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막는 분상제..부동산원 '트집'에 세운지구 분양지연
수차례 감정평가로 시간 지연
시행사 금융비용만 월 수십억
HUG 보증 안해주며 인하압박
"분양가 보증업무 경쟁시켜야"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세운지구) 3-1·4·5구역은 지난해 7월 분양가상한제 택지비 감정평가를 신청한 이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 차례 택지비 감정평가에서 공시지가 대비 현저하게 낮은 금액이 나왔고, 이후 재평가에도 금액이 하향 조정되면서 사업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사업비(비용)는 600억원가량 늘었지만 택지비는 오히려 더욱 줄였다"며 "계속 해결이 지연되면서 한 달에만 수십억 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분양가상한제에서 감정평가액이 택지 매입금액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새로운 토지를 매입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개발 지연 요인은 택지비 산정 절차뿐만이 아니다. 세운 3-1·4·5구역은 2019년 분양가 산정과 관련해 이미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시행사는 당초 세운 3-1·4·5구역에 아파트 1022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HUG가 제시한 평(3.3㎡)당 일반 분양가는 2750만원이다. HUG 분양가로는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었던 시행사는 결국 공급 계획을 도시형생활주택 487가구, 아파트 535가구로 변경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아파트인데 턱없이 낮은 분양가로 인해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운 6-3-3구역 역시 당초 아파트 700가구 공급이 계획됐지만 분양가가 사업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판단으로 인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설계가 변경됐다. 시행사 측은 감사원에 감사 청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원 관계자는 "기준이 되는 표준지공시지가는 개별공시지가와 괴리가 크기 때문에 기준대로 해도 사업자가 원하는 금액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세운 일부 구역은 검토가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재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분양가상한제·고분양가 관리제도로 민간 공급이 막힌 것은 세운 3-1·4·5구역뿐만이 아니다.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온천4구역'은 분양가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착공을 먼저 시작했다. 이 구역은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를 내걸고 단독으로 시공하는 4000여 가구 규모 초대형 아파트 단지다. 조합과 HUG는 평당 분양가로 각각 1900만원, 1628만원을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대전에서는 '분양 대어'로 꼽히는 대전 숭어리샘 자이아이파크(탄방1구역)가 분양가 협상에 진전이 없는 탓에 일정이 계속 밀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숭어리샘 조합 측은 평당 분양가를 200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HUG에서는 1100만원가량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HUG는 단순 보증기관인데 독점이란 권한을 악용해 분양가 통제 역할을 담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HUG는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제도 개선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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