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청약파티에도 낄데없는 4050세대
신혼부부 등 젊은층 대상 청약물량 대부분
4050세대 1차분 일반공급 8%서 경쟁해야
기다리고 기다리던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접수를 앞두고 수요자들의 막판 청약 전략 짜기가 한창이다. 특히 이번 사전청약이 주로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만큼 벌써부터 2030세대들의 청약 열기가 뜨겁다.
반면 4050세대엔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중장년층이 노릴 수 있는 일반공급 물량이 워낙 소량이라 그야말로 청약 당첨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대선을 앞두고 검토퇴는 주택 정책들도 모두 '청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4050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1차 사전청약, 4050은 고작 '8%'
오늘(16일) 입주자모집공고를 통해 3기 신도시에서 사전청약을 받는 총 4333가구 중 75%(3256가구)가 신혼부부 등 젊은층 수요자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4050세대들의 소외감은 커지고 있다.
이번 사전청약 대상지는 △인천계양(1050가구) △남양주진접1(1535가구) △성남복정1(1026가구) △의왕청계2(304가구) △위례신도시(418가구) 등이다. 이중 신혼희망타운이 총 1945가구, 신혼부부 특별공급(30%) 및 생애최초 특별공급(20%) 물량이 총 1311가구에 달한다.
신혼희망타운,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신혼부부 전용 물량이고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소득 요건만 맞으면 추첨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가점이 낮지만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지 않은 2030세대가 대거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반공급 물량은 총 357가구로 전체 공급량의 8%에 불과하다. 일반분양은 무주택 기간(35점), 부양 가족수(32점), 청약통장가입기간(17점) 등으로 이뤄진 가점제(총점 84점)로 공급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수록 유리해진다.
이번 사전청약에선 4050세대들은 총 5곳에서 일반분양 357가구를 가지고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심지어 5곳 중에서 서울 접근성이 높은 위례신도시, 의왕청계2 등은 신혼희망타운으로만 공급된다.
'나중'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정부는 이번 1차 공급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4차례 사전청약을 시행해 총 3만2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인데, 그중 일반공급 물량은 15%인 2340가구 뿐이다.
더군다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대부분 신혼희망타운 물량으로 조성된다.
올해 사전청약 물량 중 유일한 서울 지역인 동작구 수방사부지는 200가구 모두 신혼희망타운으로만 공급된다. 이곳은 한강변에 위치한데다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9호선 노들역을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이다. 판교와 가까운 성남 물량도 대부분 신혼희망타운으로 조성된다.
젊은층 대상 정책 쏟아져, 4050은 '소외'
현 정부 들어 젊은층에 대한 주택청약제도 손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10대책에선 민영주택에 생애최초 특별공급(공공택지 15%, 민간택지 7%)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특별공급 비중이 50~58%까지 늘었다. 반면 일반공급은 그만큼 비중이 줄어들었다.
올해 2월부터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도 완화됐다. 공공분양의 경우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00%(맞벌이 120%)에서 130%(맞벌이 140%)로, 민영주택은 120%(맞벌이 130%)에서 140%(맞벌이 160%)로 조정됐다.
이같은 정책은 가점제에서 소외되는 젊은 세대들에게 청약문을 넓혀주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래미안원베일리 일반공급 청약 신청자‧당첨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224가구 공급에 40대 당첨자가 13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78명, 60대 13명, 70대 이상 1명, 30대 2명(20대 이하 0명) 순이었다.
그러나 4050 세대들은 여전히 '역차별'을 주장하고 있다.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당첨 평균 가점이 72.9점으로 같은 중장년층 중에서도 일부 고가점자만 청약에 당첨될 정도로 '바늘구멍'이라는 점에서다.
오히려 하나은행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지난 5월 발간한 '생애금융보고서-대한민국 40대가 사는 법'에 따르면 국내 40대 소득자의 44%가 무주택자로 집계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선을 앞두고 청년층을 배려한 청약제도 개편안이 또다시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은 연령대별로 주택 분양 과정에서 균등한 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주거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주택청약제도의 '역차별' 논란 해소를 위해선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정치 논리가 들어가면서 청년에 대한 주택 정책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역차별 논란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4050뿐만 아니라 1인 가구, 미혼가구 등도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물량 자체가 워낙 적어서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은 신혼부부들도 당첨이 어려울 것"이라며 "충분한 공급, 과수요 진정, 다양한 투자 대안 등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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