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별곡] 코나미의 탄생..세 창립자 앞글자서 따온 이름

정리=박명기 기자 2021. 6. 2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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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AMI – 코나미(コナミ, KONAMI)..현재 코즈키 카게마사 지분 보유
KONAMI 홈페이지

코나미(コナミ, KONAMI)라는 회사는 1980~1990년대 아케이드, 콘솔 게임을 많이 해 본 분들이라면 친숙한 회사일 것이다. 현재 코나미는 창업한 지 50년이 넘은 중견 기업으로 게임 업계에서는 꽤 오래 된 기업이지만 현재까지도 게임 사업을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업체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코나미(KONAMI)라는 회사 이름은 창립자인 '(코)즈키 가게마사', '(나)카마 요시노부', '(미)야사코 다쓰오'의 앞 글자인 '(코)(나)(미)'에서 따왔다. 실제로 표준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고나미'로 적어야 맞는 이름이지만 '코나미(KONAMI)'의 공식 한국 지사 명칭이 '코나미 코리아'였고 알파벳 'K'로 시작하는 표기는 보통 'ㅋ'으로 표기하는 관례상 '코나미'로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과거 한국에 직접 진출하려던 코나미는 국내 관공서 업무에 고나미라는 이름으로 서류 제출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코나미'로 정착된 현재 한국에서도 '고나미'라는 이름의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나미, 코나미http://kdtj.kipris.or.kr/kdtj/searchLogina.do?method=loginTM#page1

한국 특허청의 특허정보원에 등록된 고나미의 흔적을 찾아보면 '유희왕'이라는 상표등록 정보에 출원인의 이름이 '고나미 가부시키가이샤'이다. 일본어인 '가부시키가이샤(Kabushiki geisha, かぶしきがいしゃ)'는 한국말로 '주식회사(株式会社)'라는 의미이다. 즉, '고나미 주식회사'에서 출원한 유희왕이라는 상표가 국내에 등록된 것이다.

코나미 주식회사는 초창기 창업자이자 회사 이름의 앞 글자의 주인공들인 코즈키 카게마사, 나카무라 요시노부, 미야사코 타츠오 이렇게 세 명이 같은 비율의 지분을 소유한 공동의 회사였지만 코즈키 카게마사를 제외한 나머지 공동 창업자 나카무라 요시노부와 미야사코가 타츠오가 회사 경영에 손을 떼고 지분을 정리하면서 코즈키 카게마사가 코나미의 지분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어 현재 코나미는 코즈키 일가가 소유의 회사이다. 

한 일가족이 회사를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거대 기업들 중에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고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지 못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그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 코나미라는 회사를 손에 쥐고 있는 코즈키 가문의 수장이었던 창업주 중에 한 사람 '코즈키 카게마사'는 게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코나미 창업주 : 코즈키 카게마사. https://www.idolbirthdays.net/kagemasa-kozuki

게임 회사가 게임으로 돈을 벌면서 게임을 부끄러워하고 게임을 무시하는 사람이 수장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애초에 코나미(KONAMI)라는 회사는 처음부터 게임회사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비록 게임 산업에 뛰어들어 게임으로 돈을 벌고는 있었지만 코즈기 카게마사는 평소에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기로 유명했고 늘 게임이 아닌 다른 업종으로 코나미를 성장시키고 싶어했다. 그 결과로 현재 코나미는 음반사업이나 파친코 사업과 피트니스 클럽 운영 그리고 일본의 스포츠 라이선스 계약 등 게임 외의 사업으로도 많이 확장하여 단순히 게임만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창업주가 게임 사업을 싫어한다, 부끄러워했다 같은 소문들이 정말 사실이라면 2019년 창업 50주년을 맞이했을 정도로 회사가 건사할 수 있었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문도 갖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창업주의 게임 부인설과 같은 저런 소문들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부풀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코나미 50주년https://www.konami.com/games/50th/ac/asia/en/

코나미가 막 게임 사업에 진출해서 게임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1970년대에는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도 일반인들에게 그리 익숙한 것도 아니었고 이미 아타리 쇼크 등으로 인해 게임 사업의 이미지도 굉장히 좋지 않던 시절이었다. 

무리한 투자와 투기로 부풀려진 하나의 산업 시장이 단지 판매만을 위한 목적으로 형편없이 낮은 수준의 제품을 인기 캐릭터에만 의존했던 당시의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은 더 이상 참지 못한 사용자들의 분노와 반발로 반품행렬과 구매거절로 이어져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났고 그런 게임 산업에 이미지가 좋을 수 없었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게임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은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었던 시절이었던 것도 맞다. 오죽하면 당시에는 게임이라는 업종으로는 주식 시장에 상장조차 할 수 없어서 업종을 다르게 제출하여 전자기기 또는 전자응용기기 등의 비슷한 느낌의 다른 업종으로 우회적 상장을 할 수밖에 없었을 정도로 게임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사회적으로 심각하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 볼 때 창업주인 코즈키 카메마사의 발언들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코나미 수익 보고 결산https://img.konami.com/ir/en/ir-data/statements/2021/en0513_w8bh42.pdf

하지만, 코나미의 2020년, 2021년 결산 등의 회계 결산 보고 자료에 의하면 부끄럽다던 게임 사업부인 디지털 엔터테이먼트(Digital Entertainment)의 매출이 전체 사업 중에서 비중이 가장 높다. 게임으로 번 돈이 나머지 다른 사업들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수익이 많은 상황이고 여전히 게임 관련 사업부의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참고로 'Digital Entertainment'는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Konami Digital Entertainment)를 말하는 것으로 코나미 계열사 중에서 게임 개발과 출시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게임 사업 전문 회사다.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는 영문명칭을 줄여서 'KDE'라고도 하는데 과거에 수많은 게임 개발 관련 자회사들을 모두 통폐합시켜 하나의 회사인 KDE로 만들었다.

창업주의 게임이 싫다, 부끄럽다 같은 발언들은 정확히 말하면 '예전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보는 편이 제일 정확할 듯하다.

처음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어느 정도 게임으로 사업이 안정화되자 회사 측에서도 게임 사업 부문에 많은 힘을 실어주었고 그 결과로 다양한 명작 게임들이 출시될 수 있었다. 아마도 계속해서 창업주 회장이 게임을 싫어한다고 고집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렇게 출시된 게임들 중에는 '그라디우스' 시리즈와 '악마성' 시리즈, '트윈비' 시리즈 등 1980~199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다양한 명작 게임들을 출시하면서 성장했고 '메탈기어'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정점을 찍게 된다. 그 외에도 '도키메키 메모리얼' 시리즈나 '위닝일레븐' 시리즈와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시리즈 등과 같은 인기 스포츠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코나미(KONAMI) 1980~1990년대 로고

코나미는 과거 회사를 처음 창업한 1960년대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게임 사업이 아니라 주크박스(노래방기기)의 렌탈 사업을 하던 회사였다. 주크박스 렌탈과 수리 사업으로 수익을 내던 중 1979년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일종의 사회적 현상으로 전 국민 누구나 충격을 받고 빠져들 만큼 큰 인기를 얻게 되자 이에 모방작인 '스페이스 워'라는 게임을 출시했다. 곧이어 '스페이스 킹'까지 출시하면서 게임업계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이때 출시한 '스페이스 워' 게임이 태생 자체가 모방작이라는 비난을 수도 없이 지겹도록 들었을 창업자 입장에서는 당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먼저 자리 잡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코나미 지분 (2020년 9월 30일 기준). 사진=코나마 홈페이지

코나미의 홈페이지에 공시된 코나미 주주현황을 보면 '일반 재단법인 코즈키 재단(一般財団法人上月財団)'이 12.84%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고 '코즈키 홀딩스 B. V.(KOZUKI HOLDING B. V.)'이 11.79%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코즈키 캐피탈 주식회사(コウヅキキャピタル株式会社)'가 5.29%를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코나미의 창업 가문 중 하나인 코즈키 가문이 전체 주식의 29.92%를 소유하고 있어 실제적으로 코즈키 가문이 소유한 회사나 마찬가지다.

단독 지분율 1위는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 은행 주식회사'가 18.91%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 은행 주식회사는 일본의 주요 업체에 주요주주 및 최대주주로 있는 거대 투자그룹이다.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 은행 주식회사는 국내 최대 보안업체인 모 업체에도 최대 주주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 밖에 코즈키 가문이 보유하고 있는 코나미 주식들은 회사 이름에 '코즈키'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회사와 기타 재단으로 분산되어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량을 합하면 코즈키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코나미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본인들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와 재단을 통해 코나미 주식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보유한 것과 마찬가지의 권한을 갖게 되는 형태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사람의 이름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여타의 다른 업체와 달리 본인들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나 다른 회사를 통해 지주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코나미 Creative Center Ginza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onami_Creative_Center_Ginza.jpg

코나미는 2019년 3월 결산 기준 2625억 4900만 엔의 매출을 올렸는데 한화로 치면 약 2조 6천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 중 영업 이익이 505억 엔이었고 총 자산은 3780억 3700만엔으로 보고되었다. 한화로 약 3조 8000억가량의 자본 규모를 갖춘 회사에서 30% 이상의 지분권한을 소유한 가문이라면 실체적 지배 효력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데 코즈키 가문은 코나미라는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코나미의 지분을 소유한 회사를 소유하면서 우회적으로 지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코나미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코나미 대표이사 사장 : 키미히코 히가시오https://www.konami.com/corporate/en/message/

현재 코나미의 대표이사 사장은 '키미히코 히가시오(東尾 公彦)'지만 여전히 대표이사 회장직은 '코즈키 카게마사'가 1987년 6월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담당하고 있다. 주요 임원으로는 '하야카와 히데키' 감독과 '오키타 카츠노리' 감독, '마츠우라 요시히로' 감독이 있다.

키미히코 히가시오는 일본 긴자 거리에 12층 건물 '코나미 Creative Center Ginza' 공사 진행을 총괄하여 완료했으며 e스포츠 경기장과 하드웨어 및 상품 판매점, e스포츠 관련 교육 시설을 운영하는 사업부도 총괄하고 있다. 

코나미는 2011년부터 코나미 아케이스 챔피언십을 개최하여 이미 e-Sports 사업에 참여한 바 있으며 '사운드 볼텍스'나 'DDR', '무제카' 등 코나미의 아케이드 게임 기기를 이용한 게임 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었다. 현재 코나미의 대표이사 사장인 키미히코 히가시오는 1997년 9월 코나미에 입사하여 코나미 주식회사 이사 집행 임원을 거쳐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어 사장직에 오른 인물이다. 코나미의 e-Sports 사업 등에 주력하여 파친코 사업을 하는 'Konami Gaming, Inc.'의 회장으로도 재직하고 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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