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녹산공단 도금 노동자 30% "취급물질 모른다"

부산CBS 박진홍 기자 2021. 5. 1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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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녹산공단 도금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3분의 1은 자신이 다루는 물질 종류를 잘 모르는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 부산지역 노동사회단체로 구성된 '녹산노동자희망찾기'는 1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산공단 도금사업장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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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공단 도금업체 38곳 노동자 93명 대상 조사
도금종류·산 처리 화학물질 종류 30%가 "모른다"
노동자 대부분 현기증이나 피부·호흡기 질환 겪어
대부분 50인 이하 영세업체.."지역 산업안전보건위 만들어야"
녹산노동자희망찾기가 18일 오전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녹산공단 도금 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
부산 녹산공단 도금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3분의 1은 자신이 다루는 물질 종류를 잘 모르는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 부산지역 노동사회단체로 구성된 '녹산노동자희망찾기'는 1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산공단 도금사업장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녹산공단 내 도금업체 38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93명 중 30%는 자신이 취급하는 도금종류를 모른다고 답했다.

또 도금작업 전 산처리 등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해서도 30%가 종류를 모르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장에서 쓰는 도금 물질은 크롬, 니켈, 아연 순으로 많았고, 화학물질은 염산과 황산이 절반가량 취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학물질의 유해성과 위험성에 대해 도금 노동자 26.9%는 교육받은 적이 없었으며, 물질 노출이나 폭발 등 위급상황 발생 시 대처방법도 24.7%가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도금 노동자들은 대부분 작업 관련 건강 이상을 느끼거나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로와 현기증, 두통, 기억력 저하 등 증상이 있다고 답한 노동자가 20.8%로 가장 많았고, 피부 붉어짐이나 반점, 발진, 가려움 등 증상이 19.8%로 뒤를 이었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은 16.8%, 시력저하나 결막염 14.9%, 비염 증상은 13.9%가 겪고 있었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특수건강검진을 받은 노동자는 49.5%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또 도금공정을 하면서 방독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사람은 28.3%에 그쳤고, 퇴근 시 유해물질에 노출된 작업복을 그대로 입고 퇴근하는 사람이 17.2%로 적지 않아 함께 사는 가족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61.4%가 다른 나라 출신 이주노동자인 상황이지만, 사업장에 부착된 안전보건표지는 절반만이 번역된 상태였고 이마저도 대부분 영어로 번역돼 실질적으로 이주노동자가 이해하기는 힘든 실정이었다.

녹산노동자희망찾기는 녹산공단 내 도금사업장의 72%가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체인 만큼, 근무환경을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녹산공단에 지역 단위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김남욱 노무사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를 선임하는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구속력이 미치지 않는 실정"이라며 "영세 사업장은 전담 인력을 배치할 금전적 여유와 시간이 없겠지만, 큰 사업장이나 작은 사업장이나 생명의 가치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녹산노동자희망찾기는 부산고용노동청과 부산시에 녹산공단 지역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과 지원, 안전보건교육 지원과 관리 감독, 안전보건표지 필수 부착과 이주노동자 출신 지역 언어로 번역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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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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