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직개편 시의회 '제동'..오세훈표 '주택공급' 발목 잡나

박진영 기자 2021. 6. 6. 14: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시계획·주택정책 관련 조직개편 및 기능 이관 두고 시의회 내부서도 '갈등'

서울시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결정권자인 서울시의회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오 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스피드 주택공급' 추진을 위해 도시계획 및 주택공급 관련 조직을 재편하는 데 있어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서울시가 효율적인 재건축 공급 확대를 이유로 주택정책실 내 지구단위계획 수립기능을 부여하기로 한 데 대해 수정의견을 냈다. 주택정책실 내 지구단위계획 수립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도시계획 고유의 역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구단위계획 수립은 재건축을 하기 전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미관, 주변 영향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재건축의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용도제한, 건폐율, 용적률, 건축물 높이, 기반 시설의 배치와 규모 등 큰 틀의 가이드라인이 잡히는 단계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도시계획국과 주택공급의 본격적인 실행, 관리 등을 담당하는 주택정책본부를 통합해 시장 직속으로 두고 일원화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도시구상의 밑그림부터 실제 공급에 이르기까지 효율적인 관리와 신속한 공급 추진이 가능하다고 봐서다. 이에 이번 조직개편에서 현재 주택정책본부를 주택정책실(1급)로 격상하고 지구단위계획 기능을 부여하는 등의 안을 낸 것이다.

조직개편안에 대한 각 상임위별 의견서를 취합하고, 관리하는 운영위원회 측 한 의원은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잘못됐다고해서 건축물을 헐고 다시 지을 수 없는 것"이라며 "그만큼 미치는 영향도 크고 중요한데, 이를 위해 독립적이게 운영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1.4.22/뉴스1

한편 서울시의회 내 건축관련 상임위에서는 이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한 의원은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의원들 간 서울시의 도시계획 및 주택정책 관련 부서의 조직개편 안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고, 시와 협의점을 찾아 의견전달을 했는데 이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수정안이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이 밖에도 행정2부시장 직속의 도시공간개선단을 폐지하고 격상된 주택정책실 내 도시공간기획과로 두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사실상 도시공간개선단(3·4급)을 도시공간기획과(4급)로 축소하는 안이다. 도시공간개선단은 박원순 전 시장이 2015년 신설했다. 시는 이와함께 전임 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였던 도시재생실도 폐지하는 안을 냈다.

전문가들은 도시계획과 주택정책의 고유의 역할을 존중하되, 주택공급이 체계적,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새로 부임한 오 시장의 주택공급 의지를 지지해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고유의 역할이 있겠지만, 계획과 실제 공급 간의 유기적 관계를 고려해서 행적적 효율을 꾀하는 것도 방법이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개편안을 낸 것 같다"며 "새로 선출된 시장이 의지를 갖고 주택공급에 역점을 두겠다고 한만큼 생각하는 방향대로 시도를 해보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주택정책과 도시계획업무의 고유의 역할이 있는데, 때로는 업무상 중첩되거나 연계돼 논의가 필요한 경우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면에서 조직개편에 따른 효율화를 꾀하고자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개편에서 효율을 찾을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유기적인 '운용의 묘'를 꾀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7일 기획경제위원회와 10일 의원총회에서 조직개편안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가운데 전임 시장의 역점사업들을 뒤흔든다는 이유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비판에 부딪힐 우려가 있는만큼 시의회의 부담도 큰 상황이다.

[관련기사]☞ 오은영 "가스라이팅, 부모 자식 간에 많이 벌어진다""저 의사 술 먹고 진료 봐요" 환자의 신고, 알고 보니…'007 본드걸'의 고백 "성형 하지 말라, 망가진 내 얼굴이 증거"한예슬이 남친 만난 '가라오케' 어떤 곳?…"영혼까지 탈탈 털린다""당신 옷이 남편 눈을 빼앗잖아"...항의받은 해외 버거킹 직원
박진영 기자 jy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