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산마애보살상 있는 임야 용인시에 쾌척

박성훈 기자 2021. 5. 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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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환(75·오른쪽) 씨가 6일 경기 용인시청에서 백군기 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시청 제공

오준환씨, 수억원 상당 원삼면 땅 6만1093㎡ 기부

목사이던 할아버지가 물려주며

“의미 있게 사용하라” 유지 남겨

1984년 문화재 지정, 환원 결심

최근 SK산단 들어서며 땅값올라

“고려시대부터 전해 온 문화유산

시민모두가 향유할수 있게 보전”

고려 시대에 제작된 지역 문화재가 자리한 수억 원 상당의 임야를 공공에 쾌척한 독지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 용인시 원삼면에 거주하는 오준환(75) 씨다.

7일 용인시에 따르면 오 씨는 최근 자신이 소유한 원삼면 문촌리 산 25의 1 일원 임야 6만1093㎡를 시에 기부했다. 해당 임야에는 고려 전기에 조각된 것으로 알려진 문수산마애보살상(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0호)이 새겨진 바위가 있다. 이 땅은 공시가격으로 2억7492만 원 상당으로, 인근에 SK하이닉스가 조성하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서기로 하면서 주변 지역의 호가가 많이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오 씨는 해당 임야를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한다. 오 씨의 조부는 오건영 목사로, 용인 원삼중의 전신인 원삼고등공민학교 설립자이자, 일제 당시 몽양 여운형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활동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명망가다. 오 목사는 손자 오 씨에게 땅을 물려주며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전해진다.

오 씨는 젊은 시절부터 유지를 어떻게 받들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임야에 자리한 문수산마애보살상이 1984년 9월 12일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공공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지난해 그는 자녀들을 불러모아 해당 임야를 용인시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자녀들도 부친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오 씨의 딸 세영(44) 씨는 “문수산은 원삼면의 명산(名山)으로, 증조부께서 설립한 원삼중 교가에 ‘백두산 줄기 받은 수려 문수봉’이란 가사가 등장할 정도로 지역의 자부심”이라며 “아버지는 마애보살상이 발견된 임야를 개인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유산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오 씨는 지난 6일 시청에서 백군기 용인시장을 만나 자신의 땅을 기부할 뜻을 밝히면서 “문수산마애보살상이 고려 시대부터 전해오는 문화유산으로서 후대에 잘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인근에 약수터와 등산로도 있으니 이를 아우른 관광자원으로 육성됐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이에 백 시장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기부나 환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 조건 없이 땅을 기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기부자의 뜻을 고려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

용인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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