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암초 만난 '공공개발'.. 첫삽 뜨기도 어렵다

김노향 기자 2021. 5. 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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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방향 잃은 '공공개발' 무산되나-① : 정권 1년 앞두고 표류하는 공공개발

[편집자주]시작은 야심 찼다.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어 올 2월 정부는 도심의 주택공급 부족 문제와 집값 불안을 해결할 카드로 ‘공공개발’을 내놨다. 현 정부 들어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며 수도권 신규 주택난이 가중됐다는 지적에 따라 나온 새로운 방식의 개발이었다. 민간건설업체가 아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공공임대와 인프라에 투자해 공공의 이익을 늘린다는 명분이다. 시공은 민간업체가 맡기 때문에 각종 인·허가 절차를 줄여주고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연면적 비율) 규제를 풀며 토지주에겐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적용 예외의 당근도 제시했다. 하지만 올 3월 촉발된 LH 임·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사태로 공공개발을 추진하던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긴급 교체됐다. 신임 노형욱 장관은 ‘민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태세를 전환했다. 토지주의 반대와 LH 조직개편안까지. 공공개발이 곳곳에 암초를 만났다.

공공 재개발·재건축 방안은 지난해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당시 5·6 대책과 8·4 대책을 통해 나왔다. 하지만 현 정부 두 번째 국토부 장관인 변창흠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후 다시 2·4 대책이 발표됐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현 정부가 공공개발을 처음으로 들고 나온 것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들어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며 민간 재건축시장이 얼어붙자 정부는 공공이 참여해 각종 인·허가 절차와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 규제를 완화하는 공공 재개발·재건축 방안을 내놓았다.

민간 건설업체를 대신해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인·허가 절차와 용적률 규제 등을 완화하되 공공임대비율을 늘려 무주택자 주거안정을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민간의 과도한 개발 이익을 제한해 공공에 기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공공 재개발·재건축 방안은 지난해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당시 5·6 대책과 8·4 대책을 통해 나왔다. 하지만 현 정부 두 번째 국토부 장관인 변창흠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후 다시 2·4 대책이 발표됐다. 정부는 ‘공공 직접시행’이란 방식을 제시했지만 규제 완화와 공공이 시행에 참여한다는 큰 틀에선 변함이 없었다.

정권 1년을 남겨두고 국토부 장관이 긴급 교체되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올 5월 취임한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느닷없이 민간을 강조해 공공개발의 난관을 예고했다. 노 장관은 취임 나흘 만인 5월18일 김현준 LH 사장 등 공공기관 수장과 한국주택협회 등 민간협회장을 모아놓고 ‘민간 협조’를 구했다.

이 자리에서 노 장관은 “공공 주도 개발과 민간 개발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지난 1년 동안 추진돼 온 공공개발 방침을 전면 뒤집는 것이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란 시각도 있다. 통상 10년 이상 소요되는 정비사업이 정부 특권을 이용해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공공개발의 최대 이점이지만 정권 말 공공이 주도해 새로운 방식의 개발사업을 진행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간개발을 중시하며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공조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제 개발 현장에선 주민들 사이에서 이견으로 인한 다툼이 발생했고 앞서 서울시도 지난해 공공개발 추진 초기 이 같은 방식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내 정부와 불화를 겪었다. 올 3월 LH 직원 3기신도시 불법 투기 사태가 공공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워 사실상 공공개발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김은옥 디자인 기자


공공개발하면 수익률 얼마?


이 같은 우려에도 정부가 이제 와서 공공개발을 중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국토부는 지난 4월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 5곳을 선정했다. 후보지 자격은 주민 동의율이 10%만 충족돼도 얻을 수 있다. 101곳이 신청했고 이 중 영등포 신길13·중랑 망우1·관악 미성건영·용산 강변강서·광진 중곡 등이 선정됐다. LH와 SH가 각각 2곳과 3곳을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후보지 5곳 사업효과를 분석한 결과 1단계 종상향을 적용하는 등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통해 기존 대비 용적률이 평균 178% 포인트(162%→340%) 증가하고 공급 가구 수는 현행 대비 2232가구(1.5배) 증가, 조합원 분담금은 민간 대비 평균 52%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3월엔 상계3·천호A1-1·동작구 본동·금호23·숭인동 1169·신월7동-2·홍은1·충정로1·연희동 721-6·거여새마을·전농9·중랑구 중화122·성북1·장위8·장위9·신길1 등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16곳이 선정됐다. 정부는 공공시행 특례로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고 토지주가 민간 정비사업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구역을 예로 들면 59㎡(전용면적) 분양 시 공공직접시행 토지주는 분담금이 4000만원 이상 감소했다.

정부는 공공직접시행이 주민 50% 동의를 먼저 이루면 선도지로 지정되는 인센티브가 있고 최고 30%포인트 추가 수익도 보장한다고 제시했다. 정부가 C재개발구역 수익률을 추정한 결과 민간재개발 42%, 공공재개발 52%, 공공직접시행 72% 등의 수익률이 예상됐다. 이는 신축 시세와 토지주 분양가 및 종전 자산가액을 고려한 수치다.

김은옥 디자인 기자


주민 10% 동의로 사업 확정?


높은 수익률을 제시했음에도 일부 공공개발 추진 지역에선 토지주 항의가 빗발치고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등 갈등이 불거졌다. 주민 사전 동의율이 10%만 넘어도 사업 신청이 가능하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분쟁을 피할 수가 없다. 실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2차 후보지 선정 심사에서 탈락한 12곳 중 한남1지구를 포함한 4곳은 주민 반대가 가장 큰 이유였다.

정부는 후보지가 선정된 만큼 연내 정비계획 수립을 목표로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추가 동의를 얻는 과정에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빠른 시간에 주민 동의율을 채워 사업이 의미 있는 첫걸음을 시작한 것은 긍정적 신호로 본다”면서도 “강제집행을 하지 않는 이상 나머지 토지주의 동의를 충돌 없이 얻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실제 입주기간이나 최종 수익률이 정부 제시 내용과 같을지 단정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LH는 공공재개발 후보지인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 사업설명회에서 5~6년 안에 입주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분담금은 민간재개발 대비 1억원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증산4구역 한 주민은 “장마철에 비가 새고 하수구가 막히는 환경이어서 이번엔 꼭 정비사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부정적 이유에도 사업성이 낮아 민간재개발이 불가한 노후지역은 공공개발밖엔 대안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주로 민간 정비사업을 추진하기엔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주민 간 갈등과 분쟁, 소송이 사업을 장기간 정체시킨 곳엔 공공의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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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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