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아파트가 8억".. 홍성·김천 등 비규제지역 아파트 연일 '급등'
일부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 가격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조정대상지역을 추가로 지정한 ’12·17 대책' 이후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간 여파다. 신규 조정대상지역 인근 비규제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연일 최고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는 작년 12월17일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등 4개 지방 광역시와 경기 파주, 충남 천안, 경남 창원 등 총 37개 지역을 신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시켰다. 해당 지역은 부동산 규제가 강화돼 주택 대출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제한을 받게 됐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규제를 피한 지방 중소도시 중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충남 홍성군이다. 4월 기준 충남 홍성군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연말 대비 10.0% 올랐다. 이어 부산 기장군 9.6%, 경북 김천시 9.5%, 경남 양산시 8.7%, 충남 공주시 8.6%, 충남 아산시 7.9% 순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상승률은 4.7%다.
◇12·17 대책, 또다른 ‘풍선효과’ 야기… 비규제지역 상승률 전국 2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비규제지역인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 경남아너스빌’은 지난달 전용면적 84.77㎡가 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5월 같은 평형의 아파트가 2억2400만~2억49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최대 69% 상승했다.
다른 비규제 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부산권인 기장군에 이어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경북 김천의 경우, ‘김천혁신도시골드클래스’ 전용면적 102.68㎡가 지난 4월 4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12·17 대책 시행 직전인 작년 12월13일 같은 면적이 3억1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6개월 만에 1억5700만원 올랐다.
충남 아산의 ‘요진 와이시티’ 전용면적 114.14㎡는 지난 4월 8억2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갱신했다. 지난해 4월 동일면적이 5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40% 이상 뛰었다. 요진 와이시티는 조정대상지역인 충남 천안시 불당동과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접경 지역이다.
◇비규제지역 인기에 분양시장도 ‘활황’…전매 자유롭고, 대출 쉬워
비규제지역은 분양시장에서도 풍선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전매가 자유롭고, 청약이나 대출자격 요건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2월 충남 아산에서 분양했던 ‘아산 탕정 삼성트라팰리스’는 124가구 모집에 4만7925명이 몰리며 1순위에서만 평균 경쟁률이 386.49 대 1을 기록했다. 전용 면적 125.25㎡의 1순위 경쟁률은 1044.00 대 1에 달했다.
전북 군산시에 공급된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는 최고 145.1대 1, 평균 55.7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지난 2월 ‘더샵 디오션시티2차’가 기록한 군산시 역대 최고 경쟁률(58.8대1)에 육박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고수익을 찾아 규제가 없는 지역 쪽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며 “12·17 대책 이후 비규제 지역의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는데 한번의 상승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1차, 2차 등 차등식으로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비규제지역 역시 아파트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충남 아산, 경북 김천 등은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교통도 편리한 편”이라며 “주거 여건이 좋은 데다 비규제지역이라 연일 최고 신고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잇따른 부동산 규제가 풍선효과로 이어진 데에서 보듯, 규제가 만능은 아니다”라며 “과열된 비규제지역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선 수요가 많은 만큼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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