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기생충 쾌거' CJ 이미경 부회장이 "이젠 젊은 미국, 유럽 감독들이 한국영화 보고 감독의 꿈 키워 왔다고 말한다" 고 하더라

KBS 2021. 4. 2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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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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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KBS 워싱턴 특파원 (윤여정 기자회견 참석)
- 기자회견 참석한 기자들 윤여정 솔직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에 빠져들어
- ‘최고의 순간’이라는 질문에 “우리가 모두 다 최고가 되려고 아등바등 하지 말고 ‘최중’으로 살자”는 현실적 조언에 감동
김성훈 씨네21 기자
- 윤여정 수상소감에서 언급한 김기영 감독,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등 많은 한국감독들이 영향 받은 작가적 개성 강했던 거장
- 윤여정 데뷔 당시 ‘목소리 이상해서 배우 오래 못할 것’이란 예상 모두 틀려
윤여정 아니면 아무나 할 수 없었던 캐릭터 꾸준히 연기해 와
- 한국영화 미국에 알리려 노력해온 이미경 CJ 부회장, “헐리우드 감독들의 영향 받았던 한국감독들, 이제는 젊은 미국, 유럽 감독들이 한국 감독 영화 보고 영화감독 꿈 키운다” 말해
- 아시아 영화 예전엔 자막과 낯선 외모에 대한 거부감 있었지만 최근에는 OTT통해 경계없이 다양한 아시아 영화 접해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4월 26일 (월) 17:20~17:40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김양순 KBS 워싱턴 특파원, 김성훈 씨네21 기자


◇주진우: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는 여정 윤.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한국식 영어 당당하게. 나는 여가 아니고 정이 아니고 윤여정이다. 첫 영화의 감독이셨던 김기영 감독에게 감사드린다 이야기하면서 동갑내기 글렌 클로스 배우에게 특별한 예의를 표했어요.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겸손한 모습 보이기도 했는데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좀 더 생생하게 들어보겠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현지에 있는 KBS 김양순 기자 안녕하세요?

◆김양순: 안녕하세요? 김양순입니다.

◇주진우: 김양순 기자 언제 미국에 가셨대요?

◆김양순: 미국에 온 지 한 석 달 정도 됐어요. 뉴스 KBS 뉴스 잘 안 보시나 봐요?

◇주진우: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미국 LA 아카데미 시상식 현장에 가셨어요.

◆김양순: 제가 워싱턴 특파원인데요. LA에서 이제 국가적인 경사가 날 거라고 해서 LA에 지금 출장을 와 있습니다.

◇주진우: 현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김양순: 일단은 코로나 때문에 170명만 아주 소규모만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어서요. 시상식 안에는 생중계를 독점하고 있는 미국 ABC 방송사만 들어갈 수 있었고요. 나머지 기자들은 이제 레드카펫 접근권 그리고 또 그 나머지 기자들은 버추얼로만 볼 수 있는 프레스권을 가지고 저희도 아카데미를 봤는데요. 현지 분위기는 아침부터 드레스 입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굉장히 신나더라고요. 지난 1년 동안 모든 영화제가 다 비대면으로 진행이 됐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이제 대면으로 진행을 하다 보니까 사람들도 좀 들뜨고 그다음에 배우들도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위로해야겠다. 코로나 시대에 이런 의무감을 갖고 더 각별하게 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주진우: 한국영화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받았어요? 한국영화에 대해서 미국 기자들이나 미국 영화계에서 갖는. 관심이 큽니까?

◆김양순: 일단 제가. 관심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현장에서 이제 뉴스 중계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옆에 호주 기자들 그다음에 미국 기자 그리고 영국 기자들이 와서 “너네 그 미나리 어떻게 되고 있니? 상 탈 것 같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요. 현지에서 언론들의 반응도 이미 이제 오늘 발표가 나기 전부터 미나리의 윤여정이 상이 탈 것이다. 그다음에 미나리라는 영화 자체가 이게 미국 독립영화잖아요. 하지만 한국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한인 이민자들의 가족이라는 것이 굉장히 보편적이다. 할머니 순자 역할은 어느 할머니와 다름 없으면서도 또 굉장히 색다르게 다른 그런 할머니다라고 굉장히 세세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주진우: 윤여정 배우 시상식 후에 기자회견 열었어요. 그때 참석하셨죠?

◆김양순: 네. 참석했습니다.

◇주진우: 질문도 하시던 것 같은데요.

◆김양순: 윤여정 씨가 이제 시상식 끝나고 굉장히 하루종일 피곤하셨을 텐데 그래도 이제 한국 기자들을 위해서 소감을 발표해주셨는데 제가 드린 질문은 이제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 결말이 뚝 끊기는 것 같다는 평이 많더라. 많이 보였어요.

◇주진우: 미나리가?

◆김양순: 그런데 여기. 네, 미나리가. 미나리 영화 안 보신 분들한테 약간 스포가 될 것 같아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습니다만 결말이 뚝 끊기는 것 같다는 질문에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원래 처음에는 할머니가 죽는 것이 결말이었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이 결말이 바뀌었다는 거죠. 그래서 본인도 몰랐는데 선댄스 영화제에서 결말을 보고 어? 결말이 이렇게 바뀌었구나. 그리고 바뀐 결말이 순자 할머니가 뇌졸중에 걸려서 움직이지 못하고 화투도 못 치고 그다음에 죽어가는 그런 어떤 시대가 천천히 흐르는 이야기보다 오히려 현재 미나리의 결말이 훨씬 좋더라. 열린 결말이었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주진우: 오늘 기자회견에서 윤여정 배우가 와인 마시면서 와인을 두고 이렇게 기자회견 하는 것 같은데 어떤 상황이었어요?

◆김양순: 저희도 처음에 윤여정 씨가 들어오고 처음 총영사관저에서 진행이 됐거든요, LA에. LA의 총영사관저에서 화이트 와인을 준비하셨는데 이게 윤여정 씨가 요청을 하신 건지 아니면 총영사가 축배를 들기 위해서 준비하신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주진우: 그래요?

◆김양순: 그런데 이거를 이제 기자회견장에서 놓고 당당하게 와인을 홀짝이면서 굉장히 솔직하고 또 그러면서도 뼈가 있는 말씀들을 하시는 걸 보고 너무 멋있다. 카리스마 있다는 반응이 기자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공감대를 얻었고요. 지금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까 한국에서도 실시간으로 기자회견 본 시청자들이 정말 카리스마 있다. 저렇게 와인 한 잔 하면서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모습. 정말 저게 한국 여배우다. 이런 반응들이 많더라고요.

◇주진우: 솔직하고 당당하고 자유분방하고 이렇게 영어로도 자신 있게 자기 이야기를 하고. 수상 소감, 기자회견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기자님 오늘 기자회견과 시상식 보고 어떤 생각 드셨어요?

◆김양순: 기자회견을 하면서 일단 기자들도 굉장히 빠져들었어요.

◇주진우: 그래요?

◆김양순: 이게 시청률도 한 8% 정도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시청자들도 기자들만큼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만큼 빠져 들었다는 이야기인데 윤여정 씨가 하는 이야기가 하나하나. 그러니까 진정성이라는 말이 너무 싫다고 진정성이라는 말을 안 쓰려고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주진우: 그래요? 본인은요?

◆김양순: 네. 본인이요. 진정성이라는 말은 뭔가 아닌 것 같다. 사실 나는 진심이 통한다고 믿는다라고 하면서 이제 진심이 사실은 세상에 통하지 않지 않냐라고 또 일갈을 하시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심이 통하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이 영화를 했다고 이야기를 했고요. 또 이제 오스카 시상식이 끝나고 거기에서 버추얼로 기자들하고, 미국 기자들하고 또 기자회견을 했어요. 그런데 이 미국 기자들이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였잖아요. 브래드 피트랑 팔짱도 끼고 또 윤여정 씨가 농담도 하고 하는 걸 보고 브래드 피트 냄새가 어땠냐, 이런 어떻게 보면 짓궂은 혹은 수준이 떨어지는 질문을 했어요. 그런데 여기에 윤여정 씨가 나는 개가 아니라서 냄새를 못 맡는다라고 굉장히 뼈가 있으면서도 재치 있게 응수를 했거든요. 그랬더니 이제 미국 현지 트위터에서 곧바로 무슨 저런 질문을 하냐. 기자 너무 무례하다라고 비판이 쏟아진 반면에 윤여정이라는 배우 정말 너무 품위 있고 어떻게 저렇게 재치 있게 말을 잘할까, 정말 너무 멋있다는 찬사가 또 동시에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배우들을 이렇게 울리면서도 웃기면서도 시상식장 굉장히 웃음이 많았거든요. 윤여정 씨가 한마디 할 때마다 객석에서 배우들이 정말 웃으면서 뒤로 넘어가더라고요. 웃기고 울리고 그리고 이렇게 품위까지 겸비하는 윤여정 배우의 모습에 오늘 미국 시청자들 그리고 오스카 회원들 모두 다 흠뻑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주진우: 배신을 많이 당해봤다. 이런 이야기도 좀 뼈가 있는 것 같이 들리더라고요, 저는.

◆김양순: 배신도 많이 당해봤다. 나는 사람 안 믿는다. 뭐 그리고 내 나이 되어 보면 성공하고 싶어서 작품 고르지도 않는다. 그리고 저는 사실 되게 감동 깊고 생각이 많이 났던 게 오늘 선생님 최고의 순간 아니십니까라고 했을 때 아니, 왜 우리가 다 모두 최고가 되어야 하냐고. 그냥 최중만 하면 안 되냐고. 최고가 되려고 이렇게 아등바등 하지 말자고. 우리 다 그냥 최중으로 살아요. 동등하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이게 힐링 아닌가. 너무 현실적인 조언이면서도 힐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진우: 최중으로 살자. 많은 울림이 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윤여정 배우인 것 같습니다. 8271님이 문자 왔습니다. “브래드 피트입니다. 여정 윤. 오늘 정말 축하드립니다. 제발 다음 작품도 함께해주세요. 그때는 돈 팍팍 쓸게요.” 8271님이세요, 이분은. 배영수 님은.

◆김양순: 브래드 피트 님 아니시죠?

◇주진우: 네. 뭐 자기가 별명은 브래드 피트일 수 있어요. 배영수 님께서는 “본인이 달라고 했을 때 윤 배우님 와인 되게 좋아하시거든요.” 이야기합니다. 김양순 기자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제가 KBS 뉴스도 챙겨보고 김양순 기자의 뉴스는 꼬박꼬박 챙기겠습니다.

◆김양순: 저도 주진우 라이브 꼭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진우: 늦은 시간 감사합니다. <훅인터뷰>. 이어가겠습니다. 봉준호 감독에 이어서 윤여정 배우까지 아카데미를 들었다 놨다 합니다. 한국영화가 참 자랑스러운 한국영화입니다. 1971년 김기영 감독의 하녀부터 오스카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까지 윤여정의 영화 인생 50년 오스카 수상의 의미 짚어보겠습니다. 씨네21의 김성훈 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성훈: 안녕하세요? 씨네21 김성훈 기자입니다. 반갑습니다.

◇주진우: 오늘 윤여정 배우의 수상소감 어떻게 들으셨어요?

◆김성훈: 크게 3가지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는 이제 미나리 팀에 영광을 돌리면서 자기 이름은 여정 윤이 아니라 윤여정이다. 정확하게 자신의 이름을 글로벌 시장에 정확하게 각인을 시켜줬고요. 하나는, 또 하나는 지금까지 50년 동안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아들 덕분이다. 아들한테 감사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굉장히 흥미로운 메시지를 하나 남겼는데 자신의 데뷔작인 <화녀>를 포함해서 <충녀>, 천사의 악녀가 되라 등 함께한 김기영 감독에게 헌사를 바쳤습니다. 그 의미가 뭔가라고 생각했을 때 지금 자신을 있게 한 출발점인 지금은 세상에 없는 천재이자 거장 감독에게 존경심을 바쳤던 거죠.

◇주진우: 첫 감독 김기영 감독에게 감사한다 했는데 천재였어요, 김기영 감독이?

◆김성훈: 그럼요. 굉장히 괴짜였고 천재였고 돌아가신 것도 굉장히 특이하게 돌아가셨는데 김기영 감독은 방금 말씀드린 대로 윤여정 씨가 원래 TV에서 연기 경력을 시작했다가 영화배우로서 경력을 시작하게 된 어떤 전환점이 된 감독이자 이후에 많은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김지훈, 최동훈 감독들이 등장할 때 나는 김기영 감독으로부터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라고 말을 할 정도로 한국영화사에서 굉장히 컬트적이고 작가적인 개성이 강했던 거장입니다.

◇주진우: 실험적인 감독이셨죠.

◆김성훈: 그렇죠.

◇주진우: 오늘 윤여정 배우가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다가 글렌 클로스 배우 언급을 했었는데요. 이분은 어떤 사람이에요?

◆김성훈: 글렌 클로스 배우는 거의 이제 쉽게 비유를 하면 오스카 단골손님이에요. 그래서 이제 2년 전에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올리비아 콜맨이라는 배우가 있었고요. <더 와이프>로 여우주연상을 당시에 수상하나 싶었는데 올리비아 콜맨에게 상을 내준 전적이 있어요.

◇주진우: 그때도 후보로 올랐군요.

◆김성훈: 그만큼 후보로 굉장히 자주 나오는 배우고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요. 사실 글렌 클로스 배우와 경쟁해서 내가 어떻게 이기겠냐 이야기한 것도 여우조연상이 특히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여우조연상은 당대에 연기를 가장 잘하는 쟁쟁한 배우들이 특히 올해 다 몰려서 윤 배우님이 상을 탈 수 있을지 특히 이제 쉽지 않았던 것도 그렇습니다.

◇주진우: 미나리에 대해서 관심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미국 제작사 플랜B 작품이고 브래드 피트가 지금 제작을 했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이 영화에 대한 전 세계적으로 좀 이목이 쏠렸지 않습니까? 그전부터 미나리가 탈 것이다 예상했지 않습니까? 어느 정도였어요, 관심이?

◆김성훈: 특히 이제 미나리 같이 작품적으로나 영화적 완성도적으로나 사실 물론 이제 인정을 전 세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사실 미나리가 이렇게까지 미국 현지에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미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떤 변화의 목소리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미국사회 안에서 만연했고 그거 때문에 많은 흑인이나 황인종들이 테러를 당하고 피해를 당하고 죽임을 당했고 사실 작년 이맘때쯤에 벌어졌던 조지 플로이드 총격 사건 때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고요. 다양성에 대한 가치와 어떤 그런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작년에 기생충과 페어웰이라는 작품에 이어서 올해 미나리와 클로이 자오 작품상 수상하겠죠. 노매드랜드가 지금 할리우드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래서 오늘 윤여정 배우 수상소감 중에 한국영화에 대한 미국의 호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뼈 있는 말도 남겼어요.

◆김성훈: 그렇죠.

◇주진우: 윤여정 배우의 오스카 수상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십니까?

◆김성훈: 되게 어려운 질문인데 사실은 오늘 지켜보면서 영화기자로서 굉장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변의 순간이었어요.

◇주진우: 오늘 여기서 보니까 진짜 영화기자 같아요, 김성훈 기자. 전문가 같아요.

◆김성훈: 사실 윤여정 씨가 70년대 TV에서 데뷔를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윤여정 씨를 두고 그런 이야기를 했대요. 목소리가 좀 이상하니까 당신은 배우로서 오래 못할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 예상은 이제 모두 틀렸죠, 당시에.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윤여정 씨가 맡았던 캐릭터를 보면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들이 많거든요. 아까 전에 말씀드렸던 71년도 데뷔작이었던 <화녀>는 지금 생각하면 감히 떠올리기 힘든 그런 스토리였고 특히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에서는 아들 부부 앞에서 나한테 남자가 세 남자가 생겼고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그런 장면이라든가 아니면 <돈의 맛>에서 젊은 남자를 탐하는 재벌 그리고 <죽여주는 여자>에서는 어떤 성매매를 알선하는 그런 노년의 여성으로 연기하는데 이거는 사실은 윤여정이라는 배우가 아니면 아무나 쉽게 맡을 수 없었던 캐릭터를 그동안 연기를 해왔고요. 드라마에서도 사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대사 외우기가 굉장히 힘든 만큼 대사 양이 많은 걸로 유명한데.

◇주진우: 똑소리 나게 하시잖아요.

◆김성훈: NG 하나 없이 이렇게 연기를 완벽한 연기를. 그러니까 이런 사실 윤여정이라는 배우의 노력, 작은 노력 하나하나들이 이렇게 모여서 말년에 이런 굉장한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주진우: 그러니까요. 오랜 명배우였음에는 분명했는데 인생 말년에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니까 굉장히 많은 사람들한테 많은 영감을 주기도 할 거예요. 내가 나이 먹어서 그런데 그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이런 생각도 하고요. 지난해는 아카데미 수상식 직접 취재 가셨죠?

◆김성훈: 그렇죠. 지난해 코로나가 막 터지기 시작했을 때 LA에 가서 취재를 하고 왔죠.

◇주진우: 지난해하고 올해하고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김성훈: 아까 전에도 기자님께서 잘 설명을 해주신 것 같은데.

◇주진우: 김양순 기자가요?

◆김성훈: 올해는 아무래도 시상식이 최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지키면서도 어쨌든 시네마틱한 장면들을 보여주려고 시도를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보면 스티븐 소더버그 거장이죠. Che도 연출하고 이런 거장 감독이 시네마틱한 시상식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만큼 사실 수상자 호명 순서도 조금씩 바뀐 것 같고 이제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맨 뒤로 빼고 보통은 작품상이 맨 마지막에 하는데 그리고 정치적으로 할리우드가 지금 변화의 목소리를 내야겠다.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야겠다고 메시지를 던진 가장 최고의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주진우: 몇 해 전에 10여 년 전에는 프랑스에서 지식인 사이에 영화 좀 본다는 사람들 사이에 한국영화가 굉장히 붐이었어요. 그때는 박찬욱 감독 그리고 봉준호 감독을 아는 것이 굉장히 유행이었는데요. 지금은 할리우드에서 미국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가치, 위상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입니까?

◆김성훈: 제가 이것과 관련해서 최근에 이미경 씨제이 그룹 부회장을 인터뷰했었는데 이미경 부회장이 아무래도 LA 거주하면서 한국영화를 미국에 소개를 하고 연결고리를 계속 만들려고 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같은 질문을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이미경 부회장이 하는 말씀이 “과거 2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의 감독들, 박찬욱, 봉준호, 김지훈, 류승완 같은 감독들이 나는 할리우드 영화로부터 영감을 받고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 180도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냐 하면 지금 젊은 미국 감독들이, 유럽 감독들이 나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고 영화감독이 되겠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대요.

◇주진우: 류승완 감독도 얼마 전에 미국 갔다 왔는데 LA에서 세계적인 거장 만났다고 그 사람들이 당신 영화 잘 봤어 그러면서 자기한테 존경심 보였다고 저한테 막 자랑질 하더라고.

◆김성훈: 이미 되게 유명할 거예요, 류승완 감독은.

◇주진우: 그래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대로 노매드랜드가 작품상 수상했습니다. 감독상, 여우주연상까지 주요 부문 석권했는데 김성훈 기자 이거 예상했죠?

◆김성훈: 예상했습니다.

◇주진우: 아시안 감독들의 활약 두드러집니다. 아까 사회적인 분위기도 이야기했지만 주요 이유는 뭡니까?

◆김성훈: 예전에는 아시아 영화 하면 아시아 배우들이 출연한다고 그러면 미국 사회에서 거부감 같은 게 있었어요. 아무래도 자막을 통해서 영화를 봐야 한다는 어떤 불편함도 있고 아무래도 낯선 외모의 배우다 보니까 왠지 모를 어떤 거부감들이 있었는데 최근에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라든가 <서치>라든가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같은 아시아 문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인기를 얻게 되고 특히 코로나19 시국에서 OTT 플랫폼을 통해서 경계 없이 많은 아시아 콘텐츠들을 쉽게 볼 수 있었던 덕분에 미국 안에서 자막에 대한 어떤 거부감, 면역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고요. 덕분에 이제 아시아 출신의 감독뿐만 아니라 스티븐 연, 대니얼 김, 존조, 아콰피나 같은 한국계 배우들도 많이 등장을 하고 있고 기술 스태프들도 아시아 한국의 정정훈 촬영감독 같은.

◇주진우: 미국에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성훈: 지금 <스타워즈 오비 완 케노비>를 촬영을 하는데.

◇주진우: 스타워즈를 지금 한국 촬영감독이 찍고 있습니다.

◆김성훈: 촬영을 하고 있어요.

◇주진우: 올드보이 감독이었죠?

◆김성훈: 그럼요. 그래서 지금 아시아계 감독, 배우, 스태프들까지 지금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고요. 앞으로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주진우: 2615님께서 “말년이라니요. 이제 시작입니다.”

◆김성훈: 죄송합니다.

◇주진우: 그렇습니다. 70대 중반인데 말년이 아니고 시작입니다. 그렇죠. 이제 영화 커리어가 이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그 말은. 7598님께서 “가톨릭 용어예요. 오, 복된 탓이여!라는 표현이 있어요. 전남편과 미국에서 살기 위해 캐셔를 하면서 영어를 배우고 고생하신 보람이 있네요.” 이런 문자를 주셨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씨네21의 김성훈 기자였습니다.

◆김성훈: 감사합니다.

◇주진우: 영화 전문기자 같았어요.

◆김성훈: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주진우: 열심히 하세요.

◆김성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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