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겠다면서 "집값 그렇게 안 떨어진다"는 민주당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적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 위원장 지난 10일 '누구나집 ' 1만 가구 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 한 말이다. '누구나집' 집값이 분양가격 보다 떨어지면 '깡통'이 되는 것 아니냔 우려에 대한 반박 성격의 발언이다. 하지만 집값을 잡겠다고 특위까지 만들어 놓고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으니 염려 말라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갈팡질팡' 부동산 대책의 대표적인 예라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또 "부동산 시장에서 전체적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극히 예외"라고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특위 소속 한 의원은 "집값이 떨어질 때까지 버퍼(15%·시행자 몫의 이윤)가 있다. 집값이 만약 15% 이상 떨어진다면 서브프라임(2008년 미국발금융위기) 사태가 오는 것이고, 다른데는 더 떨어진다"며 하락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영길 대표 주도로 열린 '누구나집 5.0 세미나'에 발제를 한 전문가는 "50년간 장기 추세로 보면 집값이 빠질 수 없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집값도 계속 상승한다"고 단언했다.
집값의 6~16%만 내고 10년 거주하다가 최초 분양가격에 분양전환할 수 있는 '누구나집'은 집값 상승을 전제로 한 공급대책이다. 최초분양가격 보다 10년 후 시세가 떨어지면 아무도 분양전환하지 않으려 할테고 결국 '깡통아파트'가 될 수 있어서다. 이런 우려를 불식 시키는 차원에서 민주당에서 "집값 하락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지만 애초 집값을 잡겠다고 대책을 내놓았다는 점을 복기해 보면 '자가당착'에 빠진 꼴이 되는 셈이다.
더구나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연이어 "집값 고점"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물가 상승률을 배제한 실질 가격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의 과거 고점에 접근했다"고 우려했다. 가격 거품이 우려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매매시장에 뛰어들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민주당이 가능성을 일축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결국 민주당이 집값을 잡겠다는 게 아니라 민주당 표 '대책'으로 생색을 내려는 의도가 앞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이 '누구나집'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한 택지는 '누구나집'이 아니어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땅이라 공급 '순증'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전국 83만 가구 주택공급을 위한 2·4 대책을 내놨지만 8개 후속 법안은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여 늦여진 이달에서야 겨우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올라갔다. 이에 따라 주택공급 시기도 밀릴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이 시급한 공급대책은 뒷전이고 '민주당표 대책'에만 힘을 쏟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민주당 표'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정부 관계부처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이 집값을 잡겠다는 것인지, 표를 의식해 민심을 달래는 것이 먼저인 것인지 명확치 않다", "여당 의원들끼리도 의견이 다 다르다. 어느장단에 춤을 춰야 하냐"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왔다. 실제 상위 2%에만 종부세를 부과하거나 양도세 비과세 확대 등의 대책은 엄밀하게는 집값 안정책이라기 보단 '민심 달래기용'에 가깝다. 임대사업자 제도의 전격 폐지 방안 역시 공급 확대 효과보단 집값 불안의 책임을 임대사업자에 돌리려는 '꼼수'라는 해석이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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