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세금폭탄' 엄포에도.. 매물 줄고 집값은 더 뛰어

정순우 기자 2021. 6. 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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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보유세·양도세 중과 시작

정부가 지난해 7·10 대책을 통해 예고했던 다주택자 보유세,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조치가 1일 시작됐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대폭 늘린 것은 주택 매각을 유도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작년 7·10 대책 발표 후 아파트 매물은 오히려 줄었고, 지난 1년간 집값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중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최근엔 다주택자들이 세금 중과를 피하려고 시장에 내놓았던 절세(節稅) 매물까지 거둬들이는 분위기여서 올 하반기 거래 절벽과 집값 불안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세금 폭탄 엄포에도 전국 아파트 값 14% 올라

1일 KB국민은행 집계에 따르면, 7·10 대책이 나온 작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4.26% 올랐다.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 서울은 15.07% 올랐고, 수도권(17.7%)과 지방 5대 광역시(13.01%) 모두 10% 넘게 급등했다. 1년 전 같은 기간(2019년 7월~2020년 5월)의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은 2.65%에 불과했으니, 상승 폭이 5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올해 1월~5월 아파트 값 상승률 역시 전국 7.93%로 5개월 상승률로는 2002년(12.53%) 이후 가장 높다.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율을 기존 0.6~3%에서 1.2~6%로 조정하고, 양도세 최고세율은 65%에서 75%로 올렸다. 대신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도록 양도세 중과 조치는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올해 6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가 세금 폭탄을 예고하고, 약 1년의 유예 기간을 줬음에도 집값이 급등한 것은 다주택자들이 정부 기대만큼 집을 팔려고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작년 7월 10일 7만5490건에서 이달 1일 4만5223건으로 40.1%나 줄었다. 지난달 1일(4만8152건)과 비교해도 6.1% 줄었다. 광주(-13%), 인천(-12.5%) 등의 지역에서도 최근 한 달 사이 매물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매물이 적으니 거래도 뜸했다. 서울 주택 매매거래는 비수기인 1월 1만2275건에서 봄 이사철인 4월 1만1873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반면 서울에서 주택 증여는 1월 1973건에서 4월 3039건으로 급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세금 부담에도 버티거나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 생각처럼 많은 매물이 풀리진 않았다”며 “최근 서울시장이 바뀐 데다 내년 대선도 있다 보니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월부터 집값 급등, 올해도 재연되나

세금 중과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이제 시장 관심은 하반기 집값에 쏠리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5월보다 6월이 높았다. 2019년은 5월 집값이 0.04% 떨어졌다가 6월엔 0.14% 올랐고, 지난해 역시 5월 보합(0%)에서 6월 0.45% 오름세로 돌아섰다. 올해 5월 서울 아파트값은 0.4%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도 6월부터 절세 매물이 회수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도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집값이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랐지만, 지난해 주택임대차법 개정 후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어 전세가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현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집값 하향 안정화를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데이터노우즈의 김기원 대표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등 정부의 공급정책이 나오고 있는 데다, 내수 경기도 안 좋기 때문에 매물이 준다고 당장 집값이 오를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집값 예측은 어려워도 하반기 ‘거래 절벽’은 확실해 보인다”며 “거래가 줄면 작은 이슈나 간혹 성사되는 거래에 시장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어 주택 수요자의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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