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사전청약 앞두고 현지 돌아보니.. "전세 매물 씨가 말랐다"

유병훈 기자 2021. 7. 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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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이 거의 없어요. 가끔 나오긴 하는데 나오는 족족 다 나가죠”

지난 6일 부천 대장·고양 창릉·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를 돌며 전세물건이 좀 있냐고 물어보자 똑같은 대답이 나왔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3기 신도시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당장은 예정 부지 일대의 전세난을 가중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전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몰린 여파다.

부천 대장 공공주택지구/유병훈 기자

부천 대장 신도시 지구와 인접한 오정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저금리 때문인지 전세 매물이 드물고, 그나마 나오는 즉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몰리다 보니 가격은 급격한 오름세다. 오정 휴먼시아 3단지 전용면적 84.99㎡의 경우, 전세가격이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2억3500만~2억4000만원 선이었지만, 이번달에는 3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고양 창릉지구 인근 원흥지구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역시 “최근 수도권에서 전세대란이 났다고 하는데, 이곳은 더하다”면서 “원흥뿐 아니라 향동지구·행신동 등 덕양구 전체적으로 전세 중개를 하고 싶어도 매물이 씨가 마른 상태”라고 말했다. 이곳의 원흥 동일스위트 전용 84.99㎡ 역시 지난해 초에는 3억7000만~3억8000만원대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5억원 중후반대까지 뛰었다.

3기 신도시 인근 지역의 전세난에 대해 현장에서는 ‘사전청약’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부천 오정동 A공인중개사는 “사전 청약이 가시화된 지난해 이후 전세를 물어보는 상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원흥지구의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최근 인근 지역 전세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전청약”이라고 했다.

오는 15일 인천 계양부터 시작하는 사전청약은 올해 3만2000가구, 내년 3만가구 등 모두 6만2000가구 규모다. 올해 사전청약하는 3기 신도시 물량은 ▲이번달 계양 1100가구 ▲10월 남양주 왕숙 2지구 1400가구 ▲11월 하남 교산 1000가구 ▲12월 왕숙 2300가구·대장 1900가구·창릉 1700가구 등이다. 내년에도 추가 사전청약이 진행된다.

3기 신도시에 사전청약을 하기 위해서는 공고일을 기준으로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한다. 경기도 지역의 3기 신도시는 해당 시·군 1년(투기과열지구는 2년) 이상 거주자에게 30%를 우선 공급하고, 경기도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20%를 공급한다. 기타 수도권 거주자에게는 나머지 50%만 배분된다.

인천 계양의 경우는 서울 또는 인천 거주자에게 50%를 우선 공급하고, 기타 수도권 거주자에게 나머지 50%를 공급한다. 이에 대장·원흥 등에 당해 지역 우선 공급분 청약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전세수요가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세금 상승 추세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교산 신도시가 위치한 하남시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아파트 3.3㎡당 전세가격이 1327만원에서 1862만원으로 40%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남양주시는 854만원에서 1183만원(38.52%)으로, 고양시는 1026만원에서 1325만원(29.14%)으로 올라 전국 전세 가격 평균 상승률 21.97%를 크게 상회했다.

문제는 사전 청약 이후에도 이들 지역의 전세 수요 가중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사전청약은 입주 대기 수요와 전세 안주 수요로도 연결된다”면서 “한동안 전세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양 창릉 공공주택지구에서 바라본 원흥지구 /유병훈 기자

또 이같은 전세금 상승이 일정부분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문제도 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사태 이후로 토지보상 등이 늦어지는 점 등이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계양 신도시 인근의 동양동 D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사전청약을 노리고 전세를 문의하러 온 사람 중 일부는 토지보상이 늦어져 실제 입주까지 5~6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 등을 접하고 차라리 기존 주택을 매입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다”면서 “전세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매매시장까지 크게 들썩일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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