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98% "전셋값 더 오른다..3년후에나 안정 될것"

권한울,정석환 2021. 6. 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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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51명 설문
"2~3년후에나 안정될 것
세금 부담, 임차인에 전가"

◆ 혼돈의 임대차3법 ③ ◆

부동산 전문가들 대부분이 서울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리한 임대차법, 주택 공급 부족, 3기 신도시 대기 수요 등으로 전셋값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셋값이 2년 혹은 3년 후에나 안정될 것으로 예측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3일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임차인들의 임대차계약이 만료된 후 새로 맺을 전세계약의 가격 전망을 조사한 결과, 51명 중 50명(98%)이 전세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셋값이 내리거나 기존 계약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1명(2%)에 그쳤다.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4명은 새로 맺을 전세가격이 현재 가격보다 2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응답했다. 서울 전세시장 안정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31.4%가 3년 후인 2024년을 꼽았고, 27.5%는 2023년이라고 답했다. 향후 5년 내에 전세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23.5%에 달해 전세시장은 향후 3년간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주도해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를 올린 데 대해 '집주인(임대인)의 세금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92.2%로 압도적이었다.

"갱신청구권 만료되는 내년 8월 전셋값 급등"…세입자 시름 커져

서울 전월세 시장 어디로…전문가 51人 설문

"신규공급 안되고 세금 오르면
집주인들 전월세 가격 올려
결국 매매가도 상승할 것"
응답자 84% 집값 과열 예측

'전세의 월세화' 가속 전망
월세 비율 1년 새 5%P 늘어

3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임대 매물 관련 정보가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A씨는 전세계약 만료일을 생각할 때마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A씨의 전세계약 만료는 올해 11월이다. 임대차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차례 사용할 수 있지만,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와 비워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A씨는 "연세도 있는 집주인이 자녀 교육 말고는 메리트가 없는 이 아파트에 진심으로 들어오려고 하는지 의문"이라며 "전세보증금을 더 올리자고 할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살림살이가 더 빠듯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이 3일 국내 부동산 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 전·월세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 대부분이 전세 가격 상승을 전망한 이유는 결국 임대차법과 공급 부족으로 귀결된다. 서울 마포구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전용면적 59㎡ 전세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이중 가격'이 형성돼 있다. 올해 3월 9억6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이 단지는 지난 4월 5억9300만원에 전세가 이뤄지기도 했다.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격차가 3억6000만원가량인 셈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2년의 시차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2022년 7월 말부터 시세가 높은 가격에 맞춰 동일하게 형성될 것"이라며 "전·월세 가격 상향 평준화는 시간만 남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월세 가격 상승은 결국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무주택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전·월세 가격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까'라는 설문에 응답자 84.3%(43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답변은 15.7%(8명)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신규 공급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보유세·양도세가 완화되지 않으면 기존 매물이 순환되지 않는다"며 "세금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들이 부담을 전가해 전·월세 시장 가격이 상승하고, 매매 시장도 가격이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1만9000가구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입주 예상 물량은 1만3000가구로, 올해 대비 32%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이명수 리얼앤택스 대표는 "세입자들이 오랜 기간 매매 가격이 상승 기조를 보이면서 이에 따른 조정 국면을 예상하는 만큼 전세 선호도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신규 물량 공급은 내년에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다수가 2024년을 전세 시장 안정 시점으로 꼽았다. 이 기간 동안 임차인들은 공급 부족으로 가뜩이나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임대인의 세금 부담이 전가되는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설문조사 결과 '임대인의 세금 부담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에 전가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2.2%인 47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답변은 7.8%(4명)에 불과했다. 고 교수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임대인 우위 시장에서는 보유세 전가 속도가 가파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91%로 전국 평균 19.08%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해마다 상향되면서 집값은 변동이 없어도 공시가격은 상승하는 만큼 주택 소유주의 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승철 유안타증권 수석부동산컨설턴트는 "보유세 인상분이 전·월세 가격으로 전이되면서 전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씨 사례처럼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울며 겨자 먹기'로 인상된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4%인 42명이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느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답변은 17.6%(9명)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1650건이다. 지난달 1일 2만2104건 대비 2.1%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은 1만5716건에서 1만6727건으로 6.4% 증가했다.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도 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율은 37.4%로, 전년 동기 32.6% 대비 5%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전·월세 시장은 매매 시장보다 특히나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며 "전·월세 수요자들이 편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공급이 필요하고, 집주인들에게는 임대차 3법 등의 개선을 통해 세 부담을 전·월세로 전가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문참여자 51인 명단(가나다순)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구명완 엠디엠플러스 대표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권일 부동산인포 컨텐츠3팀 팀장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 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평가팀장 김성제 코람코 자산운용팀장 김세원 내외주건 상무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이사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 김윤수 빌사남 대표 김지은 SH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방송희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 백준 J&K도시정비 대표 성정욱 도우아이앤디 대표이사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윤상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 이동현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이명수 리얼앤택스 대표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이승철 유안타증권 PB지원팀 부장 이은형 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준용 한국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장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임병철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 차장 임성환 ABL생명 WM센터장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조영무 LG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대표 한정탁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권한울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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