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낮은 평점 기사에 '배차 혜택' 안 준다

승객 평점 미달시 '프로 멤버십' 해지
택시 업계 "카카오 영향력 더 커질까 우려"

카카오택시 서비스 광고를 붙인 택시. /조선일보DB

승객에게 낮은 평점을 받은 카카오택시 기사는 앞으로 배차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카카오가 평점으로 기사를 관리하면서 카카오택시에 대한 종속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오는 22일 카카오 T 택시 유료 요금제 ‘프로 멤버십’에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약관이 적용된다.

새 약관에는 기사 평점이 회사가 별도 공지한 멤버십 가입 기준 평점보다 낮은 경우 프로 멤버십 가입을 승낙하지 않거나 해지할 수 있다. 약관이 적용된 후 새롭게 가입한 기사에게만 적용된다. 기존 기사의 경우 서비스를 갱신할 때 새로운 약관이 적용된다.

그동안 카카오택시는 기사에 대한 친절도 등을 별 5개 만점으로 승객이 평가하게 했다. 이 평점은 택시를 부를 때 승객이 참고하는 단순 용도로 활용했는데, 앞으로는 이 평점을 기사의 카카오택시 멤버십 가입 여부에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평점 관리는 우선 프로 멤버십에 먼저 적용된다. 프로 멤버십은 기사가 매달 9만9000원을 내면 여러 가지 배차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원하는 목적지의 콜을 빠르게 확인하는 ‘목적지 부스터’ 기능과 주변의 실시간 콜 수요 지도, 단골 승객 배차 혜택 등이 포함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와 관련해 프로 멤버십 기능을 강화할 예정으로,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가입 및 갱신 기준을 마련하려 한다는 입장이다.

택시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가 프로 멤버십으로 사실상의 강제 유효화를 진행하더니, 이제는 평점으로 기사와 택시 업계를 관리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택시 단체 한 관계자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카카오택시는 현재 80% 넘는 점유율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라며 “택시 기사에 대한 카카오의 옥죄기가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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