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맥주' 대박에 오비맥주도 수제맥주 OEM 나선다

이주현 기자 2021. 5. 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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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주류 규제 완화로 수제맥주 위탁생산 길 열려
업체간 '윈윈 효과'는 물론 수제맥주 산업 활성화 기대
곰표 밀맥주(사진제공=CU)© 뉴스1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위탁생산(OEM)에 나선다. 주세법 개정 이후 롯데칠성음료가 '곰표 밀맥주' OEM으로 대박을 치자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OEM 생산 방식은 수제맥주 업체 입장에서는 생산시설 확보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대형 맥주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어 '윈윈'이 가능하다.

◇오비맥주, 수제맥주 OEM 본격화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다양한 이종 업체들과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수제맥주 OEM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가 최근 회의에서 이를 직접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제품은 '백양 BYC 비엔나 라거'와 '노르디스크캠핑맥주', '서울 IPA' 등이다.

백양 BYC 비엔나 라거는 속옷 회사와 협업한 제품인 만큼 최근 늘고 있는 '홈술'의 편안함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르디스크캠핑맥주는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제품으로 캠핑 감성을 즐길 수 있는 콘셉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의 자회사 ZX벤처스 코리아도 다양한 수제맥주 생산을 준비중이다. ZX벤처스는 오비맥주의 모기업 AB인베브가 각 국가별 수제맥주 및 기타 신사업을 펼치기 위해 별도로 두는 법인이다.

ZX벤처스 코리아는 2016년부터 미국 수제맥주 브랜드 '구스아일랜드'를 운영하며 판매를 담당해오고 있다. 2018년 3월에는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 '더 핸드앤몰트 브루잉 컴퍼니' 지분 100%를 인수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ZX벤처스 코리아는 '베리 베리 베리', '세종 에이지드', '바나나 임페리얼 스타우트' 등의 콜라보레이션 수제맥주 출시를 준비중이다.

CU는 곰표 밀맥주가 지난달 29일부터 대형 업체의 위탁생산으로 월 300만 개로 공급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후 이튿날 CU에서 판매되는 국산·수입 맥주 전체에서 하루 매출 1위에 등극한 이후 계속 정상을 지키고 있고, 6일 현재 하루 치 판매량이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20만 개)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롯데칠성, '곰표 밀맥주' OEM으로 대박

오비맥주에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충주1공장을 '수제맥주 클러스터'로 전환하고 OEM을 본격화했다.

대표 사례는 편의점 CU와 밀가루 업체 대한제분이 손잡고 내놓은 수제맥주 '곰표 밀맥주'다.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에서 생산을 담당해 왔지만 곰표 밀맥주는 항상 물량 부족 현상을 겪어왔다.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CU와 대한제분, 세븐브로이는 롯데칠성음료와 OEM 계약을 체결해 생산량을 늘렸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지난 4월 29일 OEM에 돌입한 곰표 밀맥주는 기존 월 평균 판매량 20만개에서 월 300만개로 생산량이 급증했다.

대량의 물량을 점포에 판매한지 이틀 만에 CU의 캔맥주 판매 1위에 올라섰다. 2012년부터 부동의 1위자리를 지켰던 오비맥주의 '카스'와 맥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테라'의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곰표 밀맥주 판매가 늘자 오비맥주도 제 2의 곰표 밀맥주를 탄생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는 것이다.

주류 OEM은 지난해 길이 열렸다. 기획재정부는 '주류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주류 제조업체가 다른 제조업체 시설을 이용해 OEM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 했다. 지난달 세부 시행령이 고시돼 실제 생산이 본격화 됐다.

롯데칠성음료와 곰표 밀맥주 관련 3사는 일찍이 OEM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준비에 나서 고시 시행 즉각 월 판매량을 15배로 늘렸다.

관련 4사 모두 긍정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 롯데칠성의 경우 기존 충주1공장에서 생산하던 클라우드 물량을 충주2공장으로 이관한 뒤 1공장을 수제맥주 OEM 생산 공장으로 활용할 경우 현재 현저히 떨어져 있는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OEM 생산을 통한 수익성 향상도 기대된다.

CU의 경우 원할한 물량 수급으로 인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곰표맥주로 인한 고객 유입효과로 객단가가 높아져 본사는 물론 가맹점주의 수익 향상이 기대된다.

대한제분 역시 판매 증가로 인한 로열티 수익 증가와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CU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에 국한된 판매처를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식당, 펍 등 일반 매장에도 판매처를 늘릴 수 있다.

세븐브로이의 경우 물량 일부를 OEM 방식으로 넘기지만 공장의 원할한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곰표맥주가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절히 배분할 경우 자사 제품 확대, 신제품 개발 등으로 인한 추가 히트 상품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규제개선방안' 시행 이후 다양한 협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수제맥주 산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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