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시대 방구석 기타리스트를 위한 '생애 첫 기타 구매 가이드'

장회정 기자 2021. 7. 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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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슈퍼밴드2> 참가자들의 무대가 빛날수록 기타리스트의 꿈도 무르익는다. ‘록 스피릿’을 보여준 정나영(왼쪽 사진)과 클래식 기타의 진수를 선보인 장하은. JTBC <슈퍼밴드2> 화면 캡처
코로나 시대 ‘반려악기’ 문화 확산
오디션 프로 출연 밴드 인기 타고
독학 가능한 기타에 관심 늘어

1차 오디션 통과자 53명의 본격 레이스가 시작되며 JTBC <슈퍼밴드2>의 화제성이 더하고 있다. 점점 고조되는 밴드의 인기는 악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중 단연 주목받는 악기는 기타이다. 참가자들이 뽑은 인기투표 1위 기탁, 심사위원 윤상이 “전생에 헤비메탈 하다가 온 것 같다”고 평한 정나영, 제작진이 ‘클래식 기타 여제’라 명명한 장하은, 역대 최연소 참가자 12세 이다온을 비롯한 다수 참가자들의 손엔 기타가 들려 있었다.

국내 최대 악기상점 집결지 낙원악기상가에는 최근 <슈퍼밴드2> 참가자들이 들고나온 악기를 문의하는 고객이 증가했다고 한다. 기타 전문매장 경은상사의 박승원 과장은 “<슈퍼스타K>나 <슈퍼밴드> 같은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아티스트가 멋지게 연주하면 소비자들의 문의가 확실히 많이 들어온다”며 “특히 입문자용 기타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도 기타에 대한 관심 증가에 한몫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른 악기에 비해 유튜브 콘텐츠나 교재 등 기초 자료가 많아 비교적 독학이 쉽고, 집에서 연주하기에도 부담이 없는 데다 다른 클래식 악기에 비해 휴대 및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자작곡 을 들려준 17세 참가자 김진산. 13세부터 전국 대회를 휩쓴 그의 화려한 주법에 심사위원 씨엘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 화면 캡처

그렇다고 무작정 악기점을 찾아 “<슈퍼밴드2> 김진산이 연주한 기타 주세요”라고 할 순 없다. 기타만 해도 10만원대부터 수백만원대 하이엔드 모델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반려악기’ 문화 확산을 위해 낙원악기상가 상인들이 의기투합한 ‘협동조합 우리들의 낙원’의 도움을 받아 입문자를 위한 기타 고르는 법을 알아봤다.

■기타, ‘스펙’부터 살피자

기타리스트라면 누구나 탐내는 하이엔드 기타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하이엔드 악기 렌털 서비스’를 통해 부담없이 빌려서 연주해 볼 수 있다. (왼쪽부터)깁슨J-45, 마틴D-28, 마틴D-42 | 협동조합 우리들의 낙원 제공
악기 ‘성지’ 낙원상가 필수 코스
소리 들어보고 신체조건에 맞춰야
소재·브랜드 따라 가격 천차만별
합리적 비용에 대여 서비스도

기타는 상판, 측판, 후판에 어떤 목재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외관뿐만 아니라 음색도 달라진다. 따라서 반드시 악기의 소리를 들어보고 골라야 한다. 또 사람마다 팔 길이, 손 크기 등 신체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연주해봐야 자신에게 딱 맞는 기타를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쿠스틱 기타에 많이 쓰이는 목재는 스프루스, 마호가니, 로즈우드가 대표적이다. 스프루스는 가볍고 튼튼해 울림이 좋기 때문에 어쿠스틱 기타 보디의 상판에 주로 사용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길이 들면서 깊고 중후한 음색이 나는 게 특징이다. 입문자용 기타로 스프루스 소재의 기타를 많이 사용한다.

마호가니는 짙은 적갈색의 원목으로 단단하고 묵직한 중저음을 표현하는 데 최적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내구성이 좋아 뒤틀림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기타 보디의 측판과 후판에 주로 쓰인다. 붉은빛 외관이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마호가니 기타는 특히 마니아층이 두껍다. 로즈우드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과 깊은 저음을 표현하는 목재로 기타의 측판, 후판이나 핑거보드에 많이 사용한다. 가요, 록, 재즈 등 여러 장르에 두루 어울린다. 목재에 유분이 많아 관리도 수월한 편이다.

기타도 스펙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보통 입문자용 기타는 20만~30만원 대를 추천한다.

소재를 살폈으면, 다음은 브랜드다. 입문용 기타로는 콜트, 덱스터, 크래프터, 고퍼우드, 마틴, 데임, 파크우드 등이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 ‘생애 첫 기타’로는 20만~30만원대 모델을 많이 찾는다. 입문자용 기타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고퍼우드 i150’의 상판은 스프루스, 측·후판은 마호가니를 사용했다. 중저음에 힘이 실려 스트로크와 핑거링 모두 자연스럽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균형 잡힌 사운드로 소화한다. ‘데임 릴리즈 100se’도 상판은 스프루스, 측·후판은 마호가니를 사용해 밝고 뚜렷한 소리를 낸다. ‘크래프터 GXE-600’은 북아메리카 서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엥겔만 스프루스 상판과 마호가니 측·후판으로 제작됐다. 가벼운 스트로크나 핑거 스타일 연주에 잘 어울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급자가 쓰기에도 무난한 ‘가성비 좋은’ 모델로 알려져 있다.

악기가 몸에 익으면 슬슬 ‘장비 욕심’이 발동한다. 악기 보는 눈은 생겼지만, 원하는 모델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중고기타를 들일 수도 있다. “악기는 연주하면 할수록 길이 들어 깊은 소리를 낸다”며 중고제품을 선호하는 연주자들도 적지 않다. 단, 방치됐던 중고악기인 경우 수리비가 더 들 수 있으니 매장에서 부품 교환 및 수리가 완벽하게 이뤄진 악기를 구입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드디어 고가의 악기를 장만할 준비가 됐다면, 덥석 구입하기에 앞서 빌려서 살짝 손맛을 볼 수도 있다. 협동조합 우리들의 낙원은 최근 하이엔드 어쿠스틱 기타를 합리적인 가격에 대여해주는 ‘하이엔드 악기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꿈의 악기’라 불리는 고가의 프리미엄 기타를 누구나 부담 없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젝트다. 체험이 가능한 제품은 1833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타 제조사 마틴과 100년 넘는 전통의 미국 대표 기타 브랜드 깁슨의 어쿠스틱 기타 3종이다. 판매가 800만원대인 마틴의 D-42 모델은 20만원에, 판매가 400만원대의 D-28 모델과 깁슨의 J-45 스탠더드 모델은 각각 10만원에 대여할 수 있다. 악기 대여 서비스는 한번쯤 마틴이나 깁슨 기타를 연주해보고 싶어 하던 이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마틴 D-42 모델을 대여한 직장인 양승모씨(33)는 “보다 많은 기타를 연주해보고 싶은 기타 애호가들에게 브랜드별 기타를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서비스라 생각한다”며 “하이엔드 기타 대여 서비스를 통해 나에게 맞는 악기를 찾는 기타여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협동조합 우리들의 낙원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악기를 선택한 후, 대여금과 보증금을 결제하면 신청이 완료된다. 이후 낙원악기상가 내 경은상사를 방문해 악기를 수령하면 된다. 보증금은 악기 대여 기간 종료 후 결제한 방식에 따라 환불된다.

기타 구입을 마음먹었다면, 일단 온라인을 통해 기본 정보를 확인한 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것을 권한다. 유강호 협동조합 우리들의 낙원 이사장은 “인터넷으로 브랜드별 기타 음색을 들어보고 자신과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음색의 브랜드와 연주하기 편안한 보디 형태를 결정한 후 해당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을 세 군데 정도 방문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우리들의 낙원 유튜브 채널에도 기타 입문자를 위한 콘텐츠가 다양하니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악기 전문매장에서는 기타의 목재별 차이부터 각 브랜드의 장단점 등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기타줄 교체 등 관리법에 대한 조언도 덤으로 들을 수 있다.

자, 드디어 마음에 드는 기타를 손에 넣었다면? 매일 10분씩 연주하며 꾸준히 관리하는 것은 필수다.

장회정 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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