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빌딩 LTV 규제.. '막차 수요' 몰리나
정부가 꼬마빌딩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에 돌입하며 꼬마빌딩 투자도 격변기를 맞게 됐다. 업계에선 오는 7월 대출 규제가 강화(토지거래허가구역 내 LTV 40%)되기 전 삼성동·청담동·대치동·잠실동 일대 ‘막차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전(全) 금융권에서 꼬마빌딩을 포함해 토지, 오피스텔, 상가 등 비(非)주택에 대한 LTV가 최대 70%로 제한됐다.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담긴 규제가 시행된 것이다.
이번 규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농지 투기 사태 이후 나온 조치다. LH 직원들이 농지를 매입하며 북시흥농협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토지와 건물에 대한 대출 규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는 “느슨한 규제를 악용해 과도한 LTV를 적용하거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취급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라면서 “오피스텔 담보 가계대출의 평균 LTV는 51.4%로 실수요의 경우 주거 부담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최근 수요가 몰리는 꼬마빌딩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대출 규모가 이전보다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기존 비주택 담보대출은 은행에서 매수자 신용도나 물건의 상태에 따라 개별로 대출금액을 적용했다. 통상 60~70%, 은행의 판단에 따라 80%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새 LTV 규제는 70%로 제한되지만, 기존과 최대 10%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없다. 또 9억원 초과 시 20%, 15억원 초과 시 0%가 적용되는 아파트와 비교하면 여전히 꼬마빌딩은 대출이 유리한 부동산 투자처다. 아울러 이번 규제는 가계대출 관리방안에 속해, 개인이 비주택 부동산을 살 때만 적용되기 때문에 법인 명의로 꼬마빌딩을 사는 데는 이전처럼 제한이 없다.
김윤수 빌사남 대표는 “법인이 꼬마빌딩을 살 땐 대출이 70~80%까지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이 꼬마빌딩을 살 땐 대출이 웬만해선 70%를 넘지 않는다”면서 “어차피 개인 투자자의 대출이 70% 이하였기 때문에 이번 대책이 꼬마빌딩 시장에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다가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LTV 40%’ 규제가 꼬마빌딩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LTV를 40%로 한 번 더 조일 예정이다. 이 경우 대출금액이 전보다 꽤 줄어들어 꼬마빌딩 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꼬마빌딩 시장에선 강남 선호 현상이 짙은데,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여 있다.
김 대표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대출이 40%로 낮아지면 전보다 크게 낮아지는 것”이라면서 “규제 리스크 회피 수요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의 꼬마빌딩 투자 ‘막차 수요’가 한동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금융센터 지점장도 “LTV 70% 규제 영향은 비교적 작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LTV 40% 규제가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상가나 오피스도 일정 부분 자가사용이 의무인데, 건물주가 점포를 직접 운영해야 해 실사용하기 어려운 상가 용도 꼬마빌딩은 현재도 매도가 쉽지 않다”면서 “반면 실사용이 쉬운 오피스 용도 꼬마빌딩은 가급적 대출 규제 전 사려는 ‘막차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심사 절차는 완전히 다르고, 어느 나라에서도 법인이 빌딩을 매입하며 대출을 받을 때 LTV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LTV 70%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LTV 40% 규제는 따라서 개인 매수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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