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곡 시대] 동요, BGM, 가요까지..AI 작곡가가 등장했다
"인공지능은 음악을 만드는 기술·도구의 진보"
대량생산·정확도·인간의 서포터 역할
"정교해지는 과정..인간이 하는 만큼 만들게 될 것"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팀을 이뤄 승부를 겨루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강철부대’ 11회엔 AI(인공지능) 작곡가가 만든 BGM이 등장했다. 다이내믹한 음악에 UDT 팀의 불안과 긴장감이 실리자, 시청자의 몰입도가 높아졌다. [지니뮤직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6/10/ned/20210610092805675fwxe.jpg)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팀을 이뤄 승부를 겨루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강철부대’(채널A). 강력한 도전팀 UDT가 준결승에서 붙을 부대를 무작위로 정하는 장면이다. 다이내믹한 음악에 UDT 팀의 불안과 긴장감이 실렸다. 식은땀이 흐르는 이 장면에 등장한 곡은 AI(인공지능) 작곡가(아이즘)의 솜씨다.
‘AI작곡’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2010년 딥러닝 (사람의 신경망을 모방해 만든 알고리즘인 인공신경망(ANN. Artificial Neural Network)) 기술을 적용한 AI 작곡가 ‘에밀리 하웰’이 모차르트와 베토벤 풍의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이후 다양한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비교적 단순한 구성의 동요나 자장가부터 방송 프로그램의 배경음악(BGM),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영역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지니뮤직은 국내 음악 플랫폼 최초로 AI 창작동요 앨범을 제작, ‘강철부대’ BGM까지 선보이며 지난 2년 사이 진일보한 AI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해일 지니뮤직 콘텐츠 1본부 본부장은 “지난해 AI 창작 음악을 처음 제작할 당시엔 비교적 구성이 단순해 작곡이 쉬운 동요, 자장가부터 시도했다. 현재 고도화된 창작능력을 보여주는 OST까지 작업하고 있다”며 “AI 창작곡의 활용 영역을 넓혀 AI 음악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연 동생인 가수 하연은 AI 작곡가인 에이미문이 만든 곡으로 두 장의 싱글 앨범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발매한 데뷔 앨범 ‘아이즈 온 유(Eyes on you)’에 수록된 동명의 데뷔곡은 발매 하루 만에 월드 와이드 아이튠즈 최신 송 차트 103위, 대만 음원 차트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엔터아츠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6/10/ned/20210610092807190mxaz.jpg)
▶ AI 작곡, ‘최초의 시도’…왜?=음악의 역사엔 언제나 수학과 과학이 존재했다. 모차르트는 주사위 2개를 던져 나온 숫자의 합에 따라 음표를 배열해 곡을 만들었다. ‘피아노 소나타 11번 2악장’이다. 하이든은 난수(random number)를, 바흐는 황금비를 활용하며 ‘클래식의 시대’를 열었다. 컴퓨터의 등장과 기술의 발전은 음악 창작에 있어 몇 번의 변곡점을 불러왔다. AI의 음악 창작도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AI 음악 콘텐츠를 선보이는 박찬재 엔터아츠 대표는 “예전엔 악보에 음악을 그리고 연주자가 연주하는 방식으로 창작해왔다면, 기술 발전으로 컴퓨터가 등장해 작곡 방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미디 프로그램(DAW)이 개발된 이후, 창작자들은 오선지가 아닌 컴퓨터로 작곡과 편곡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음악을 듣는 방식이 LP에서 CD, 디지털 음원으로 넘어온 것처럼 인공지능 역시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전하고 있는 하나의 기술이자 툴로 보고 AI 창작을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박 대표가 이끄는 엔터아츠는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음반 레이블이다. 2018년 AI와 인간과의 협업을 통해 스피카 김보형의 ‘문라이트(moonlight)’를 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14곡의 K팝 싱글 앨범을 선보였다. 작곡은 물론 편곡까지 인공지능이 수행한 것은 ‘문라이트’가 세계 최초다. 그밖에도 뮤지컬 배우 김환희(‘버려둘래’), 소녀시대 태연의 동생 하연의 앨범이 나와 주목받았다. 인간과의 협업 없이 AI 혼자 만든 곡(수면유도, 힐링 등 기능성 곡)도 무려 1000곡이나 서비스됐다.
![AI 자장가 앨범 ‘아기동물 자장가 모음집’은 지니뮤직과 CJ ENM 애니메이션사업부, 업보트 엔터테인먼트 인공지능사업부가 협업해 선보인 앨범이다. 앨범에는 AI가 작곡한 ‘아기 사자의 반짝반짝 작은 별’, ‘아기양의 허쉬 리틀 베이비(Hush Little Baby)’ 2곡을 비롯해 한국어, 영어 버전 자장가가 총 20곡 수록됐다. 이번 앨범은 엄마와 아기가 꿀잠을 잘 수 있도록 고양이, 해마, 강아지, 사자, 양이 행복한 자장가를 선사하는 콘셉트로 제작됐다. [지니뮤직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6/10/ned/20210610092808582omci.jpg)
AI작곡은 국내 음악계에 눈에 띄게 늘었다. 인공지능이 만드는 작곡 프로그램은 각사마다 다르다. 업보트 엔터테인먼트는 AI 작곡 프로그램(아이즘·AISM(Artificial Intelligence System of Music))을 직접 개발, 지니뮤직을 비롯해 다양한 대기업과 협업해 AI 동요 앨범, BGM 등을 내놨다. (여자)아이들 전소연, 있지(ITZY) 리아 등을 배출한 보컬, 댄스 등 ‘음악 아카데미’로 출발해 매니지먼트로 확장한 이후 AI 작곡을 처음 시작했다. 문중철 업보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보다 많은 음악을 제작, 신생 기획사로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음악 창작을 시도했다”며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 들어보고 고를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었다” 말했다.
업보트 엔터테인먼트는 2019년부터 AI가 작곡한 음악을 처음 선보인 이후 지니뮤직, CJ ENM 애니메이션 사업부와의 협업을 통해 ‘신비와 노래해요’(2020년 9월), 크리스마스 캐롤 음원(2020년 12월), 애니메이션 ‘드래곤D’를 활용한 ‘아기동물 자장가 모음집’(2021년 4월)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향후 준비 중인 프로젝트도 다수다.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음반 레이블 엔터아츠에 소속된 AI 작곡가 에이미문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태연 동생으로도 잘 알려진 가수 하연의 곡을 만든 것은 물론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엔터아츠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6/10/ned/20210610092809005ojgt.jpg)
▶ AI작곡의 장점…대량생산·정확도·인간의 서포터=AI 작곡의 장점 중 큰 부분은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창작의 고통’을 극복한다는 데에 있다.
이해일 본부장은 “사람 작곡가가 겪는 창작의 어려움을 AI 작곡가가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보통 사람이 최대 10곡 정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면 AI 작곡가는 자장가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해 1차적으로 300곡 정도의 곡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AI작곡은 복잡한 구성의 음악이나 대중음악과 같은 트렌디한 음악을 만들수록 ‘인간과의 협업’이 필수다. AI가 만든 음악을 바탕으로 인간 창작진이 편곡 등의 과정을 거쳐 보다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든다. 백지에서 창작을 시작해야 하는 작곡가의 고충을 AI가 덜어주고 있다.
AI 작곡가와의 협업으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양호영 업보트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는 “작곡 분야에도 몇 차례 진화가 있었다”며 “작곡가들이 음원 샘플을 판매하는 스플라이스와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며 작업 속도가 줄었는데, 인공지능 프로그램 역시 작곡가들의 창작 시간 단축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만든 소스가 모티브가 돼 작곡, 편곡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가 인간 창작자들을 위한 파트너이자 서포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해일 본부장은 “AI는 현재 기존 창작자들의 보조적인 수단”이라며 “데모를 제공해 인간 창작자들의 창작 영역은 도와주고, 창작욕을 불러오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봤다.
AI 작곡가가 특화된 부분도 있다. 인간을 뛰어넘는 ‘오차 없는 정확도’다. 박찬재 대표는 “손가락이 14개가 필요한 연주라든지, 인간이 할 수 없는 테크닉을 구현하는 것은 이미 인간보다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엔터아츠가 만드는 AI음악의 방향성도 달라지고 있다. 박 대표는 “이전에는 인간이 만든 음악과 가장 유사하게 만들거나 인간의 한계를 따라가려 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이 잘하는 음악을 하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만들어내는 창작물은 아직 인간 작곡가의 정교한 작업에는 미치지 못한다. 대량생산의 능력은 탁월하지만, 인간만큼 ‘트렌디한 사운드와 음악’을 만드는 만드는 능력은 부족하다. 지니뮤직과 업보트 측은 “현재 AI 작곡가는 인간의 30% 수준”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지금은 “대중가요 만큼 완벽한 형태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발전 속도가 놀랄 만큼 빠르다. “이미 모든 기술은 완성됐다”고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문 대표는 “보다 정교하게 질을 높이는 과정에 있다. 개발이 거듭되며 점차 고도화되고 있어 향후 3개월이면 50%까지 올라올 것”이라고 봤다. 박 대표 역시 “장기간으로 보면 인간이 할 수 있는 만큼 모두 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듣는 트렌디한 음악을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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