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일의 밤', 흥미롭지만 용두사미 설정이 주는 한계 [TF씨네리뷰]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넷플릭스 영화 '제 8일의 밤'(감독 김태형)은 인간을 괴롭히기 위해 지옥문을 열려고 했던 요괴를 '붉은 눈'과 '검은 눈'으로 나눠 봉인했다는 부처의 이야기를 오컬트적인 요소로 제작한 작품이다.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봉인에서 풀려난 '붉은 눈'이 자신의 반쪽인 '검은 눈'을 찾아 가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극 중 등장하는 '붉은 눈'의 흉측한 살인 장면이 영화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특히 감독은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2014년 인기리에 방영했던 tvN '미생'에서 연기 케미를 선보였던 연기파 배우 이성민과 박해준을 이번 영화에서 다시 한번 등장시켜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반면, 영화 중반부터 드러난 다소 산만한 연출력과 예상을 빗나간 개연성은 영화의 초반 흥미와 몰입도를 방해할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또, 이 영화는 살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등장한 형사들과 지옥문을 열기 위해 인간을 살해하는 요괴, 그리고 봉인이 풀린 요괴를 막기 위해 여정을 떠난 주인공 등 등장인물의 인과관계를 보다 치밀하게 엮어 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다.
'제 8일의 밤'은 '붉은 달이 뜨는 밤 봉인에서 풀려난 붉은 눈이 7개의 징검다리를 밟고 반쪽 검은 눈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로 오싹한 분위기를 몰고간다.
2500년 전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지옥문을 열려고 하는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을 붉은 눈과 검은 눈으로 나눠 가뒀다는 서사로 불교적 색채를 바탕에 둔 한국형 오컬트 무비를 표방했다.
초반부는 몰입감이 상당했다. 2년 째 묵언수행 중인 청석스님(남다름 분)이 봉인에 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전직 승려 선화이자 인간 박진수(이성민 분)를 주소지가 적힌 종이만 덜렁 들고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찾아가는 과정이 8일 간의 시간에 담겨 관객들을 마주한다.
각각의 징검다리에서 만난 의문의 죽음들은 상당히 괴기스럽다. 의문의 죽음에는 CG의 의존도가 큰 만큼 이들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일 지 궁금증을 던진다. 이 와중에 두 명의 형사 호태(박해준)와 동진(김동영)의 서사가 추가되고, 갑자기 영화는 이들 중심의 스토리로 흘러간다. 형사들이 계속 나타나는 괴기한 시체들을 추척할 때에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스릴러 범죄 영화 '세븐'이 연상되기도 한다. 작중 수상한 행동을 하는 것만 같은 누군가에게 악마가 들어갈 것 같다거나,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이 악마가 됐다거나 하는 등의 향후 전개가 머릿 속에 그려진다.

개연성이나 연출력이 아쉬운 영화들 가운데 배우들의 명연기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성민과 박해준은 물론 핵심 인물인 김유정과 김동영, 남다름 등 배우들의 연기는 크고 웅장한 외모와 달리 밑에는 구멍이 나 있는 독을 열심히 메워가는 것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단연 돋보였던 연기는 초중반 단역으로 등장했던 여고생(박세현 분)이다. 단아한 얼굴에 악마가 빙의하고 CG가 덧칠해 지자 필살기인 고개 꺾기마저 들어가니 어마어마한 명연기가 탄생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제 8일의 밤'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제 8일의 밤 여고생'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주관적인 생각 만은 아닌 듯하다. 설정은 흥미로웠지만 배우들의 연기만 기억에 남았던 영화 넷플릭스 '제 8일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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