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KBL과 IMG의 합작품, 첫 번째 수혜자 삼일상고 이주영

김영훈 2021. 5. 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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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3월 20일에 진행되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지난 2020년 12월 13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챔피언스파크 체육관. 주말 아침부터 20명의 선수들이 체육관에 모였다. 중고농구연맹 추천선수들과 10개 구단 연고지명 선수 및 장신자 발굴 프로그램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2021년 1월 4일부터 미국 IMG 아카데미에서 연수 기회를 잡기 위해 모인 것. 단 두 자리를 위해 20명의 선수들이 열띤 경쟁을 벌인 가운데, 선발된 선수는 삼일상고 이주영(189cm, 가드)과 제물포고의 구민교.

둘은 실기 테스트, 서류 면접을 통해 좋은 기회를 잡았고, 1월부터 3월까지 미국에 체류하게 됐다. 코로나 상황에 쉽지 않은 기회를 잡은 이주영과 구민교는 8주간의 프로젝트를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가격리까지 마친 그들을 만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첫 번째는 삼일상고 이주영의 이야기이다.

이주영이 떠올린 IMG 아카데미에서의 기억
이주영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3월 21일. 미국에서 돌아온 지 한참이 지났지만, 그는 이날이 첫 외출이었다. 이주영은 2주 동안 성남에 있는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마쳤기 때문. 모처럼 외출을 한 이주영은 “밖을 보니 이제 좀 살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집이 두 곳이다. 성남에 위치한 집은 옥탑방이 있다. 거기서 2주간 머물렀다. 옥상에 농구 골대가 하나 있어 심심할 때마다 운동을 했다. 드리블도 하고 슛도 던졌다. 슛을 잘못 쏘면 밑으로 공이 떨어질 수 있어서 최대한 집중하며 던졌다”라며 자가격리 생활을 설명했다.

곧바로 미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주영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좋은 훈련도 많이 받았다”면서 “플로리다에 있는 IMG 캠프를 다녀왔다. 캠프에는 대학을 준비하는 많은 선수들이 있다.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3학년 정도 되는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과 훈련도 하고, 경기도 하면서 지냈다”고 말했다.

IMG에서의 기억은 어땠을까. “여러 팀, 여러 선수가 있어 수준도 제각각이더라. 몇 팀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물론,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정말 잘하더라. 그런 선수들과 하면서 조금 배웠다.”

미국의 높은 농구 수준이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농구를 모르는 사람도 미국이 농구를 잘하는 것은 안다. 더 자세히 파고들기 위해서는 그들이 왜 농구를 잘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주영이 느낀 차이점이 궁금했다.

“우선, 체력을 키우는 방법이 다르더라. 미국도 나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배운 곳에서는 절대 공을 놓고 훈련하지 않았다. 체력 훈련을 해도 항상 공을 들고 했다. 1대1부터 2대2, 3대3, 마지막에는 5대5를 하면서 체력을 올렸다. 물론, 워낙 몸이 좋은 선수들이라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며 이주영은 자신이 느낀 차이점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KBL은 IMG 아카데미를 ‘전 세계 스포츠 교육의 메카’이자 ‘스포츠 선수들의 디즈니랜드’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IMG에는 꿈을 키우고 있는 많은 이들이 존재한다. IMG 출신으로 NBA 진출한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올랜도 매직의 조나단 아이작과 댈러스 매버릭스의 드와이트 포웰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IMG가 철저히 선수들의 운동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이주영은 “IMG는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농구에만 열정을 가진 선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선수들 하기 나름이다. 철저한 관리를 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이 꼭 받쳐줘야 한다. 열정만 있다면 IMG에서는 분명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다”며 개인의 노력을 필수요소로 꼽았다.

물론, 머나먼 타지에서의 생활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낯선 게 많은 만큼 적응해야 할 것도 한두 개가 아니다. 다행히 이주영에게는 이를 도와줄 친구가 있었다. 일찌감치 미국으로 넘어가 IMG에서 머물던 조준희였다. 조준희는 동갑내기 친구인 이주영과 동생인 구민교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이주영은 “(조)준희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친하지는 않았고, 말도 많이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준희가 정말 많이 챙겨줬다. 멀리서 한국인을 만난 반가움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거의 매일 같이 저녁에 만나서 이야기하고. 운동도 많이 했다. 입학 체크리스트를 쓰는 것부터 IMG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시설은 어떤 게 있는지 정말 많이 알려줬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농구에 대한 열정을 들고 날아간 미국. 이주영은 좋은 환경과 도와주는 친구의 존재 덕분에 행복한 두 달의 기억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끝으로 “이런 기회를 준 KBL에 너무 감사하다. 내년, 내후년에도 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기분 좋은 회상을 마쳤다.


너무 짧은 두 달, 이주영은 더 긴 시간을 원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달의 시간. 하지만 농구 열정이 가득한 이주영에게 2달의 시간은 너무 짧았다. 그는 “사실 2달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한 달은 적응했고, 한 달은 재미를 붙이다가 끝났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이주영이 미국행을 꿈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1월 열린 KBL 엘리트 캠프. 이주영은 한국을 찾은 NBA 유명 트레이너 조던 라우리의 눈에 띄었다. 라우리는 “이주영은 미국에 함께 가서 가르치고 싶은 선수”라며 극찬했다. 어려서부터 미국행 꿈을 키우던 이주영은 이 말로 미국행을 더욱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 8월, 이주영은 미국으로 향했다. 지인의 소개로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합류해 방학 동안 서머리그를 소화했다. 이주영은 “일반 고등학교 팀이었다. 지금보다는 수준이 높지는 않았다. 그래도 처음 미국을 가봤기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이주영은 한 번 더 해외를 다녀오게 되었다. 호주에서 열린 NBA 아카데미에 초청받아 캠프를 경험했다. 2019년에만 두 번의 경험을 통해 해외의 꿈을 키웠던 이주영.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그 꿈을 접어둬야 했다.

이번 기회로 해외의 꿈을 잊어가던 이주영은 다시 목표를 바로잡게 되었다. 이주영도 “해외 진출 꿈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야망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도 NCAA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컬리지에서 오퍼가 왔다는 이야기도 들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또, 학비 문제도 있어 조금은 지켜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건 맞다. 하지만 기회가 있다면 도전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 선배인 이현중을 보며 이주영의 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중이 형이 계속 미국에 오라고 한다”며 “여름에 현중이 형이 한국에 오면 같이 픽업 게임을 뛴다. 형이랑 같이 뛰면 사실 재미가 없다(웃음). 혼자 다 한다. 한국에 있을 때만 해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미국에 간 뒤 달라졌다. 그런 모습을 보면 더 미국에 가고 싶어진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현중이 형이 자신을 먼저 알라고 하더라.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부족한 것들을 추가하라고 했다. 최대한 수비자를 어렵게 해야 더 큰 무대를 갈 수 있을 거라고 조언을 했다”며 이현중의 조언도 덧붙였다.

NCAA를 가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장벽도 있다. 그는 “웬만한 대화는 가능하다. 농구 용어는 충분히 알아듣는다. 하지만 아직 깊은 대화가 안 된다. 그 점을 더 늘려야 할 것이다”며 언어 보완을 약속했다.

이주영의 말처럼 현실적으로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주영이 앞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3호 NCAA 진출 선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주영, 이제는 잠시 한국에 집중할 때

이렇게 말해도 아직 이주영의 실력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는 2020년 삼일상고로 진학했지만, 코로나 이슈로 인해 이주영은 1년 동안 대회 한 번 나가보지 못했다. 그나마 주말리그에서 2경기를 뛰었지만, 이마저도 이후 일정이 취소되면서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

아쉬움 속에 1년을 보낸 이주영은 3월 30일부터 열리는 제58회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드디어 고등학교 첫 대회에 나선다. 이에 앞서 열린 조 추첨 결과 이주영의 삼일상고는 무룡고, 낙생고, 계성고와 함께 E조에 속하게 됐다.

이주영은 “예전부터 센터가 있는 농구를 원했다. 올해는 동기 중에 (강)지훈이가 있어 위안이 된다. 3학년 형들이 세 명밖에 없지만, 다들 개인 능력이 좋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첫 대회의 기대감을 밝혔다.

물론, 삼일상고의 우승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그들의 앞에는 여준석을 필두로 전관왕 야욕을 드러내는 용산고가 버티고 있다. 이주영은 “용산이 강한 것은 맞다. 우선, 팀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주영은 끝으로 “첫 대회라 주변에서 지켜보는 시선도 많을 것이다. 자가격리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기 출전 시간을 많이 가져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선을 다할 거다. 우승과 성적도 좋지만, 우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 최우선 목표이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뒤 인터뷰를 마쳤다(대회 결과 삼일상고는 이주영의 맹활약에도 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사진 제공 = 엠반스 스튜디오 이주한 포토그래퍼

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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