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경의행복줍기] 윤여정과 앤서니 홉킨스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생물학자인 ‘진 로스탠드’는 “사람이 뭔가를 추구하고 있는 한 절대로 노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0년이 그동안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앙코르 시니어’시대라면 2021년은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은퇴 후 새롭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시니어 노마드’시대다. 이 시기는 절대로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자식을 위해 일방적으로 퍼주고 헌신하는 것도 멈춘다. 비로소 누구에게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찾고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활용한다. 최고령 유튜버, 시니어 전문 모델, 사진작가, 소설가, 시인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들이 나타나며 자신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한다. 그러나 모든 노인이 긍정적인 해법을 찾는 건 아니다.
한 선배는 유치원생인 손자를 위해서 증여세가 면제되는 한도액만큼 손자의 이름으로 주식을 샀다. 무엇보다 안정성을 우선으로 주식을 선택했다. 손자가 대학교에 갈 때쯤이면 제법 큰 돈이 되어서 학비에 충분히 보탤 수 있다는 상상으로 마음이 뿌듯했다. 그런데 철석같이 믿었던 주식이 계속 가격이 떨어져 30퍼센트의 손해가 발생했다. 선배는 매일 손실액을 계산하며 평범한 일상이 주는 여유와 행복을 잃어갔다. 한 친구는 매일 맞벌이를 하는 아들 내외에게 반찬을 만들어 갖다준다. 시간이 남아도는 데 자식을 위해서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건 직무유기라고 생각했다. 냉장고가 넘치도록 반찬을 받는 아들과 며느리는 곤혹스럽다. 괜찮다고 해도 꿋꿋하게 반찬으로 애정을 표시하는 어머니가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행복한 노인이 되려면 제일 먼저 자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젊은 그들은 알아서 잘 산다. 정작 신경 써야 될 사람은 노인이 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잘 챙기는 게 나와 주위사람을 위하는 일이다. 노인이라 지칭하는 대상은 65세 이상 인구를 말한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늘어가는 요즘 노인이 행복하고 건강해야 사회가 행복하고 건강하다는 말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인으로 살려면 무엇이 있어야 할까? 배우 앤서니 홉킨스와 배우 윤여정, 두 사람에게 그 해답이 있지 않을까 한다.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열심히 하는 것. 만약 자신의 일이 없다면 찾아내서 열심히 즐겁게 하는 것. 노을의 나이 노인, 노을처럼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조연경 드라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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