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LH 사장 '대국민사과'로 첫걸음..'환골탈태' 이룰까
혁신위원회‧추진단 신설..주택 공급 중책 맡아
전 국세청장 출신인 김현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신임 사장이 26일 취임, 공식 행보를 시작한다.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으로 국민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LH의 조직 혁신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에도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주택 분야 비(非)전문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LH를 정상궤도로 되돌리는 게 김현준 사장의 가장 큰 숙제다.
김현준 사장은 취임사에서부터 대국민 사과로 자세를 낮췄다. 김 사장은 "일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라며 "임직원 모두는 현재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깊은 반성과 함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를 위해 김현준 사장은 학계와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LH 혁신위원회, 실무전담조직인 LH 추진단 설치를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LH 혁신방안에 대한 후속조치와 이행상황을 철저히 점검해 청렴하고 공정‧투명한 조직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같은 행보는 국세청장 출신인 김현준 사장이 LH로 자리를 옮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김현준 사장은 국세청 기획조정관실 국장과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과 국세청장 등을 역임하며 부동산 투기차단과 국세 행정 개혁,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세정지원 등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또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민정수석실에서 공직자 감찰과 인사검증을 담당, LH 조직혁신을 위해 필요한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김현준 사장은 국민 제안을 폭넓게 수렴해 LH 혁신방안에 반영하고, 그 동안의 부조리와 불합리한 관행 역시 쇄신해 이행성과를 국민에게 보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LH를 ▲청렴한 조직 ▲공정‧투명한 조직 ▲공익가치를 실현하는 조직 ▲소통‧화합‧협력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업무 혁신 방안도 제시했다. 내부 정보로 사적 이득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으로 엄단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해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방침이다. LH가 수행하는 토지조성과 주택공급 등 모든 국책사업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해 LH를 공익성과 효율성의 조화를 이루며 공익가치를 실현하는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주택 분야 경험이 없다는 것은 김현준 사장의 약점으로 꼽힌다. 현재 LH는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서울 도심 고밀개발 등 주택공급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선 정부가 계획했던 주택공급이 적기에 이뤄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에 김현준 사장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현준 사장은 "2.4주택공급과 주거복지로드맵,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LH에 주어진 정책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공공임대와 공공전세, 공공자가와 공공분양 등 다양한 방식의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최대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이 바로 서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인다"라며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LH를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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