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계양 등 '사전청약' 첫발..집값 '불장'에 실수요층 구할까
"2·4 대책 등 서울도심 공급책과 호환, 전체 큰틀에서 봐달라"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내년까지 총 6만2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한 사전청약 공급이 16일 첫 시동을 건다. 정부는 시세보다 60~80%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운 사전청약이 수도권 실수요를 흡수해 '불장' 국면인 주택시장을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많은 서울도심 대신 외곽지역 공급인 데다, 떨어진 분양예상가 또한 실수요층엔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연내 4차례 사전청약 첫발…인천계양 등 1차 4333가구 공급
15일 국토교통부에 1차 사전청약 물량 공급지는 3기 신도시인 인천계양(1050가구), 위례신도시(418가구), 성남복정1(1026가구), 의왕청계2(304가구), 남양주진접2(1535가구)다.
사전청약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공급과 수요층의 '시간차'를 해소하기 위해 청약기간을 1~2년 앞당긴 제도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사전청약이 정부에서 추진한 공급대책 효과를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청약대기 수요 해소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며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하기 때문에, 내집마련의 부담도 덜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관건은 집값과 입지다. 국토부의 분양예정가에 따르면 인천계양 지구는 3.3㎡당 약 1400만원 수준으로 전용면적 59㎡는 3억5600만원, 전용 84㎡는 4억9400만원이다.
남양주진접2 지구는 3.3㎡당 1300만원 수준으로 공급된다. 남양주진접2의 전용 51㎡은 3억412만원으로 추정돼 분양가가 가장 낮다.
땅값이 비싼 성남복정1과 위례신도시는 3.3㎡당 2400만~2600만원으로 산출됐다. 전용 59㎡는 6억7616만원, 전용 55㎡는 5억5000만~6억4000만원 수준이다.
가격의 적정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천계양이나 성남복정의 경우 신축단지에 비해선 확실히 저렴하지만, 이를테면 구축단지와는 가격대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며 "결국 실수요자가 선택할 문제"라고 했다.
일각에선 시세보다 싼 주택을 받아 집값이 오르면 결국 '로또청약'을 재현하는 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국토부는 확정된 분양가와 추정가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속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본 청약 시점에 지가 또는 건축비 등이 상승하는 경우 분양가가 조정될 수 있고, 이때 가격이 과하다고 판단되면 청약포기가 가능하다"며 "정부는 적정가격을 유지해 실수요층에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요 '미스매칭'·3억~7억대 분양가·입주시기 등 과제 산적
입지도 민감하다. 수도권 실수요자의 선호 입지가 대부분 서울도심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노형욱 장관도 KBS 1TV 일요진단에 출연해 "실수요층이 원하는 (서울 도심의) 입지와 품질이 정부의 공급대책과 '미스매칭'이 있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여기에 사전청약이 청약경쟁 유입을 막을 수 있어도 여전히 3~4년이란 입주 '시간차'를 해소할 수 없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사전청약에 지원한 6만2000가구 중 지역 청약자를 제외한 가구는 잠재적인 전셋값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시장에서 방황하는 실수요층을 안정적으로 잡아두겠다는 취지의 사전청약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교통편이나 분양가, 입지, 입주시기 등에서 세밀한 뒷받침이 없다면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이 경우 본청약 단계에선 서울과 인접해 투자가능성이 높은 단지만 원안대로 운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수상 국토부 실장은 "사전청약은 정부가 내놓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공급대책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전청약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 도심에선 여분의 공공주택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공공택지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전세물량 해소를 위한 기존 임대주택의 공공전세전환과 매입임대전세 등을 추진하기 때문에 일부가 아닌 전체의 틀에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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