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자고 나면 터지는 '남혐 논란'..사과했지만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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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 격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남녀 갈등 현상이 최근 유통업계로 번지는 모습인데요.
남성 비하의 상징으로 알려진 이른바 '집게 손' 광고 포스터가 이번 갈등의 도화선으로 작용했습니다.
장지현 라이브데스크가 유통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들을 개략적으로 정리했습니다.
[기자]
최근 유통업계는 이 손가락 모양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그냥 물건을 짚는 모양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이 집게손가락 모양이 한 페미니즘 커뮤니티에서 사용했던 남성 비하 목적의 그림과 흡사하다는 지적입니다.
그런데 한 편의점 업체에서 이 손가락 그림을 마케팅 포스터에 사용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이때부터 남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숨은 손가락 모양 찾기 운동'이 전개됐고 유통업체들은 급히 과거 포스터까지 찾아서 문제 소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유통업계의 남혐 논란 어떻게 봐야 할지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서나 산업계에서나 요즘 젠더 갈등이 굉장히 큰 이슈입니다.
특히 유통업계는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MZ세대들이 젠더 갈등에 굉장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인데요.
장지현 라이브데스크, 유통업계 남혐 논란 다시 한번 짚어주시죠.
[기자]
편의점 GS25가 지난달 1일 SNS 계정에 올린 캠핑 행사 홍보 포스터입니다.
이 포스터에서 사용된 소시지를 집는 손 모양 일러스트가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사용했던 '남성혐오' 표현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또 포스터에 담긴 영어 문구의 뒷글자를 역순으로 읽으면 메갈(MEGAL)이라는 단어가 됩니다.
논란이 일자 손 모양과 소시지 그림을 삭제하고 수정한 포스터를 다시 올렸지만, 추가된 달과 별 모양의 그림이 서울대학교의 한 여성주의 학회 로고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다시 나왔습니다.
[앵커]
문제가 불거진 회사가 비단 GS25뿐만은 아니더라고요?
다른 유통업체들로도 꽤 많이 번진 것 같던데, 기업들 속앓이가 클 것 같아요?
[기자]
네, 치킨업계에서는 BBQ와 교촌치킨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BBQ는 사이드 메뉴인 소떡소떡, 또 교촌치킨은 '오리지날 치킨'과 '레드콤보'를 두 손가락으로 집는 홍보 게시물이 문제가 됐습니다.
또 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도 카드사와의 협업을 홍보하는 포스터 속 손 모양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손가락 모양을 가지고 남혐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억지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래도 기업들은 되도록이면 논란을 피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 : 실제로 과거 광고까지 다 한번 리뷰했다는 기업들도 있었어요. 그런 손 모양들이 이제까지 안 쓰였던 손 모양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면 조심할 수 밖에 없어요. 기업 입장에서는.]
[앵커]
논란의 출발이었던 GS25는 결국 관련자 징계에 나섰다고 하던데요?
너무 과한 조치란 지적도 있던데, 현재 이 회사의 분위기는 좀 어떻습니까?
[기자]
포스터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가 최근 징계를 받았고, 마케팅 팀장은 보직 해임 됐습니다.
또 플랫폼 BU장과 편의점 사업부장을 겸직하던 조윤성 사장도 편의점 사업부장 직책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소비자, 특히 젊은 남성 소비자들의 반응은 좀 싸늘합니다.
브랜드 이미지 평가에서 GS25는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모든 항목에서 하락했고요.
특히 신뢰성은 13.8%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또 '가지 않고, 사지 않겠다'라는 불매운동도 계속되는 분위기입니다.
GS리테일의 경우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사과하고 책임자 징계에 나섰지만, 다른 회사들은 사과만 하고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다 보니 불매운동이 계속된다는 시각입니다.
[앵커]
기업 입장에서는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리스크를 피하는 게 인지상정이지 않습니까?
사실 걸러내기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어떤 방법들이 거론되나요?
[기자]
2030을 중심으로 한 MZ세대를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나옵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주력 소비자로 성장한 MZ세대의 기호와 선호도, 공정성을 추구하는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밀레니얼제트(MZ)세대가 모든 회사의 의사결정, 외부에 노출되는 커뮤니케이션 광고라든지 이런 것을 검증할 수 있는 위원회, MZ 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기성세대에 비해 공정성을 중시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는 데 관심이 큰 세대의 등장이 기업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점차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내달 통합법인 출범을 앞둔 GS리테일이 때아닌 악재를 만나 요즘 고민이 깊어 보입니다.
이번 GS리테일 사태처럼 온라인에서 이슈가 확대돼 기업들이 의도치 않게 타격을 받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요.
GS리테일은 남혐 논란을 야기한 포스터 관련자에 중징계를 내리고, 조윤성 사장의 편의점 사업부장직 겸직을 해제하는 등 강경 조치를 내렸습니다.
당장 해당 기업들이 '남혐 기업' 꼬리표룰 떼고 소비자 마음을 돌리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업계와 소비자는 물론 저희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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