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라는 신대륙에서 성공한 작가가 되려면

이승희 2021. 6. 1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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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아트라는 신세계 (3) 갤러리 영향력 낮은 NFT, 작가 보상 늘어난 만큼 해야 할 것 많아

[블록체인 핀테크월드] 16세기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신대륙에 대한 아메리카 드림을 품고 미국 땅으로 건너간 것처럼 2021년 현재 많은 작가들이 NFT라는 신대륙에 대해 꿈을 품고 여행을 하고 있다. 그들이 발견한 NFT가 전통 미술 시장과 어떤 차이가 있길래 신대륙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걸까?

기존 대륙인 전통 미술 시장에서는 갤러리가 큰 권력을 갖고 있다. 어떤 갤러리에서 전시하느냐에 따라 작품 가격도 큰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작품이 판매되면 갤러리가 절반 가까이를 판매수수료로 가져갈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신대륙인 NFT 미술 시장에서는 기존 대륙의 권력자인 갤러리가 없다. 따라서 작가의 힘이 훨씬 세다. 단지 플랫폼이 판매수수료로 2~5%만 가져갈 뿐 나머지는 모두 작가의 몫으로 돌아온다. 게다가 이미 팔린 작품이 다른 컬렉터에게 팔려도 10~25%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니, 곡을 써서 평생을 먹고사는 작곡가처럼 좋은 작품은 불로소득의 효과를 줄 수도 있다.

NFT 신대륙으로 몰려가는 한국 작가들

이런 좋은 소식을 듣고 2021년 2~6월 사이 수백 명의 한국 작가들이 NFT 시장에 뛰어들었다. NFT라는 신세계에서 그들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첫 번째, 작품 활동 외에도 부가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작품 판매수익을 작가가 다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만큼, 작가 스스로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겼다. NFT 작가는 이제 작품 활동과 더불어 트위터, 인스타그램, 클럽하우스, 디스코드 등에서 스스로 마케팅을 한다. 컬렉터가 작가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경로가 대부분 SNS를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퍼스널 브랜딩과 마케팅 비중이 올라가 그쪽 스킬이 좋은 사람들에게는 유리한 시장이 되었다.

또한 새로운 시장이다 보니 새로운 플랫폼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작가들은 재빨리 새로운 플랫폼을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배우고 또 배워야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더리움 기반 오픈씨(Opensea)를 처음 익히고 나면, 테조스 기반의 힉앤눙크(Hic et nunc)에 대해 배워야 하고, 그러면 또 클레이튼 기반의 마이템즈(Mytems)라는 플랫폼이 계속해서 나온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퍼스널 브랜딩과 마케팅, 그리고 새로운 플랫폼을 익히다 보면 작가들에게 24시간은 참 짧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함이 쉽지는 않지만, 지금 이 어린 시장에서 열심히 활동하면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음은 틀림없어 보인다.

새로워진 미디엄과 서사

작품을 구성하는 내러티브와 미디엄도 매우 새롭다. 원화 작품을 디지털로 만드는 경우보다 처음부터 디지털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렇기에 픽셀아트와 팝아트적인 작품이 많이 보인다. 또한 mp4 또는 gif 등의 움직이는 디지털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잘 다루는 작가들에게 유리하다.

사실 전통시장에서 디지털 작업은 판매가 쉽지 않다. 복사, 붙여넣기를 하면 되는 디지털 파일은 소유욕을 채워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에 디지털 작업이 주였던 작가들에게는 NFT 아트는 물 만난 고기와 같이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놀이터다.

코딩도 할 수 있는 작가라면 NFT 시장은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데, 데이터의 변화값에 따라 작품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mask'라는 작품은 존스홉킨스의 일일 코로나 수에 따라서 마스크의 투명도가 달라진다.

Jake Jones, <masked>, 2020 출처: https://giving.jhu.edu/story/covid-19-response-johns/
'괴짜 기질이 농후한(Nerdy)' 개발자들이 많은 집단이라 그런지 개념이 미학을 앞서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짤방, 먹방, 낙서 등 예술로 취급받지 못하는 영역도 NFT에서는 예술로 들어온 듯싶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2021년 2월까지만 해도 작품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작품도 많이 보였다. 필자는 이런 모습을 '개념 미술'이라고 칭하고 싶지만, 전통 미술계의 사람들은 코웃음 칠 것이 뻔하기에 '포스트 개념미술' 또는 '무개념미술'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2011년에 나와 화제가 되었던 gif 유튜브, Nyan Cat https://youtu.be/QH2-TGUlwu4
가족과도 같은 커뮤니티

NFT 아트에서 커뮤니티는 알파와 오메가처럼 처음이자 끝이다. 커뮤니티가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성립되지 않는 시장이다. 작품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그 작품을 사는 것도 모두 커뮤니티에서 일어난다. 새로운 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아는 작가들은 서로를 돕고 정보를 공유한다. 동병상련의 마음일까. 새롭게 들어온 사람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며 돕는다.

사실 이 이야기는 모든 NFT 시장이 아닌 한국 NFT 작가들의 이야기이다. 한국 '정'의 위대함을 절실히 보여준다. 누군가는 스스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자신의 노하우를 글로 정리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누군가는 사비를 들여 한국 NFT 작가들의 마케팅을 위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밤을 새우면서 다른 헤매는 작가들을 도와준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 NFT 아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작품 판매도 커뮤니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통시장처럼 메타버스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고 작가의 이력을 확인한 뒤 작품을 구매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클럽하우스에서 작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감명을 받아서 작품을 구매하거나, 트위터에서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이 작품 샀기에 따라 사거나,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다 보니 친해져서 작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거나 하는 일이 NFT 아트에서는 더 자연스럽다.

이번에는 작가의 관점에서 NFT라는 신세계를 살펴보았다. 다음 연재에서는 우리 대부분인 관람자 눈으로 NFT 아트가 왜 새로운 변혁을 가져올 것인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이승희 엑시 인피니티 한국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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