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꿈 접었다"..수요 급증 '빌라' 살때 꼼꼼히 따져야 할 점

조성신 2021. 7. 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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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다세대 연립 거래량 아파트 1.5배↑
경기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대 거래량
"거래 원활치 않아 입지 잘 따져야"
서울 은평구 빌라 밀집지 모습. 본 기사와 관계 없음. [매경DB]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아니라 결혼 연차가 어느 정도 되는 맞벌이 부부에게도 서울 아파트값은 자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가 됐다.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주택 수요자는 많지만, 주머니 사정 때문에 신축, 특히 역세권 빌라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송파1동 S공인 대표)

서울에서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6개월째 아파트 거래량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전세가격이 단기간 수억씩 뛰고 있는 아파트 대신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나 연립주택으로 내 집 마련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4359건으로,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건수(2835건)를 1500건 이상 많았다. 일반적으로 월간 기준 아파트 거래량은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보다 2∼3배 많았다. 그 만큼 아파트값 상승세를 버거워하는 주택 수요자가 많음을 방증한다.

지난달 지역별 빌라 거래는 은평구가 53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서구 400건, 도봉구 317건, 강북구 316건 순으로 집계돼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거래가 확발했다.

다세대·연립주택의 아파트 거래량 역전현상은 올해 들어 더욱 확연하다.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1월 5839건으로 아파트 거래량(5789건)을 근소하게 앞지른 후 2월 4458건(이하 아파트 3866건, 15.3%), 3월 5130건(3787건, 35.5%), 4월 5702건(3656건, 56.5%)으로 차이를 점차 확대했다. 5월에는 5969건(4783건, 24.8%)로 주춤했다. 지난달 다시 53.8%로 거래건수가 벌어졌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서울 아파트값 급등과 새 임대차법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무주택자들을 빌라 매수로 이끈 것으로 분석한다. 일각에선 주택공급을 골자로 한 '2·4 대책' 발표 이후 투자 목적의 빌라 매입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책에 빌라가 입지한 지역이 추후 공공재개발지구로 지정될 경우 입주권 대신 현금청산 방침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된 2월만 거래량이 줄었을 뿐 3월 이후 거래량은 되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공공재개발 리스크가 있지만, 오히려 먼 미래를 내다보고 증여용, 장기 투자용으로 빌라를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빌라 매매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KB 리브부동산 자료를 보면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긴 뒤 작년 11월 3억1343만원, 올해 1월 3억2207만원, 6월 3억2980만원으로 올랐다.

다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 아파트처럼 거래가 원활하지 않아 매입 시 꼼꼼한 입지·호재 파악과 주변 시세대비 가격을 따질 필요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서울·아파트서 밀려난 수요자 경기도 내 빌라로

서울은 물론, 경기도 아파트값 마저 천정부지 오르면서 올해 경기도 빌라 시장도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경기도 역시 올 상반기 빌라 거래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10일 기준 올 상반기 경기도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거래량은 3만253건으로 작년 상반기(3만257건)보다 4건 적다. 하지만, 지난달 거래 분은 이달 말까지 남은 3주동안 계속 등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지난해 수치를 훌쩍 뛰어넘은 기록이다. 반기 기준으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자 불안해진 무주택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서울)이나 주택유형(아파트)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경기도 빌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은 1966건이었으나 올 상반기는 2982건으로 1000건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안산시(2415→2722건), 남양주시(1337건→1692건), 의정부시(1046건→1286건), 는 시흥시(926→971건), 양주시(239→330건), 의왕시(448→517건)도 빌라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수도권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거주하면서, 동시에 주택 가격 상승 여지를 찾는 수요자들이 GTX 등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지역의 빌라 구매에 나서고 있다"며 "올 상반기들어 아파트값 상승이 동두천, 양주, 의정부 등 서울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인 만큼 경기도 빌라 구매 수요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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