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화 정책의 분수령 될 7월의 물가·고용 지표 [조재길의 뉴욕증시 전망대]

조재길 2021. 7. 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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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물가·7월 고용이 긴축 시점 좌우할 듯
소비자 물가 뛴 상태..고용 회복에 '촉각'
7일 FOMC 의사록 공개.."테이퍼링 논의?"
구인·이직 보고서에서 구인난 확인 가능
'매파' 애틀랜타연은 총재는 또 연설 나서
미국의 통화 정책 변경 시점이 뉴욕증시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월스트리트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뉴욕=조재길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긴축 일정입니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놓고 논란이 일 때마다 주가가 크게 출렁여왔기 때문입니다.

1년에 8차례 열리면서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주목을 받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중순 열렸던 정례 FOMC의 회의 발언 내용을 정리한 의사록이 7일 공개됩니다.

당시 회의 직후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할 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려고 하지만 현재로선 답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번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테이퍼링 등 긴축 절차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논의했을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Fed는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와 고용을 최대 변수로 삼습니다. 물가가 2%를 완만하게 넘어서고, 최대고용(실업률 기준 3.5~4.0%)을 달성한다는 목표에 역량을 집중합니다. 물가와 금융안정을 지상 과제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 내 물가가 수개월째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변수인) 고용 회복 속도가 긴축 시점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앞으로 한 달간 나올 경제 지표들이 통화 정책 전환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이달 중순부터 6월의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PCE(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2분기 경제 성장률 등이 공개됩니다. 27~28일엔 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고, 다음달 초 7월의 고용 지표가 발표됩니다.

아래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진행하는 유튜브 한국경제신문 채널의 방송 내용입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생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증시 종합

지난주엔 나스닥 지수가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1.44%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나스닥 지수는 한주간 1.94% 뛰었습니다.

S&P 500 지수는 한주 동안 1.67%, 다우 지수는 1.02% 각각 상승했습니다.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주 뉴욕증시의 나스닥 지수는 2%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주 금요일 시황을 보면, 나스닥이 0.81%, S&P 500이 0.75%, 다우가 0.44% 각각 올랐습니다.

Fed가 주시하고 있는 고용 지표가 이날 장 개시 전 발표됐는데, 엇갈린 숫자가 나왔습니다. 회복세는 분명하지만 Fed가 예고했던대로 고르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6월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85만 명 증가했습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70만6000명)를 웃돌았습니다. 5월 55만9000명 늘었다던 신규 채용 규모는 58만3000명 증가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특히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식당과 술집 등 레저·접객업에서 가장 많은 34만3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습니다. 서비스업 회복세가 두드러졌습니다.

꾸준히 떨어지던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5.9%로 다시 소폭 상승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하지만 지난달 실업률은 5.9%로, 전달(5.8%) 대비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다우존스 전망치(5.6%)도 상회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일자리 수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676만 개 모자란 상태입니다.
 

 ▶고용 지표에 증시 환호

엇갈린 고용 지표에 증시가 환호한 것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 당국의 긴축을 압박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 덕분입니다.

물가가 급등한 상태에서 고용까지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 경우 테이퍼링 등 긴축을 앞당길 것이란 분석이 많았습니다. 

작년 급등했던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올 들어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CNBC 제공

지난 4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팬데믹이 끝나가고 있다”며 ‘골디락스(Goldilocks)’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는데 이와 유사한 초기 흐름이 나온 겁니다.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태를 말하는데, 이번 고용 지표는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도 조기 테이퍼링을 유발할 만큼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시장을 안심시켰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1.5%를 꾸준히 밑돌 정도로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경제 상황이 안정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걸 방증합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 4월부터 꾸준히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CNBC 제공

이 때문에 한달 내 줄줄이 나올 경제 지표들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이달 중순 CPI와 월말 PCE 가격지수, 29일로 예정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다음달 초 7월의 고용 지표까지 확인하면 물가 및 고용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달 27~28일엔 FOMC 정례회의도 예정돼 있습니다.
 

 ▶주목되는 FOMC 의사록

7일 나올 예정인 FOMC 의사록에 관심이 쏠릴 전망입니다. 지난달 15~16일 열린 정례회의 때 위원들이 발언한 내용을 정리한 자료입니다.

파월 의장은 당시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을 논의할지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전달인 4월엔 “테이퍼링 논의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3주 후 발간된 의사록에서 “다수의 참석자가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돼 증시에 충격을 줬습니다.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1.7%대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중순 열렸던 FOMC에서 위원들은 2023년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 Fed 제공

이번 의사록에선 위원들이 테이퍼링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발언을 했을 지가 관건입니다. 조기 테이퍼링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확인되면 국채 금리가 다시 뛸 가능성이 있습니다. 테이퍼링에 대한 상세한 언급이 많을수록,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국채보다 주택저당증권(MBS)을 먼저 축소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는지도 확인해볼 만합니다. Fed 내에선 주택 시장이 과열된 만큼 MBS를 먼저 줄이자는 견해와,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Fed가 다음달 말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실제로 줄여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Fed는 작년 6월부터 월 1200억달러씩 국채 및 MBS를 매입해왔는데, 테이퍼링에 착수하면 매달 100억~150억달러씩 줄여나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100억달러씩 줄이면 12개월, 150억달러씩 감축하면 종료하는 데 8개월이 걸립니다. 매입 속도를 높여 매달 200억달러씩 줄이면 6개월만에 끝낼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습니다.

테이퍼링 규모가 중요한 이유는, 이 절차가 종료돼야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조기 긴축을 주장해온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테이퍼링을 연내 시작해야 한다”면서도 첫 금리인상 시점은 2023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단계적인 테이퍼링이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살펴봐야 할 다른 지표들

이번주엔 일자리와 관련된 또 다른 지표도 나옵니다. 노동부가 매달 초 내놓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인데, 이달엔 5월 지표가 공개됩니다.

현재 미국 내 구인난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백신 공급과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경기가 갑자기 살아나자 사람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식당, 편의점, 식료품점 등 소비자 접촉이 많은 분야에선 ‘입사 보너스’를 줘도 빈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4월 통계를 보면, 채용공고를 통한 구인 건수가 929만 건으로, 전달(812만 건) 대비 117만 건 급증했습니다. 노동부가 2000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입니다. 하지만 실제 채용된 인력은 608만 명에 그쳤습니다. 기업 등이 공고를 내고도 일할 사람 321만 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구인공고와 채용 인력 간 격차는 2월 174만 명에서 두 달 만에 거의 두 배로 뛰었습니다. 신규 고용된 근로자의 약 40%는 16~19세일 정도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공고를 내고 또 임금을 올려줘도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면, 인건비 급등으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물가를 더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겁니다.

IHS마킷과 공급관리협회(ISM)는 6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내놓습니다. 서비스업 지표들은 전달보다는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마킷의 서비스 PMI는 전달의 70.4에서 65.2로 떨어지고, ISM 지수는 64.0에서 63.3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서비스업 경기가 활황을 보이고 있다는 걸 여전히 입증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번주에 예정된 주요 지표 공개/행사 일정>

5일(월) 독립기념일 대체 휴일

6일(화) 마킷 서비스업 PMI(6월, 전달엔 64.8) / ISM 서비스업 지수(6월, 전달엔 64.0%)

7일(수) FOMC 의사록(오후 2시) / 구인·이직보고서(JOLTS) /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 연설(미국흑인언론인협회, 오후 3시30분)

8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9일(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10일)
 

 ▶보스틱 총재의 행보는

올해 FOMC에 참석하고 있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7일 공개 행보에 나섭니다. 긴축 전환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보스틱 총재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됩니다. “내년엔 기준금리를 한 번 올리고, 2023년엔 두 번 인상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인사는 파월을 포함한 이사진 7명(1명은 공석)과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 리치몬드(토마스 바킨)·애틀랜타(보스틱)·샌프란시스코(메리 데일리)·시카고연은(찰스 에번스) 총재입니다. 이 때문에 보스틱 총재의 발언엔 더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올해의 FOMC 위원들. 하단의 대체 위원(Alternate members)은 하산 부총재를 제외하고 모두 내년 FOMC 위원이 된다.

내년에 새로 FOMC에 합류할 인사들의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년엔 클리블랜드(로레타 메스터)와 보스턴(에릭 로젠그렌), 세인트루이스(제임스 불러드), 캔자스시티(에스더 조지) 등이 통화 정책 결정에 새로 참여하는 식으로 물갈이됩니다. Fed 이사진과 윌리엄스 총재는 대체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이지만, 새로 합류하게 될 지역연은 총재들은 한나같이 매파로 분류됩니다.

특히 로젠그린과 불러드는 최근 인터뷰에서 “연말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내년 말 첫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만 강경파로 꼽히는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연은 총재는 올해와 내년 통화 정책 결정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이번주 핵심 이슈

이번주엔 뉴욕증시가 4일만 열립니다. 월요일은 독립기념일 대체 휴일이어서 증시가 휴장합니다.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2분기 성적표는 이달 중순부터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번주엔 ①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긴축 관련 어떤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되는지 ② 하향 안정세를 보여온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③ 구인·이직 보고서에서 구인난이 어떤 흐름을 보였을지 ④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가 어떤 새로운 언급을 할지 ⑤ 인도발 델타 변이가 미국 등 각국에 더 확산할지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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