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증여, 7·10대책 전보다 2배↑..세종, 올들어 최다

김미영 2021. 5. 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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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보유세·거래세 강화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증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정부 예상대로면 다주택자들은 세제 강화 전에 파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어야 하는데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더 컸던 셈"이라며 "증여할 수 있는 아파트 물건에 한계가 있겠지만 추세상 5월까지도 증여 증가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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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 거래 통계 보니
서울 아파트 거래, 3건 중 1건 '증여'..예년엔 10건 중 1
"집값 오르는데 물려주지 왜 팔아"
"정부 패착..증여 증가·매물 품귀 계속된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월 1일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보유세·거래세 강화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증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세금 부담이 늘기 직전에 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봤지만, 다주택자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에 파는 대신 증여를 택했단 분석이다.

서울 일대 아파트(사진=연합뉴스)
3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4월 전국 아파트의 증여 건수는 8931건으로 집계됐다. 전달 1만281건에 이어 과거 평균치를 웃돈다.

증여 건수는 정부가 다주택자·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최대 6%로 올리고 양도소득세는 최대 75%까지 매기도록 한 작년 6·17, 7·10대책을 내놓은 이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15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는 월평균 4347건이었으나, 2020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월평균 8831건으로 두 배 넘게 치솟았다.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서울은 4월 증여건수가 1528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709건인데, 이 중 재건축·재개발로 조합에 소유권을 이전한 거래량(5879건)을 제외한 5830건 가운데선 26%를 차지한다. 2020년 6월엔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1건에 불과했던 증여가 올 4월엔 3건 중 1건으로 늘었단 얘기다.

서울 가운데서도 서초구의 증여 건수가 두드러졌다. 일반 매매건수와 거의 흡사한 수준이다. 총 아파트 거래건수는 2098건으로, 재건축이 진행 중인 반포주공1단지 등에서 이뤄진 소유권 이전 거래(1695)를 빼면 일반 매매 201건, 증여 183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 1월~2020년 6월 월평균 79건에 그쳤던 아파트 증여는 2020년 7월 이후 월평균 164건으로 뛰었다.

지난해 전국 집값 상승률 1위였던 세종에서도 증여가 눈에 띄게 이뤄졌다. 148건으로 올해 최다 기록을 썼다. 세종에선 2020년 7월 이후 매달 평균 127건 아파트 증여가 이뤄졌는데, 직전 1년(월평균 46건)과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이는 정부의 기대 혹은 예측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10대책 발표 직후 “다주택자에게 1년 내로 주택을 매각하라는 사인”이라고 매도를 종용했다. 올 1월에도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길 기대하면서 매물 동향을 각별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부동산 세제 강화 시행이 다가올수록 매물은 줄고 증여만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되는 중이다. 전국 아파트의 순수 매매 건수는 2020년 7월 10만2482건에서 올 4월 5만9232건으로, 서울은 같은 기간 1만1106건에서 4194건으로 반토막 수준이 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패착이 매물 감소와 거래 절벽, 증여 증가만 낳았단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정부 예상대로면 다주택자들은 세제 강화 전에 파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어야 하는데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더 컸던 셈”이라며 “증여할 수 있는 아파트 물건에 한계가 있겠지만 추세상 5월까지도 증여 증가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김 소장은 “지금껏 팔지 않은 아파트를 양도세 최대 75%를 내면서 팔 리 없다”며 “매물 절벽과 호가 상승 흐름이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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