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란 무엇인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 국내서 첫 공식 확인

이현경 기자 2021. 5. 3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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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정맥동 혈전 발생에 혈소판 감소
27일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예방접종 이상반응 안내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혈전증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공식 확인됐다. 이 혈전증은 혈소판 감소를 동반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으로 불린다. 그간 국내에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여럿 보고됐다. 하지만 모두 혈소판 감소가 확인되지 않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부작용 사례로 분류되지 않았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30일) 저녁 혈액응고장애자문단회의를 개최해 해당 사례를 검토한 결과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사례 정의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확정검사인 혈소판 인자에 대한 항체검사를 진행한 결과 오늘(31일) 양성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사례는 취약시설에 종사하는 30대 초반 남성으로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이달 9일 심한 두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계속됐고, 이달 12일에는 경련까지 나타나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추진단에 따르면 담당 의료진은 이 남성의 예방접종 이력을 고려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대응지침에 따라 항응고제 치료를 진행했다. 추진단은 이 남성이 적절한 치료를 받아 건강상태가 호전됐고 현재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포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은 혈소판 감소 및 일부 출혈과 함께 발생하는 뇌정맥동혈전증(CVST), 내장정맥혈전증(SVT)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부작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 추진단장은 “(이 남성은) 뇌정맥동에 혈전이 생겼고, 혈소판 숫자가 1만5000개 이하로 감소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의) 임상 기준에 부합했다”며 “혈소판 인자에 대한 항체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면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31일 0시 기준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인구는 327만2110명이다. 인구 100만 명당 부작용 발생 빈도로 환산하면 0.3건 수준이다. 다만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영국은 인구 100만 명당 9.5건(20일 기준), 유럽연합(EU) 10건(4월 16일 기준) 등으로 한국보다 훨씬 많다. 정 추진단장은 “우리나라도 접종이 진행되면서 이상반응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 연령과 관련해서도 추진단은 이번에 확인된 사례가 30세 이상인 만큼 향후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30대 이상에만 접종한다는 기존의 권고 지침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3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는 접종 이득이 희귀 혈전 발생에 따른 위험보다 크지만, 20대는 유일하게 부작용 위험이 더 크다는 전문가 자문회의 결정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0대 이상에서만 접종하고 있다. 

정 추진단장은 “아직은 30대 이상에서 접종 이득이 더 크다는 점이 변동되지는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부작용 발생 빈도나 위험도를 통해 접종 기준 조정은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 부작용이다. 미국은 전 연령대에 얀센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얀센 백신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마찬가지로 30세 이상만 맞을 수 있다.

추진단은 다음달 1일부터 미국이 한국군 지원용으로 제공하는 얀센 백신 101만 회 분에 대한 접종 예약이 시작되고, 접종 대상이 30대 남성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료계와 협력해 부작용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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