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직격탄 맞은 맥도널드·스타벅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1. 4. 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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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오르면 감자 속 당분 많아져
감자튀김 끝부분이 까맣게 변해
맥도널드, 신품종 개발연구 한창
스타벅스, 커피 재배지 줄며 위기
서아프리카 지역서 고온에 강한
커피종 발견되며 대안으로 눈길
맥도널드가 감자튀김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온난화에 강한 신품종 감자를 도입하고 있다./위키미디어

맥도널드와 스타벅스가 지구온난화가 불러온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했다. 기온과 강수량이 급변하면서 농작물이 자랄 수 있는 지역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소(ARS)의 리처드 노비 박사는 이달 초 예일대 기후변화 사이트에 맥도널드의 감자튀김에 주로 쓰이는 러셋 버뱅크 품종의 감자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밝혔다. 러셋 버뱅크 감자는 전분 함량이 높아 튀겼을 때 맛이 좋은 품종이다.

미국 북서부의 아이다호는 러셋 버뱅크의 주산지이다. 농사에 필요한 물은 산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나온다. 예년에는 눈이 4월부터 녹기 시작해 여름까지 감자밭에 물을 제공했다. 감자는 9~10월에 수확한다. 하지만 지난 2018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대기과학’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아이다호 산악지대의 적설량은 20세기 중반 이래 15~30% 감소했다. 기온도 감자 농사가 한창인 7월에 1990년보다 1도 이상 올랐다.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부족해지면 감자의 전분이 당분으로 변한다. 이 감자를 튀기면 당분이 많은 부분이 검게 변해 소비자들이 꺼린다./ARS

덥고 메마른 날씨는 감자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노비 박사는 온도가 올라가면 감자의 전분이 당분으로 바뀌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밝혔다. 감자의 특정 부분은 다른 데보다 당분이 더 많아졌다. 감자를 튀기면 당분이 많은 부분은 검게 변한다.

노비 박사는 “소비자들이 끝이 검게 변한 감자튀김을 선호하지 않아 농부나 판매업자들도 해당 감자를 기피한다”고 밝혔다. 맥도널드는 과학자들이 개발한 신품종에 기대하고 있다. 최근 농업연구소와 워싱턴대 연구진은 러셋 버뱅크를 기반으로 기후변화에 강한 블레이저 러셋과 클리어워터 러셋을 개발했다.

온난화에 강한 야생 커피종 스테노필라./큐식물원

스타벅스도 온난화의 그림자를 비켜 갈 수 없다. 영국 큐 식물원의 에런 데이비스 박사는 지난 2017년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지속되면 2070년쯤 에티오피아의 커피 재배지가 60%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티오피아는 스타벅스가 애용하는 고급 커피 품종인 아라비카의 원산지이다. 커피의 60~70%가 아라비카 품종이다.

다행히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등장했다. 데이비스 박사는 지난 2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식물’에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기후변화에 강하고 풍미도 좋은 야생 커피종 스테노필라를 찾았다”고 밝혔다.

커피는 해발 1000~2000m 고원에서만 자란다. 워낙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스테노필라가 자라는 지역의 기온은 연평균 24.9도다. 로부스타 커피보다 1.9도, 아라비카보다는 6.8도나 높았다. 그만큼 고온에 강하다. 맛도 훌륭했다. 전문가 시음 행사에서 심사위원의 81%가 스테노필라 커피를 아라비카 커피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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