의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 말 중소벤처기업부 청년몰 확장 및 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13억원의 사업비가 추가 투입된다. 활성화 사업으로는 다양한 테마의 공연·이벤트와 청년상인 심화교육, 고도화 컨설팅, 공동 상품 개발 및 판매, 협동조합 설립 지원 등이 이뤄진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청년몰’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강원도와 정선군이 폐광지역 중장기 프로젝트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길이 52m의 지장천 별빛공원이 완공돼 지난 15일 개장식을 가졌다. ‘별애별 청년몰’과 잇닿아 있는 이곳에서는 다양한 이벤트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강원랜드를 찾은 관광객이나 지역주민의 쉼터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
한편 지역의 지원을 받은 청년몰 상인들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 일에도 부지런하다. 우선 이쏭버거는 오는 10월 21일 마지막 모의고사 이후 고3 수험생과 교직원들에게 ‘이쏭버거’를 나눠준다. 일명 ‘사북고등학교 2021수능 파이팅 이벤트’다. 또 보리분식과 다희마켓은 다음달 13일 돌봄이 필요한 저학년과 미취학 아동 등에게 학용품과 간식꾸러미를 선물한다.
지역이 키우고, 지역을 살찌우는 별애별 청년몰. 정선군이 청년몰의 모범 답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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