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고기 없는 소고기 볶음.. 軍 "배식 실패" 野 "군수비리 조사"
국방부는 최근 휴가 복귀 후 코로나 격리 중인 병사에게 부실 급식이 제공됐다는 논란과 관련, 이른바 ‘배식 실패’가 원인이라고 국회에 27일 밝혔다. 급식은 부대 인원에 맞게 정상적으로 공급됐으나 일선 부대의 관리 소홀이나 소고기 등 맛있는 반찬을 병사들이 예상보다 많이 먹어 일부 부실한 식단이 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에선 “일부 간부가 군수 비리에 연루된 탓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부실 급식이 논란이 된 일선 부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에게 밝혔다. 그 결과 ‘배식 실패’ ‘급식 수량 불량 청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부대는 육군 12사단(4건), 51사단(1건), 11특전공수여단(1건), 공군 방공포 3여단(1건)이었다.
◇12사단, 110명이 60명분 나눠먹어
강원도 최전방을 지키는 육군 12사단 부실 급식 실태가 심각했다. 이 부대는 코로나 격리 병사뿐 아니라 일반 병사들에게까지 형편없는 밥을 줬다. 지난 15일 저녁은 일명 ‘군대리아’ 메뉴로, 햄치즈 버거, 감자 튀김, 야채 샐러드, 혼합 시리얼이 제공돼야 했다. 그러나 부대 급양 간부가 110명분 중 60명분만 수령했다. 빵이 모자라 빵을 잘라 나눠 배식했다. 18일 점심 역시 메인 메뉴인 소불고기당면볶음에서 먼저 배식받은 병사들이 소고기를 많이 먹어 나중 배식에선 당면 볶음만 배식됐다.
18일 저녁에도 메인 메뉴인 버섯제육볶음이 빨리 소진돼, 대체 반찬으로 햄을 2장 제공했다. 그런데 일부 병사들은 1장밖에 받지 못했다. 19일 점심 메뉴인 돈가스덮밥 역시 돈가스가 부족해 이를 잘라 나눠줬다. 국방부는 급양 간부가 식재료인 돈가스를 청구하지 않은 탓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대해 이채익 의원은 “급양 간부가 수량을 엉터리로 청구한 이유가 무엇인지, 군수 비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차적으로는 간부의 자질 부족으로 판단하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엄정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메인메뉴는 어디로 갔나
12일 아침 메인 메뉴 꼬리곰탕이 배식되지 않은 육군 11특전공수여단, 23일 저녁 메인 메뉴 계란 프라이가 제공되지 않은 공군 방공포 3여단은 아예 메인 메뉴가 제공되지 않은 경우다. 메뉴가 꼬리곰탕인데 꼬리곰탕이 없었고, 비빔밥인데 양념장과 계란 프라이가 없었다. 국방부는 “관리 소홀”이라고 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18일 저녁 메인 메뉴 닭볶음탕 배식이 적었다는 지적이 나온 육군 51사단의 경우, ‘정량대로 배식했다’고 해명했다.
군 안팎에선 올해 1인당 8790원(1끼 2930원)으로 책정된 급식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초등학교 1끼 3768원, 중학교 5688원에 비해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은 대량으로 식재료를 구입하는 데다, 조리·유통 과정 인건비·마진 등이 민간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단가 자체가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급식비 역시 2012년 6155원에 비해 42.8% 올랐다. 쌀·배추 등 주요 식재료 물가 인상률을 상쇄하고도 충분한 인상률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일선 부대 급양 간부와 조리병 자질에 의존하는 군 급양 시스템 특성상 부대별 편차가 크다”고 했다. 실제 경험이 많은 간부와 조리병이 주로 일하는 상급 부대나 독립 부대, 해군 함정 등에선 양질의 급식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익 의원은 “매년 급식비가 상승하는 만큼,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군수 비리의 싹을 모조리 잘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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