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정훈장교1기 이서인 시인 첫 시집 출간.."마중'은 마음이 가는 중"

2021. 5. 21. 10: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봄이 왔는지, 또 갔는지 우리는 모호한 계절을 지나는 중이다.

그래서 아쉬운 봄, 이서인 시인의 봄마중 시들은 그런 갈증을 한껏 채워준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된 사회를 묘사한 '잠시 멈춤', 사랑하는 사람을 마중 나가는 모습을 그린 '마중', 힘든 일을 이겨내며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는 '또 다른 하루', 생명을 적시는 봄비의 모습을 담은 '봄비' 등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봄이 왔는지, 또 갔는지 우리는 모호한 계절을 지나는 중이다. 지천으로 핀 마스크 하얀 꽃, 사람들의 예전 같지 않은 꽃마중, 비바람 잦은 궂은 날씨에 봄꽃들은 어지럽고 낯설어 소리없이 짧게 피었다 졌다.

그래서 아쉬운 봄, 이서인 시인의 봄마중 시들은 그런 갈증을 한껏 채워준다.

‘봄의 길목 서성이는 경의선숲길/팝콘처럼 터질 그날 기다리며/목련 볼살 살짝 부풀어 올랐다//밤새 내린 봄비에 노란 우산 활짝 펼친 영춘화/제일 먼저 봄 마중 나섰다(…)//이 비 그치면/겨우내 움츠렸던 내 사랑도/봄 햇살 가득 담고/두 손 벌려/그대를 마중하리’(‘봄마중’)

‘가끔 꽃샘바람/꽃망울 사이 휘저으며/낙화를 재촉하지만//상처 입은 꽃잎마저/마지막 순간까지/허리 꼿꼿이 세우고/안간힘 쓰고 있는/지금은 봄봄’(‘봄 이야기’)

‘가보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을/라일락 꽃향기를 들이마신다/사랑 너도 그렇다/설익은 감정으로 두드려 보아도 열리지 않는 그대 마음’(‘라일락 향기 맡으며’)

여자정훈장교1기 출신 이서인 시인의 첫 시집 ‘지금 너를 마중 나간다’는 마중이 중심에 있다.

시인은 “마중은 마음이 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눈보다 발보다 그 사람을 보고 싶은 마음이 먼저 가고 있는 것이다.

100편의 시들은 주변과 자연, 맺어온 인연들, 자라나고 어머니가 계시던 고향, 군생활과 나라 등 인생의 여러 만남을 시로 마중한다. 일상의 소재와 친근한 시어, 톡톡 튀는 감각과 리듬은 쉽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시인의 눈에 담긴 세상은 아름답고 따뜻하기만 한 건 아니다. 때로 힘겹고 버겁지만 사랑이 있어 한발 더 내딛게 하는 힘을 준다.

‘뉴스에서 경고하는/미세먼지 수치보다/창밖 북한산 자락이 숨어버리면/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미세먼지’)

‘그저 덥다는 말만으로는/턱없이 부족한 한여름 폭염/하악하악 숨소리만이/공간을 가득 메웠다(…)/올 가을 다가올/자식 놈 등록금 생각하며/작업모 한 번 추스르고/하악하악 숨 고르며/뚜벅뚜벅 발걸음 내딛는다’(‘폭염’)

시집에는 시를 노래로 만드는 싱어송 라이터 신재창 씨가 작곡한 4편의 악보도 수록돼 있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된 사회를 묘사한 ‘잠시 멈춤’, 사랑하는 사람을 마중 나가는 모습을 그린 ‘마중’, 힘든 일을 이겨내며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는 ‘또 다른 하루’, 생명을 적시는 봄비의 모습을 담은 ‘봄비’ 등이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마중은 너를 맞이하기 위해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는 적극적인 행동의 표시”라며, 자연을 마중하러 나가야 두 눈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내가 먼저 마중하여 손을 잡아줄 때 인연으로 맺어질 수 있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