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3기 신도시뿐?..'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본청약‧입주까지 최소 4년..토지보상 안끝나
10년 이상 지체도..2기 신도시도 '진행형'
정부와 서울시 등이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한 집값은 상승폭을 더욱 키워나갈 모양새다.
당장 현실적으로 기대해 볼만한 카드는 내달 시작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뿐이다. 하지만 본청약을 거쳐 입주까지는 적어도 4~5년의 시간이 필요해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도심개발 강조에도 집값 안 잡히는 이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도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계획 물량으로는 총 9만8445가구에 달한다. 2.4대책에 담긴 도심복합개발 사업지로는 역세권 2만8458가구, 준공업 2720가구, 저층주거(주택공급활성화지구) 4만70가구 등 대책 발표 4개월여 만에 7만1248가구 규모의 후보지를 선정했다.
이 중 주민동의율 10%(예정지구)가 넘은 지역(21곳)은 전체 발표 물량의 49.2%인 2만9500여가구로, 관련 법 개정이 완료되면 신속히 예정지구를 넘어 연내 본지구 지정까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국토부 방침이다.
민간 정비사업을 강조하는 서울시도 주택 공급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간 재개발을 옥죄던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시점을 앞당겼다.(재건축 안전진단통과 이후,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후 시·도지사가 지정한 기준일) 이는 규제를 강화한 것이지만 일각에선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평가한다. 지속적으로 국토부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도 건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 불안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6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7%로 전주보다 확대됐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수요억제 대책에 실패한 후 공급으로 전환한 탓에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게 현실"이라며 "지금까지 나온 대책도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게 없고, 수요자 입장에선 당장 살 수 있는 집이 필요해 최근의 공급대책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믿을 건 3기 신도시라지만…첩첩산중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밀 수 있는 확실한 주택공급 카드는 7월부터 시작하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택지 사전청약이다. 3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지구계획을 확정한 인천 계양을 비롯해 7월에만 4400가구가 사전청약을 통해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계획된 사전청약 물량은 3만200가구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에 기존 주택 시장 진입이 어려운 청년과 신혼부부들에게는 사전청약이 기회가 될 수 있어 청약 대기수요 흡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전청약 물량이 시장을 안정시킬 만큼 충분하지 않고, 본청약을 거쳐 입주까지 적어도 4~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김인만 소장은 "연내 3만가구라고 하지만 각 지역별로 보면 1000가구 안팎 수준이라 대기수요를 충족시킬 정도의 충분한 물량이 아니다"며 "사전청약 이후 당첨되지 못한 많은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불안이 더 확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신도시 개발에는 토지보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도로망 확충과 자족기능 등을 갖추는 것 역시 10년 이상 걸렸던 경험이 있어 실수요자 입장에선 마냥 3기 신도시만 바라보기도 힘들다.
국토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지금까지 토지보상은 인천 계양이 60%, 하남 교산이 84% 가량 진행됐다.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남양주 왕숙 등은 3분기 중 보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2기 신도시 중 파주 운정과 인천 검단 등은 2007년 사업을 본격화했다고 하면 13~14년 이상 사업이 진행중인 상황이다. 최근까지도 일부 지역에서 분양을 진행 중이고, 자족기능을 갖추기 위한 기업 입주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기 신도시의 인기가 높고, 주요 공급 대상자인 신혼부부와 청년 등의 패닉바잉 현상을 일부 잠재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신도시 개발은 진행 과정에서 변수가 많아 본청약과 입주까지 정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신도시는 토지보상 등이 조금만 늦어져도 개발에 차질이 발생하고, 사업 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는 점도 사전청약의 우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즈 끝>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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