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국악 환장의 조합"..옛 군가 역주행 시킨 '아미 타이거'

강재구 2021. 5. 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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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발표한 새 군가 '육군, We육군' 에 '에이아이(AI)드론봇', '아미타이거', '워리어 플랫폼' 등 노랫말의 전체 맥락과 다소 동떨어지는 '튀는 표현'이 담겨 논란이 불거진 뒤, 온라인에서 기존에 발표된 군가를 다시 듣는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육군이 올린 새 군가 영상 댓글에는 "영어와 국악의 환장의 조합", "병사 사기 고취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육군 홍보 노래 같다", "중독성은 모르겠고 독성은 확실히 있다" "노이즈마케팅이면 이건 성공했다" 등 '혹평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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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군가 노랫말과 비교하며 새 군가 혹평
육군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새 군가 ‘육군, We육군’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육군이 발표한 새 군가 ‘육군, We육군’ 에 ‘에이아이(AI)드론봇’, ‘아미타이거’, ‘워리어 플랫폼’ 등 노랫말의 전체 맥락과 다소 동떨어지는 ‘튀는 표현’이 담겨 논란이 불거진 뒤, 온라인에서 기존에 발표된 군가를 다시 듣는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군가 노랫말과 비교하며 새 군가 노랫말을 혹평하는 반응이 다수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전선을 간다’, ‘최후의 5분’ 등 기존의 육군 군가 영상을 다시 찾아봤다는 게시물과 댓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한 유튜브 채널이 올린 ‘전선을 간다’ 군가 영상엔 이달초 “아미타이건가 듣고 왔습니다”는 댓글이 달렸는데 ‘좋아요’ 수가 3000여개에 달했다. “육군, we 육군 듣다가 귀 정화하러 왔다”, “새로 나온 군가보다 이게 훨씬 낫다” 등의 댓글도 달렸는데 ‘좋아요’ 수가 600개를 넘겼다. 이 영상은 2018년 1월에 올라온 영상이지만 지난 일주일 사이 댓글 150여개가 달렸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이 2018년에 올린 ‘최후의 5분’ 군가 영상의 댓글창도 비슷했다. 한 누리꾼은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군가는 모국어로 하는 것이 멋지고 당연한 것”이란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군가 영상을 올린 대부분의 유튜브 채널엔 “귀 정화하러 오신 분이 저뿐만은 아니겠죠” 같은 댓글이 달려있다.

육군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새 육군가 ‘육군 ,We육군’에는 ’고 워리어(Go warrior)’, ‘아미 타이거(Army tiger),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 등 영어 단어가 다수 포함됐다. 당시 육군은 “아미타이거, 워리어플랫폼 등은 미래전장을 주도하기 위해 함께 싸우는 전우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육군 장병에게 공모작 1200여편을 받은 뒤 우수작으로 입상한 작품 등을 바탕으로 육군본부 공보 정훈실에서 노랫말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발표 이후 일부 한글 단체들이 새 군가가 국어사용 촉진을 위한 국어기본법 위반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현행 국어기본법에선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를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육군이 올린 새 군가 영상 댓글에는 “영어와 국악의 환장의 조합”, “병사 사기 고취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육군 홍보 노래 같다”, “중독성은 모르겠고 독성은 확실히 있다” “노이즈마케팅이면 이건 성공했다” 등 ‘혹평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아울러 육군이 새 군가 가사를 가사공모 및 전문 작사가에게 의뢰를 진행했다가 이를 제외한 채 자체적으로 다시 작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새 군가 제작을 추진하면서 육군 장병 및 군무원을 대상으로 21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가서 공모를 진행했다. 아울러 전문 작사가에게 300만원을 주고 가사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당시 작사가가 육군에 제출한 가사에는 최근 논란이 된 영어식 표현은 없었다. 이 의원은 “이번 육군의 새 군가는 비장하고 엄숙하다는 편견을 깨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영어가 난무해 발음이 어렵고 희화화됐다”며 “육군은 지금이라도 지적을 받아들여 가사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문제의 단어가 음악에 전문성이 없는 군 고위 간부들의 뜻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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