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경 "온전히 제가 경험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죠"

김효정 2021. 7. 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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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꿈같은 사운드로 주목..신보 '감정둔마'는 변화 시도
"음악하게 된 계기는 서태지 선배님..오래 남을 좋은 노래 만들고 싶어"
신보 '감정둔마' 발매한 신해경 [BESPOK(비스포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감정둔마(感情鈍痲)는 정신의학 용어다. 감정을 일으키는 자극이 있어도 희로애락의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꿈결 같은' 사운드로 음악 팬들을 매료해온 그가 다소 냉담한 제목의 노래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감정둔마'는 뮤지션 신해경이 지난 11일 발표한 새 싱글 제목이다.

음원 사이트 앨범 소개 글에 따르면 '감정둔마'는 "오랜 고민 끝에 그가 다다른 하나의 답"이다.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신해경에게 어떤 음악적 고민이 있었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전작) '속꿈, 속꿈'을 발매하고, 그동안 등장했던 화자를 잠시 떼어놓고 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물론 모든 노래에 제가 투영되어 있지만, 다음 앨범에서는 온전히 제가 경험한 것들을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신해경은 2017년 2월 발표한 EP(미니앨범) '나의 가역반응'으로 인디음악계 주목받는 뮤지션으로 떠올랐다. 꿈속을 부유하는 듯한 공간감에 서정적인 멜로디가 어우러진 '나의 가역반응' 속 음악들은 급속히 입소문을 탔고 앨범 초판이 2주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발매한 첫 정규앨범 '속꿈, 속꿈'은 '나의 가역반응' 속 화자를 이어받아 그다음 이야기를 써낸 작품이었다.

화자는 무력한 현실과 혼곤한 꿈을 오가며 잡히지 않는 '그대'를 그린다. 신해경이 여린 목소리로 노래하는 그의 이야기는 듣는 이도 모르게 마음속에 품고 있던 그리움을 끄집어내는 힘이 있었다.

신해경은 "이전 작업들은 '나의 가역반응'의 화자를 의식하고 확장한다는 마음으로 작업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속꿈, 속꿈'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하기에 (신보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작업했다"며 "그래서 근래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신보 '감정둔마' 발매한 신해경 [BESPOK(비스포크) 제공]

신보 첫 트랙이자 타이틀곡 '감정둔마'에선 변화가 감지된다. 겹겹이 쌓인 기타 사운드는 여전하지만, 후반부 돌연 휘몰아치는 전개가 예상치 못한 감정의 비탈로 청자를 몰고 간다. 제목과는 일면 상충하는 격렬한 충격이자, 마치 신해경 음악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보는 느낌을 주는 대목이다.

신해경의 음악적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두 번째 트랙 '랑데부'에서도 이전보다 침잠하는 정서가 느껴진다.

"'속꿈, 속꿈' 앨범 작업은 저에게 굉장히 고된 작업이었어요. 앨범에서 화자를 묘사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했기에 제약도 많고 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습니다. 작업할 당시에 저는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런 경험들이 '감정둔마'를 작업하는 데 투영되었습니다."

이번 신보는 그가 가수 검정치마, 녹두, 밴드 셔츠보이프랭크 등이 있는 레이블 비스포크(BESPOK)에 새롭게 합류하고서 내는 첫 음반이기도 하다.

그는 "작년부터 계속적인 교류가 있었다"며 "여러 번 교류하면서 제 음악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깊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들어가게 된 가장 큰 계기"라고 전했다.

신해경 신보 '감정둔마' 커버 [BESPOK(비스포크) 제공]

신해경은 '나의 가역반응'으로 인디 신에 등장하기 전까지 '더 미러'(The Mirror)라는 이름으로 몇 차례 싱글을 발표했다. 자기만의 색채가 뚜렷한 그의 음악 세계가 어떻게 움텄는지도 궁금했다.

"제가 음악을 한 계기는 서태지 선배님이에요. 지금도 팬이고요. 그분을 듣고 보면서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음악에 영향을 미친 뮤지션에 대해서는 "지금 한 분만 꼽자면 유재하 선배님"이라고 전했다.

'신해경'이란 이름은 시인 이상의 본명(김해경)에서 왔다. 이상의 작품은 그의 음악에도 많은 영감을 줬다. "전에는 이상의 작품을 읽을 때 어두운 정서 그리고 글에 표현되어 있는 두려움들을 매우 좋아했는데요. 시간이 지나서 작품을 다시 볼수록, 솔직한 글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제 음악을 믿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하는 신해경에게 앞으로 뮤지션으로서 변치 않게 지켜가고자 하는 것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오래 남을 수 있는 좋은 노래, 좋은 음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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