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 안 썩는 플라스틱이었어?"..'생분해 물티슈' 출시 바꿔볼까

윤다정 기자 2021. 7. 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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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티슈 원단 '폴리에스테르' 내구성 높지만 환경오염 우려
한솔제지·유한킴벌리 등 '생분해 물티슈' 라인업 선봬
(사진=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 주부 신모씨(57)는 몇 년 전부터 뽑아 쓰는 물티슈를 즐겨 사용했다. 식탁을 비롯한 각종 가구와 휴대폰, 가전제품, 창틀, 현관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청소를 한 다음 간편하게 버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몇 번을 삶고 빨아도 쿰쿰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행주에서 해방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신씨는 물티슈의 원재료가 일반 휴지와 같은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의 일종임을 뒤늦게 알았고, 썩지 않는 쓰레기를 늘려 왔다는 찜찜함을 느끼고 있다. 신씨는 "미리 많이 사 둔 것을 버릴 수도 없고, 이제라도 행주를 다시 쓰거나 대체품을 찾아 봐야 할 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직포(폴리에스테르)로 만든 물티슈 사용에 대한 경각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생활용품 기업과 제지사들도 이같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자연에서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물티슈를 조금씩 선보이고 나섰다.

경기도민의 91%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환경오염 등을 고려해 물티슈 사용을 현재보다 줄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경기도 제공)© 뉴스1

◇편리한 물티슈의 두 얼굴…"내구성 강하지만 썩지 않아"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물티슈를 비롯한 위생용품 소비는 크게 늘었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물티슈용 마른 티슈'의 국내판매액은 2019년 56억4712만8000원에서 2020년 62억511만8000원으로 1년새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지난 1월 14~15일 만18세 이상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물티슈 사용실태 및 인식' 여론조사 역시 물티슈가 생활 필수품처럼 자리잡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해당 조사에서 최근 한 달간 물티슈를 '사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90%였고, 일평균 사용량은 5.1장으로 집계됐다.

다만 물티슈의 원재료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물티슈 원단은 대체로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PET) 원단만을 사용하거나, 폴리에스테르 원단에 재생섬유인 레이온, 천연섬유인 면 등을 혼방해 만들어진다.

조사에서도 물티슈 원재료를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44%로 가장 많았다. '합성섬유 종류인 폴리에스테르'라고 정확히 알고 있는 응답자는 35%뿐이었다. '화장지의 원재료인 천연 펄프'(15%), '천연섬유 종류인 면 원단'(5%) 등으로 알고 있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폴리에스테르 원단은 물에 젖어도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고, 수분 흡수와 배출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 합성섬유인 만큼 땅에 묻더라도 잘 썩지 않는다.

이처럼 물티슈가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91%로 대다수였다. 또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환경오염 등을 고려해 일회용 물티슈 사용을 지금보다 줄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91%가 '줄일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8%만이 '줄일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유해한 물티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효과적인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친환경소재 물티슈 개발 및 유통지원'을 꼽는 응답이 5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수건, 행주 등 대체용품 보급'(16%), '사용 줄이기 관련 캠페인 및 교육 강화'(15%) 등 순이었다.

유한킴벌리 '크리넥스 에코그린 물티슈'. © 뉴스1

◇한솔제지·유한킴벌리, 천연펄프 등 '생분해 가능' 물티슈 선봬

업계에서는 이같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속속 생분해가 가능한 물티슈를 선보이고 있다. 한솔제지는 지난 5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팩 스페셜&ICPI WEEK 2021(국제포장기자재전·국제제약화장품위크)'에서 '종이물티슈P100'을 선보인 바 있다. 100% 천연펄프로 만들어져 생분해가 가능하고, 부직포 물티슈를 점차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4월 생분해성 아기 물티슈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밤부'를 첫 출시하면서 관련 라인업을 차차 늘려 왔다.

지난해 7월에는 마찬가지로 생분해성 원단을 사용한 아기 물티슈 '그린핑거 어니스트'를, 지난해 9월에는 100% 천연펄프 원단 '스카트 에코 종이 물티슈'를, 지난 28일에는 생분해 인증을 받은 '크리넥스 에코그린' 물티슈를 내놨다.

'스카트 에코 종이 물티슈'의 경우 물티슈 사용량이 많은 사무실, 병원, 요식업소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B2B 제품이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플라스틱 성분을 배제한 종이 원단으로 많은 사업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된 나머지 3개 제품 역시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하지 않고 펄프를 사용해 일정 조건하에서 생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증받았다.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밤부'와 '그린핑거 어니스트'는 매립 환경에 따라 6개월 내 90% 이상, '크리넥스 에코그린'은 45일 만에 100% 생분해가 된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물티슈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보다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기대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며 "(친환경 측면에서의) 책임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 업계에서 공감하기 시작했고, 그에 맞춘 노력의 결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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