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경의행복줍기] 윤여정과 앤서니 홉킨스

남상훈 2021. 6. 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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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 어느 때보다 열렬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앤서니 홉킨스(영화 더 파더), 여우조연상은 윤여정(영화 미나리)이 수상해 노인의 파워를 눈부시게 입증했다. 특히 우리나라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씨는 나이라는 그늘에 짓눌려 무기력해지는 노인에게 ‘무엇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라는 자신감과 열정을 심어 주었다. 그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꿈은 젊은이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생물학자인 ‘진 로스탠드’는 “사람이 뭔가를 추구하고 있는 한 절대로 노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0년이 그동안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앙코르 시니어’시대라면 2021년은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은퇴 후 새롭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시니어 노마드’시대다. 이 시기는 절대로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자식을 위해 일방적으로 퍼주고 헌신하는 것도 멈춘다. 비로소 누구에게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찾고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활용한다. 최고령 유튜버, 시니어 전문 모델, 사진작가, 소설가, 시인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들이 나타나며 자신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한다. 그러나 모든 노인이 긍정적인 해법을 찾는 건 아니다.

한 선배는 유치원생인 손자를 위해서 증여세가 면제되는 한도액만큼 손자의 이름으로 주식을 샀다. 무엇보다 안정성을 우선으로 주식을 선택했다. 손자가 대학교에 갈 때쯤이면 제법 큰 돈이 되어서 학비에 충분히 보탤 수 있다는 상상으로 마음이 뿌듯했다. 그런데 철석같이 믿었던 주식이 계속 가격이 떨어져 30퍼센트의 손해가 발생했다. 선배는 매일 손실액을 계산하며 평범한 일상이 주는 여유와 행복을 잃어갔다. 한 친구는 매일 맞벌이를 하는 아들 내외에게 반찬을 만들어 갖다준다. 시간이 남아도는 데 자식을 위해서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건 직무유기라고 생각했다. 냉장고가 넘치도록 반찬을 받는 아들과 며느리는 곤혹스럽다. 괜찮다고 해도 꿋꿋하게 반찬으로 애정을 표시하는 어머니가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행복한 노인이 되려면 제일 먼저 자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젊은 그들은 알아서 잘 산다. 정작 신경 써야 될 사람은 노인이 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잘 챙기는 게 나와 주위사람을 위하는 일이다. 노인이라 지칭하는 대상은 65세 이상 인구를 말한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늘어가는 요즘 노인이 행복하고 건강해야 사회가 행복하고 건강하다는 말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인으로 살려면 무엇이 있어야 할까? 배우 앤서니 홉킨스와 배우 윤여정, 두 사람에게 그 해답이 있지 않을까 한다.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열심히 하는 것. 만약 자신의 일이 없다면 찾아내서 열심히 즐겁게 하는 것. 노을의 나이 노인, 노을처럼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조연경 드라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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