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잔뜩 얼었던 법인, 다시 집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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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들의 주택 매수세가 작년 초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6·17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세금 부담 강화라는 규제를 덧댔는데도 법인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조짐이 보이는 셈이다.
법인의 주택 매수세는 작년 6월 최고조(6.14%)를 기록한 뒤 6·17 규제가 나온 뒤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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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들의 주택 매수세가 작년 초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6·17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세금 부담 강화라는 규제를 덧댔는데도 법인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조짐이 보이는 셈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거래 수(3만9886건) 중 법인이 개인으로부터 주택을 매수한 건은 5386건으로 전체 대비 3.4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인의 주택 매수세가 거세지기 시작하던 때인 작년 1월(3.38%)과 비슷한 수치다.
법인의 주택 매수세는 작년 6월 최고조(6.14%)를 기록한 뒤 6·17 규제가 나온 뒤 잠잠해졌다. 6·17 규제에서는 법인 소유 부동산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 기본공제액(6억원)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법인이 부동산을 갖는 것 자체에 세 부담을 크게 두는 방식으로 매수세를 억제하려고 한 것이다.
효과는 약 석달간 지속됐다. 이후 가을 전세난이 일기 시작했던 2020년 9월에 바닥을 찍은 뒤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작년 9월 전체 거래 대비 법인의 매수 비율은 1.22%였다가 꾸준히 늘어 올 3월부턴 3%대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법인 투자자들의 주택 매수세가 다시 커진 것을 두고는 세금 강화만으로 부동산 투자 활동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기간에는 세금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주택 매수세를 억제하거나 주택 가격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법인 매수세가 강해진 곳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방 일부 지역인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이 곳은 안성시다. 5월 안성시에서 일어난 전체 거래(905건) 중 75건이 개인에게서 법인이 주택을 매수한 경우다. 전체 거래 중 법인의 주택 매수 비중은 7.73%로 작년 규제가 나오기 직전인 5월(7.46%)이나 6월(8.17%)과 비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주 기준으로 안성시의 집값 상승률은 1.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실제로 안성 공도 우미린 더 퍼스트의 전용면적 73㎡은 지난 6월 8일 3억95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 아파트 같은 평수의 최고 매도가액은 2억6000만원으로 1년 새 1억3000만원 가량이 오른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법인들이 비규제 지역이나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 등 세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주택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중저가 주택을 매수하려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의 경우는 시세와 관계없이 취득세율이 1%로 낮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이 덜 오른 곳, 비규제 지역을 찾아 법인 투자자들이 매수를 하고 단기 매도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면서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집값을 밀어올리는 상황이 전국적으로 벌어지면서 법인 투자자들이 갭투자를 하고 단기로 빠져도 수익이 남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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