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토토라④] 엘체, 전설의 귀환

이형주 기자 2021. 6.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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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 에스크리바 엘체 CF 감독. 사진|라리가 사무국

[STN스포츠(스페인/엘체)=이형주 기자]

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

2020/21시즌 라리가는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를 다투는 리그다웠다. 이에 라리가 20개 팀의 시즌을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 특집으로 매 토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금금세(금요일 금요일은 세리에다!),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도 기대해주시길 부탁드리면서, 독자 분들께 해외축구에 대한 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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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토토라④] 엘체, 전설의 귀환

시즌 중 복귀해 팀의 잔류를 만든 프란 에스크리바 감독. 사진|엘체 CF

-엘체 CF (38전 8승 12무 18패) <17위>

돌아온 전설이 팀을 구해냈다.

올 시즌 엘체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간신히 승격하며 라리가행 막차를 탔다. 이로 인해 짧은 준비기간만을 가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엘체는 팀의 승격을 견인한 호세 파체타 감독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양 측의 의견이 맞지 않으면서 파체타 감독이 FA로 팀을 떠났다. 20개팀 중 최악의 전력에 준비 기간도 짧았다. 여기에 감독 공석. 엘체가 시즌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맞이한 상황이었다.

엘체는 급히 호르헤 알미론 감독을 선임하고, 선수 보강을 단행하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초반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로 호성적을 거뒀지만, 이내 밑천이 드러났다. 열악한 전력에, 미진한 보강, 늦은 감독 선임은 그대로 저조한 성적이라는 결과로 도출됐다. 엘체는 개막 후 23경기에서 3승 9무 9패의 극악의 모습을 보였고 결국 알미론 감독을 경질했다. 

희망은 전혀 보이지도 않았던 그 시점. 엘체는 그들의 영웅과도 같은 감독에게 SOS를 청한다. 엘체가 팀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 엘체의 영웅 같은 감독은 바로 프란 에스크리바였다. 

엘체 CF는 스페인 동부의 발렌시아지방의 알리칸테주 엘체를 연고로 하는 구단이다. 전성기였던 1960년대를 제외하고 이렇다 하게 스페인 축구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팀이었다. 하지만 그런 엘체는 한 남자가 도착한 뒤 다시 스페인 축구의 중심으로 향하게 된다. 그 인물이 바로 에스크리바였다. 

에스크리바 감독은 선수 시절 발렌시아 CF 원클럽맨이었다. 때문에 엘체와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그의 지도력을 눈여겨 본 엘체 수뇌부가 에스크리바에게 감독직을 제의했다. 에스크리바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며 엘체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에스크리바 감독은 부임 첫해 2부 1위로 엘체를 라리가로 승격시켰다. 이어 다음 두 시즌에 각각 16위, 13위로 팀을 1부에 잔류시켰다. 엘체가 가진 한정된 자원을 고려하면 이는 엄청난 성과였다. 

앞서 언급됐듯 에스크리바는 엘체 세 번째 시즌에 팀을 13위에 안착시켜놨지만, 엘체가 재정난으로 강등당했다. 이에 에스크리바가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나게 됐다. 그런 감독이 장밋빛 미래라고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 팀에 기꺼이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재부임한 것이다. 

엘체 CF 공격수 페레 미야. 사진|라리가 사무국

엘체의 영웅 에스크리바는 부임 후 팀을 완전히 바꿔놨다. 효율을 내지 못하던 엘체의 주 포메이션 3-5-2를 과감히 버리고 팀에 칼 같은 간격을 유지하는 4-4-2 포메이션을 입혔다. 선수들의 위치도 조정해줬고, 잠재력을 살려줬다. 엘체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에스크리바 감독 부임 이후 엘체는 꾸준히 승리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을 쌓아갔지만,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레이스를 벌였다. 최종 라운드 단 1경기를 남기고 엘체는 SD 우에스카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린 18위에 자리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엘체가 우에스카와 같은 결과만 내도 그대로 강등이었다. 하지만 엘체는 마지막 경기 아틀레틱 클루브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 2-0 승리를 만들었고, 우에스카가 발렌시아 CF와 비기는 행운이 만들어지며 잔류를 최종 확정했다. 

엘체 선수들은 잔류가 확정된 뒤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내 가족들도 경기장으로 내려와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미션 컴플리트. 엘체의 전설적인 감독이 불가능에 가까웠던 잔류 미션까지 성공해버린 것이다. 

팀의 전설인 에스크리바 감독은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았던 암흑의 시간에 기꺼이 팀을 맡았다. 전설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커튼을 걷고 빛을 초대했다. 결국 그의 노력은 결실을 봤고 엘체라는 땅에는 찬란한 햇살이 계속해서 쏟아지게 됐다. 

엘체 CF 미드필더 라울 구티(앞줄 좌측). 사진|라리가 사무국

◇올 시즌 최고의 선수 - 라울 구티

구티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의 전형이다. 경기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활동량을 가져가준다. 이를 통해 팀 동료들의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스타일이다. 전반기 활약도 준수했지만 막판 대활약으로 팀을 잔류시킨 공신이다. 

엘체 CF 윙어 테테 모렌테(사진 좌측). 사진|라리가 사무국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시즌 중 만 23세 이하) - 테테 모렌테

엘체의 폭주 기관차. 모렌테는 측면 라인을 타며 폭발적인 드리블과 스피드로 측면을 붕괴시켰다. 에스크리바호 4-4-2에서 측면 핵심자원으로 활약하며 팀 잔류에 기여했다. 

◇시즌 최악의 경기 - 23R 셀타 비고전(1대3 패)

엘체는 경기 전까지 15경기 무승이라는 엄청난 부진에 빠져있었다. 셀타전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상대 공격에 압도당했다. 1-3 완패. 이날 패배는 엘체의 상황이 바닥임을 다시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결국 엘체는 셀타전 직후 알미론 감독을 경질했다. 

◇시즌 최고의 경기 - 38R 아틀레틱 클루브전(2대0 승)

경기에 돌입하기 전 엘체는 18위로 강등권에 있었다. 17위 SD 우에스카와의 승점 30점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맞대결 성적에서 밀린 탓이었다. 이는 엘체가 최종전에서 우에스카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와야만 잔류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엘체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루카스 보예를 필두로 전 선수가 단결해 2-0 승리를 만들었다. 동시에 우에스카가 발렌시아 CF와 0-0으로 비기면서 엘체의 극적인 잔류가 만들어졌다. 

◇시즌 최고의 베스트11

엘체 CF (4-4-2): 에드가르 바디아, 호세 마누엘 산체스, 곤살로 베르두, 디에고 곤살레스, 안토니오 바라간, 피델 차베스, 라울 구티에레스, 이반 마르코네, 테테 모렌테, 루카스 보예, 귀도 카리요 *감독: 프란 에스크리바

사진=엘체 CF, 라리가 사무국, 이형주 기자(스페인 엘체/마르티네스 발레로)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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