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날씨가 왜 이래

고두현 2021. 6. 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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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왜 이렇지. 벌써 장마인가?" 지난 4월 때 이른 더위에 이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내내 비가 자주 내리는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예년의 5월 평균 강우일이 11일인데, 올해는 18일이나 비가 왔다.

최장 장마가 이어진 지난해에는 6월 24일부터 54일간 비가 왔다.

중부지방에서 장맛비가 먼저 시작되는 '거꾸로 장마', 한쪽 지역에만 비가 쏟아지는 '반쪽 장마' 등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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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왜 이렇지. 벌써 장마인가?” 지난 4월 때 이른 더위에 이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내내 비가 자주 내리는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예년의 5월 평균 강우일이 11일인데, 올해는 18일이나 비가 왔다. 어제 새벽까지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퍼부었고 우박도 평년의 다섯 배나 쏟아졌다.

일본에는 지난 5월 11일 장마가 들이닥쳤다.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다. 중국 남부에도 “하늘의 수도꼭지가 열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폭우와 강풍이 몰아쳤다. 열흘 빨라진 장마로 양쯔강 일대 97곳에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5월 폭우 탓에 장마가 빨리 오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최장 장마가 이어진 지난해에는 6월 24일부터 54일간 비가 왔다. 강수량도 6월 183.8㎜, 7월 420.7㎜, 8월 401.6㎜나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이보다 덜하고 강수량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평균기온은 작년보다 높겠지만, 찬 공기를 몰고 오는 ‘음(-)의 북극진동’ 때문에 2018년 같은 폭염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블로킹(주변 대기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지난해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평년보다 두 배 많을 것이라던 예보는 이런 변수 탓에 완전히 빗나갔다.

장마의 형태도 바뀌고 있다. 과거 장마전선은 남쪽에서 북상했지만 몇 해 전부터 달라졌다. 중부지방에서 장맛비가 먼저 시작되는 ‘거꾸로 장마’, 한쪽 지역에만 비가 쏟아지는 ‘반쪽 장마’ 등이 나타났다. 강수량이 늘면서 “우리도 동남아처럼 ‘우기(雨期)’라는 용어를 도입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기상변화가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지만, 기압 패턴이 점점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상기후야말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므로 재해예방에 힘쓰는 수밖에 없다.

기상변화를 겁낼 필요도 없다. 지구온난화는 수천 년 주기의 변화 과정일 뿐이다. 지역별 변동도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자연의 균형을 되찾는 현상이다. 영국 비평가 존 러스킨은 “나쁜 날씨란 없고 서로 다른 좋은 날씨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에도 “쨍쨍한 날만 계속되면 땅이 사막으로 변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니 “햇빛이 있는 동안 건초를 만들라”는 세르반테스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게 더 현명한 일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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