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선물한 '구르마 십자가' 그레고리 추기경 입맞춰 화답(종합2보)
'가톨릭 신자' 文대통령 "제가 디오테모, 뵙게돼 영광"
[이데일리 김정현 김영환 기자·워싱턴(미국)=공동취재단]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윌튼 그레고리(Wilton Gregory) 추기경 겸 워싱턴 대교구 대주교를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 인종 간 화합, 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DC 시내의 한 호텔에서 그레고리 추기경과 환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과 그레고리 추기경은 모두 마스크를 벗은 채 소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 어려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고, 갈등도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며 그레고리 추기경이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고 1주기가 화합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0월 로마를 방문해 교황님을 뵈었는데, 한반도 통일을 축원하는 특별미사를 봉헌해 주시는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다”며 “여건이 되면 북한을 방문해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싱턴과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5만명의 교민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15년간 애틀랜타 대주교로 활동했는데, 한국인들의 친절과 배려, 화합에 대한 열망을 잘 안다. 한국 사람들은 존중과 사랑을 받으면 보답하는 정신이 있다. 늘 함께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이 끝나고 ‘손수레 십자가’(구르마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수십 년 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를 사용하지 않게 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이 십자가로 만들었다”며 “노동자의 땀이 밴 신성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성스러운 상징이라며 십자가에 입을 맞췄다.
끝으로 그레고리 추기경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복 기도를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평소 인종 간 화합을 강조해온 그레고리 추기경이 한국 등 아시아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늘 관심을 갖고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앞서서도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한편 그레고리 추기경은 17년 전 한국 방문 경험을 설명하면서 당시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환대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으며 다시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2004년 아시아·남태평양 주교회의 참석차 방한해 서울과 대전을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 국민들의 돈독한 우정과 폭넓은 교류가 한미 관계의 소중한 저력이라고 하고, 가까운 시일 내 그레고리 추기경이 한국을 다시 찾아 주기를 바란다고 초청의 뜻을 보였다.
김정현 (thinker@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문]한미정상 성명…“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北인권 개선에 협력”
- 비트코인, 4500만원대로 내려앉아…이더리움·도지코인 12% 급락
- "美모더나, 일본에 백신생산 검토"…한국은?
- 101개국 1위·MV 1억뷰…방탄소년단, '버터'로 전 세계 녹여[종합]
- 964회 로또 당첨 번호 6·21·36·38·39·43…보너스 번호 30
- 이 와중에…200% 급등한 이 코인
- [슈팅스타] 리지 "음주운전자는 살인자" 부메랑 됐다
- [위클리 코인]`규제에 울었다`…반토막 난 비트코인
- [스크린PICK]흥 폭발 '분노의 질주'·'스웨그에이지'
- [法&勞]중앙선 침범도 출퇴근 산업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