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만큼 올랐나" 1~2억씩 빠지는 초고가 아파트

조성신 2021. 4. 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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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자이 33평 실거래가 31억→28.7억
주담대 기준 15억 안팎에 맞춘 매물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 = 한주형 기자]
몇 년간의 집값 급등세 피로감에 거래절벽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의 일부 초고가 아파트들 사이에서 가격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급매물이 수천만원 내린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심지어 1억원이 넘게 빠진 매물도 속속 나오고 있다.

28일 KB국민은행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서울 5분위(상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20억8704만원으로, 지난달(21억1748만원) 대비 3044만원(1.4%) 하락했다. 1∼4분위 아파트 가격은 0.2∼1.3% 오른 반면, 5분위 아파트값만 작년 11월 이후 5개월만에 내렸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98㎡는 지난 14일 26억8000만원(25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 주택형은 한 달 전 27억7000만원(23층) 신고가에 거래된 바 있다. 이달 초까지 30억원 수준에서 손바뀜되던 반포자이 84㎡는 최근 호가가 29억원으로 내려갔으며,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84.9㎡도 지난달 22억2000만원(22층)에서 이달 20억원(34층)까지 내려 계약서를 썼다.

강북지역 주담대 기준 15억 아래로 가격 조정

가격 조정 모습은 초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 비해 강북권에선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15억원 아래로 가격을 수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는 지난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를 전면 금지했다.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84.96㎡는 지난 2일 15억원(2층)에 매매되며 15억원 초과 거래를 면했다. 해당 주택형은 작년 6월 18억4500만원(26층)까지 올랐었다. 지난 2월 15억9000만원(8층)에 거래됐던 성동구 응봉동 대림1차 126.66㎡는 이달 1일 15억원(7층)에 매매거래되며 주담대 제한선을 비껴갔으며, 영등포구 여의도동 수정아파트 74.55㎡도 지난 23일 15억원(4층)에 매매되면서 직전 거래인 1월 15억7900만원(9층)보다 8000만원 가깝게 내렸다.

여의도 S공인 관계자는 "최근 15억원을 조금 넘는 아파트 주인들은 매수자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매수자의 원활한 자금 융통을 위해 가격을 소폭 조정해 15억원 아래로 맞춰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거래하려는 다주택자의 움직임도 일부 포착됐다.

마포구 아현동 K 공인 관계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의 경우 17억원에 나온 매물도 있는데 해당 주택형은 이전 호가가 18억4000만원까지 갔던 물건"이라며 "다만, 5월까지 잔금을 치르는 조건을 내건거 보면 다주택자인 집주인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내놓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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