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밍] 레게를 발라드로 바꿔 부르니.. 잊혔던 노래가 되살아났다

한현우 문화전문기자 2021. 7.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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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밍: 이번 주엔 이 노래] 카더가든 '명동콜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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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

최근 몇 년 새 발표된 커버 또는 리메이크곡 가운데 카더가든이 부른 ‘명동콜링’을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크라잉넛이 레게 리듬을 얹어 불렀던 이 노래를 카더가든은 발라드 버전으로 편곡해 다른 노래로 재탄생시켰다. 카더가든(Car, The Garden)은 본명인 ‘차정원'을 익살스러운 영어식 표기로 바꾼 가수의 별명으로, 그는 2년 전 TV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 나와 이 노래를 널리 알렸다.

원래 소울을 주로 불렀던 카더가든은 이 노래 첫 소절부터 듣는 사람을 사로잡는다. 풍성한 성량과 적절하게 조절된 리버브(reverb)가 주는 울림 효과, 악보를 따라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석해 악보가 가수를 허겁지겁 따라가는 듯하다. 카더가든의 발라드 버전이 히트하자 최성수도 TV에 나와 이 노래를 불러 인기를 얻었다.

원곡인 크라잉넛의 ‘명동콜링’은 밴드 멤버 전원이 함께 군대에 갔다가 제대한 뒤 2006년 내놓은 앨범 ‘OK목장의 젖소’ 수록곡이다. 크라잉넛 노래 가운데서도 멜로디가 쉽고 빠르기도 적당해 팬들이 쉽게 따라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부분부터 시작되는 크라잉넛 특유의 이중창 코러스가 흥겹다.

노래 제목은 가사에 등장하는 ‘명동’과 영국 밴드 The Clash의 노래 ‘London Calling’에서 ‘콜링’을 따왔다. 섹스피스톨스와 함께 펑크록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클래시는 크라잉넛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동안 잊혔던 노래가 젊은 뮤지션에 의해 다시 알려지는 건 반가운 일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부른 ‘풍문으로 들었소’도 그 중 하나다. 함중아와 양키스가 1980년 발표한 이 노래를 장기하는 거의 편곡하지 않다시피 했는데, 아마도 원곡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싶다. 이 노래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주제곡처럼 쓰이면서 인기를 끌었다. 전성기 시절 조용필에 버금가는 음악성과 인기를 동시에 누렸던 함중아 작품의 생명력을 입증한 셈이다.

함중아의 원곡은 당시 그가 지향했던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음정을 보정해 주는 디지털 장치가 없던 시절인데도 그의 음정은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 간주로 삽입된 기타와 키보드, 곡 말미의 소울풀한 코러스에서 함중아는 밴드 사운드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데,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에 실험적 연주를 결합하는 것은 당시 록 밴드들의 편곡 공식 같은 것이었다.

사라질 뻔했던 노래를 살려낸 커버곡으로 이름난 것은 윤미래가 부른 ‘하루하루’다. 그가 소속됐던 그룹 ‘업타운’의 리더였던 정연준이 1993년 솔로 앨범에서 발표했던 노래를 힙합 듀오 타샤니를 거쳐 솔로로 전향한 윤미래가 다시 불러 숨을 불어넣었다. R&B 보컬에 특화돼있는 윤미래이지만, 이 노래를 들어보면 정통 로커의 스트레이트 창법이 그 기반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첫 솔로 앨범에 커버곡을 수록했다는 이유로 발표 당시엔 박하게 평가받았지만, 원곡의 느낌을 원곡자보다 훨씬 더 잘 살려냈다는 점에서 그렇게 평가절하할 작품만은 아니다. 국내 최고 여자 래퍼의 위치를 여지껏 내놓지 않은 그녀의 영어 랩도 출중하다.

정연준이 발표했을 때 제목은 ‘하루하루 지나가면’이었다. 노래의 분위기는 윤미래가 부른 커버곡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주에 쓴 키보드 멜로디부터 곡과 사뭇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연준은 천성일과 함께 ‘모래시계’라는 듀오로 데뷔해 업타운과 솔타운까지 리더로 활동했으나 이후 뮤지션의 길을 접고 제작자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스밍 List!] ☞조선닷컴(chosun.com/watching)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메탈리카 ‘Enter Sandman’

🎧패닉 ‘UFO’

🎧김현철 ‘City Breeze & Love Song’

🎧FUN ‘We Are Young’

🎧혁오 ‘Love Ya’

🎧김민기 ‘아침이슬’

🎧조용필 ‘사랑해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Rocky Trail’

🎧Ssing Ssing ‘NPR 콘서트’

🎧한예리 ‘Rain Song’

🎧한영애 ‘봄날은 간다’

🎧들국화 ‘사랑한 후에’

🎧롤러코스터 ‘어느 하루’

🎧소히 ‘산책’

🎧윤석철 트리오 ‘즐겁게,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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